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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나 Oct 20. 2021

엄마가 아이에게 질투를 한다?

'질투'를 받아들여야 아이를 자유롭게 합니다.


내면아이치유를 시작하고 나서 

육아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기 시작하는데,

"엄마가 아이에게 질투를 하네"라는 말을 들었어요.

처음엔 이 말을 받아들이기가 어렵더라구요.

"어떻게 엄마가 아이에게 질투를 해요? 말도 안돼요"

저도 모르게 이렇게 반응을 했던 것 같아요.


"저는요, 제가 잘 하면 안될 것 같아요."


저는 제가 잘하면 안 될 것 같았어요.

그래서 늘 하다가 주저앉고, 하다가 주저앉았어요.

나는... 잘하면 안될 것 같아서.


"엄마가 질투했네. 어릴 때 너무 예뻤구나"라는 

그 말을 듣고 눈물이 주루룩 흘렀던 그 때가 떠올라 

글을 쓰는 지금도 눈물이 납니다.


아이는 부모가 자신의 행복에 공감해 주길 바랍니다.

초등학교 3학년때인가요,

아마 3학년 때부터 시험이라는 게 시작되었던 것 같아요.

누가 뭐라하지 않았는데도 나는 공부해야 할 것 같았어요.

근데 뒤돌아보니 공부하면서도  엄마를 기다렸던 것 같아요.

엄마가 나를 봐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엄마, 나 공부 열심히 하고 있죠? 엄마 나 칭찬좀 해주세요'


엄마가 외할머니에게 우리 자매를 맡기고 없을 때

저는 최선을 다해서 여동생을 돌보았어요.

'엄마, 나 동생 잘 보고 있어요. 엄마 나 칭찬해 줄꺼죠?'


생각해보면 저는....

인정, 칭찬이라는 것에 참 목이 말랐던 것 같아요.

바쁜 엄마가,

어떻게 하면 나를 한 번 더 봐줄까,

엄마 한테 나 봐달라는 내 진짜 속마음은 얘기 못하고 

그렇게 행동으로, 때론 짜증으로 엄마에게 사랑을 갈구 했던 것 같아요.


뒤돌아 보니 엄마는.....

자식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엄마의 사랑을 부정 할 순 없어요...

엄마는 엄마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분명 최선을 다했으니깐요.


그런데....

나는 엄마의 사랑이 고팠어요.

나는 엄마의 관심이, 엄마의 촉감이 그리웠어요.


"지명아, 동생 본다고 애썼지? 엄마가 너 믿고 일갔다올 수 있었어. 너무 고마워~~"

"지명아 혼자 공부 하는 모습 보니 엄마 우리 지명이가 너무 멋져보여"

"지명아, 넌 맘 만 먹으면 다 할 수 있어. 엄만 너를 믿어"

저는 이런 말들이 참 듣고 싶었던 것 같아요.

선하고 자식을 사랑하는 엄마였지만,

엄마도..... 그 사랑을 엄마의 엄마에게 받지 못했기에 

표현 할 수 없었을 거예요.

엄마도.. 몰랐으니깐요.

엄마도 분명 받고 싶었겠지만 평생을 참는 것으로 자신의 감정을 묻어둔 엄마에게 

자신의 기쁜 감정을 내치기란 참 어려웠을거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엄마도.. 받고 싶었을 거예요.


'질투'라는 감정.

참 무서운 감정이예요.


'어떻게 부모가 자식에게 질투를 해요?'


네, 질투를 합니다.

우리가 자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많이요.


늘 엄마의 부재의 감정에 시달렸던 저는

아이를 가정보육하면서 제 심사가 뒤틀릴때마다 아

이에게 이런 얘기를 했어요.

"너는 그래도 엄마가 옆에 있어주잖아. 엄마가 다 해주잖아"


내가 좋아서 아이 옆에 있어놓고,

그걸로 생색을 내고 있었던 거죠.

엄마가 옆에 있어주는..... 아이를 저는 질투했습니다.


다정한 아빠가 있는 아이를 질투했고,

다 가진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을 질투했어요.

아이들이 '게임'에 몰입하며 즐거워 할 때 

한 때 심사가 뒤틀렸습니다.


'게임이 나빠'라는 감정으로 아이들의 행동을 규제했지만,

게임을 하며 즐거움에 빠져있는 아이를 볼 수 없었던 것이예요.

내가 주는 것만, 내 틀에서 허용하는 것만 가져가길 바라는...

그 역시 아이를 질투하는 마음이였죠.


내가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을 하며 

기쁨을 누려본적 없었기에 

아이들에 내게 해주는 것 없이 

자기들 끼리만 즐거운 게임이 싫었습니다.


부모는 자식을 질투합니다.

'어떻게 자식을 질투할 수 있어?'

이 '질투'라는 단어에 두려움이 올라온다면 

자신의 마음을 잘 한 번 살펴보세요.


아이를 위한다는 마음 뒤에 숨겨진 마음이

자신의 질투를 바라봐보세요.

우리는 '질투'라는 감정을 금기시 하는 환경에서 자랐기에

이 감정이 나쁘다 느끼지만, 

사실은 '질투'는 인간이 느껴야 할 당연한 감정입니다.

혹시 사랑하는 내 아이를 질투하고 있나요?

아이가 기뻐하는 모습이 하나도 기쁘지 않을 때가 있나요?

내가 내 아이를 질투하고, 

아이의 기쁨에 기뻐할 수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식 할 수 있을 때 

나와 아이의 변화는 시작됩니다.

나와 아이는  자유로워 집니다.

사실 저도 이 질투라는 감정을 인정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음을 말씀드립니다.

내가 아이를 질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저는 엄마가 나를 질투했다는 뼈아픈 진실을...

받아들여야했으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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