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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옛골소년 Jun 11. 2020

서로에게 이익을 얻는 삶

공생

장미꽃 줄기를 타고 아슬아슬
줄타기 하듯 줄지어 올라간다
길을 잃어도 한참을 벗어낫겠지
개미가 오름의 유혹을 알리 없을 터

무엇을 찾아 높이 올라갈까
진딧물이 뿜어 놓은 수액을 향해
가고 있을 줄이야
내 눈에 띄지나 말 것이지
길을 잃고 꽃만 바라보고 있는 동안
길을 찾는 몸부림을 치고 있었구나

본능적으로 살아나갈 단물을
찾아 오르는 모습이 징그럽게도
경이롭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마음이 묶여있는 배고픈 나보다
죽음도 두렵지 않은 네놈이 더 낫다

달콤한 목마름을 향해 끊임없이
잘도 올라간다. 둘이 같이 사는
방법을 찾기 위해, 얼마나 오랫동안
오해와 죽음의 경험을 반복했을까

눈에 띠지 않는 작은 몸부림이 무섭다
여전히 오를 곳을 찾지 못하고
단물만 쫓아 헤매는, 오를까 말까
고민만 하고 있는 나보다도 나으니 두렵다

같이 죽는 날벼락을 맞더라도
그동안 지켜주며, 단물을 받아먹은
기억으로, 비참한 죽음을 맞을 수 있는
용기라도 있으니, 그것은 부럽기까지 하다

#공생 #개미와진딧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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