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기쁨 속에서 발견하는 나의 행복

괴테의 사유를 따라

by 두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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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남의 장점을 진실로 존중하며, 남의 기쁨을 나의 것인 것처럼 기뻐하고 즐기는 사람이다.”

– Johann Wolfgang von Goethe


인간은 본래 비교하는 존재입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타인의 성취를 눈여겨보며, 나와 그를 저울질합니다. 더 나은 집, 더 빠른 출세, 더 두드러진 재능. 그 속에서 우리는 종종 자신을 결핍된 존재로 인식합니다. 그런데 괴테는 바로 그 지점에서 우리의 시선을 거꾸로 돌려놓습니다. 행복은 경쟁의 끝에서 얻는 상이 아니라, 타인의 장점과 기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순간에 주어진다는 것입니다.


타자에 대한 존중, 나를 확장하는 길


괴테가 말한 ‘남의 장점을 진실로 존중한다’는 것은 곧 타자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입니다. 이는 단순히 예의 바른 칭찬이 아니라, 타인의 존재를 나의 세계 안에 기꺼이 들이는 행위입니다. 철학자 마르틴 부버(Martin Buber)는 인간의 삶을 “나-그것” 관계와 “나-너” 관계로 구분했습니다. “나-그것”은 타인을 도구로 대하는 태도이지만, “나-너” 관계는 타인을 독립적이고 존귀한 존재로 만나는 경험입니다. 괴테의 말은 바로 그 “나-너”의 태도를 지향합니다. 타인을 있는 그대로 존중할 때, 나의 세계는 단순히 나의 것이 아니라, 타인의 빛으로 넓어집니다.


질투의 그림자를 넘어서는 길


그러나 현실에서 타인의 성공은 흔히 우리의 불안과 비교심리를 자극합니다. 심리학자들은 이 감정을 ‘사회적 비교’라 부릅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타인의 성취를 바라보며 내 자리를 점검합니다. 그 결과 타인의 기쁨은 나의 결핍을 드러내는 거울이 되곤 합니다.


괴테가 제시한 길은 이 비교의 사슬을 끊는 것입니다. 남의 기쁨을 나의 것처럼 즐길 수 있다면, 비교는 더 이상 필요치 않습니다. 타인의 성취는 나의 위협이 아니라, 나의 세계를 넓혀주는 기회가 됩니다. 불교에서는 이를 **무디타(Mudita)**라 부르며, 타인의 행복에 함께 기뻐하는 마음을 최고의 덕목으로 꼽았습니다. 이는 단순한 도덕적 권고가 아니라, 마음을 해방시키는 길입니다.


행복은 ‘함께’에 있다


괴테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표현한 까닭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타인의 기쁨에 공명할 때, 인간은 비로소 고립에서 벗어나기 때문입니다. 행복은 소유가 아니라 관계의 깊이에서 비롯됩니다. 나의 행복이 타인의 행복과 연결될 때, 우리는 비로소 외롭지 않은 존재가 됩니다.


현대 사회는 개인의 성취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달려왔습니다. 그러나 그 길의 끝에서 많은 이들이 허무와 고립을 경험합니다. 괴테의 이 문장은 그 허무에 대한 대안처럼 들립니다. 타인의 장점과 기쁨을 내 안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는 더 이상 고립된 존재가 아니라, 함께 기뻐할 수 있는 공동체적 인간으로 거듭납니다.


철학적 결론 ― 타인의 빛을 나의 빛으로


괴테의 말은 결국 인간이 행복을 찾는 방식에 대한 근본적 성찰을 요구합니다. 행복은 나의 성취를 집착적으로 끌어안는 데서 생기지 않습니다. 오히려 타인의 성취를 기꺼이 내 기쁨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나는 더 넓은 세계에 속하게 됩니다.


하이데거는 인간을 ‘세계-내-존재’라 불렀습니다. 우리는 늘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존재합니다. 괴테의 지혜는 그 관계를 결핍과 시기의 장이 아니라, 존중과 기쁨의 장으로 바꾸는 법을 알려줍니다. 타인의 빛을 빼앗지 않고, 그 빛을 함께 즐기는 것. 그것이야말로 가장 인간다운 행복의 방식일 것입니다.

오늘 우리 앞에 누군가의 작은 성취가 보인다면, 잠시 멈추어 그 빛을 함께 바라보아도 좋겠습니다. 그 순간 우리는 괴테가 말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에 조금 더 가까이 서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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