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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나 Oct 18. 2021

아이의 일년같은 하루

이 말을 죄책감으로 느끼고 있지는 않으세요?


아이의 '하루'는
어른의 '일년'이다.



육아 초기에 나는 이 말이 참 무서웠다.

이 말을 생각하며 움직였다.

아이의 '일년'같은 하루를

내가 망칠 수 없으니,

내가 망칠까봐 두려워서

무거운 몸을 이러저리 옮겨가며

아이에게 '희생'했다.



'희생'



희생이라는 단어의 무게를 몰랐기에

그 무게만큼 내 가슴에는

억울함과 분노가 치밀었고

왜 억울한지 

화가난지 정확히 알지도 못하면서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그렇게 육아를 했던 것 같다.



아이의 '하루'

어른의 '일년'



아이의 일년같은 하루를,

아이의 삶의 모든 것을

내가 책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아이의 인생을

망치는 사람이 될까봐

두려웠다.


다 내 탓이 될까봐,

나 때문에 아이가 바보가 될까봐,

나 때문에 아이의 인생이 망쳐질까봐,

한없이 나라는 사람을 크게 놓고

혼자 벌벌 떨었던 것 같다.


아이의 신비롭고 찬란한,

그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삶을

내가 다 통제하려 했으므로

버겁고

두려웠으리라.


아이의 '하루'는

어른의 '일년'과 같다는 

그 말을 다시금 생각해본다.


'책임',

나를 향한 '비난'의 도구로

두려워 할 것이 아니라,

그저 아이와 함께 발 맞춰서

아이의 '일년'같은 '하루'속에

함께 머물러 있겠다고 다짐해본다.


나는 아이의 인생에서

잠시 머물다가는 '손님'같은 존재임을.

손님이 주인집의 인테리어를 싹다

바꿔놓으려 했다.

나는 그저 나의 위치에서 

아름답게 머물다 가야함을. 


너희들의 '일년'같은 '하루'에 

함께 머물다 갈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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