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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무게, 신중함, 그리고 스타트업 리더십의 본질

by 두드림

말의 무게, 내부 이야기를 지키는 태도, 그리고 스타트업 리더십의 Gravitas


스타트업에서 말은 단순한 대화가 아니다. 그것은 신호이고, 방향이며, 조직 전체의 움직임을 바꾸는 촉매다. 특히 내부의 이야기나 상황을 함부로 떠벌이는 것은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라 조직의 신뢰를 흔드는 행위다.


내부 이야기를 다루는 신중함

조직 안에서 오가는 대화는 대부분 민감하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전략이나 투자 논의

시행착오와 실패의 기록

동료 간의 갈등이나 성과

...


이 모든 것은 내부에서는 학습과 성장의 자원이지만, 외부에 무분별하게 흘러나가는 순간 소문이 되고, 오해가 되고, 때로는 조직 전체의 평판을 해치는 무기가 된다.

스타트업에서는 투자자 미팅, 네트워킹 행사, 커뮤니티 활동 등 외부와의 접점이 많기 때문에, 구성원 모두가 조직의 대표 리더처럼 신중하게 말할 필요가 있다.


중간관리자 층에서 자주 발생하는 문제

내부 이야기가 가장 자주 왜곡되고 흘러나가는 지점은 대개 중간관리자다.

위와 아래 사이에 끼인 구조에서 오는 압박,

권한은 적은데 책임은 많은 불균형,

공식과 비공식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순간.


이때 “분위기 전달”이라는 이름으로 과장된 보고가 이루어지고, “참고만 해”라는 말로 회의 내용이 흘러나가며, 심지어 외부 지인과의 대화에서 내부 불만이 무심코 방출된다.

이런 작은 말실수들이 쌓이면 곧 팀은 중간관리자를 신뢰하지 않게 되고, 조직 전체의 소통 구조가 왜곡된다.


무게감 없는 말, 신뢰를 잃는 가장 빠른 길

무게감 없는 말은 조직을 흔든다.
예컨대 한 관리자가 사석에서 “이번 프로젝트는 위에서도 부정적으로 본다”라는 말을 했다면, 본인은 단순한 푸념이었을지 모르지만, 팀원들에게는 “망한 프로젝트를 억지로 진행하는 일”로 각인된다. 결국 팀은 동력을 잃고, 프로젝트는 실패로 귀결된다.

내부 이야기를 함부로 떠벌리는 것은 조직을 무너뜨리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만약 그런 중간 리더가 있다면?

현실적으로, 내부 이야기를 자주 퍼뜨리거나 왜곡하는 리더는 존재한다. 이때는 개인 습관이 아니라 조직 신뢰의 문제이므로 신속하고 단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현상 파악 – 실수인지, 의도적인 행동인지 구분한다.

1:1 피드백 – 비공개 자리에서 구체 사례와 영향을 설명하고, 기대 기준을 명확히 한다.

교육과 코칭 – 커뮤니케이션 원칙과 민감 정보 관리 기준을 재교육한다.

조직적 장치 – 정보 등급을 설정하고, 공유 범위를 명문화한다.

재발 시 결단 – 반복될 경우 역할 조정이나 인사 조치를 고려해야 한다.


스타트업은 모두가 리더 후보자다

스타트업에서는 특정 직책자만 리더가 아니다. 모든 구성원이 리더 후보자다.

회의에서의 짧은 발언,

동료와의 피드백,

외부 네트워킹에서의 대화,


이 모든 순간이 리더십의 시험대다. 따라서 내부 이야기를 신중히 지키는 태도는 조직 내 모두가 반드시 갖춰야 할 리더십의 기본 원칙이다.


Gravitas – 리더십의 무게감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가 보자. 리더십 연구에서는 이러한 말과 존재의 무게감을 Gravitas라고 부른다. 단순한 진지함이 아니라, 말과 행동이 일관되며, 신뢰를 주고,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태도를 뜻한다.

Gravitas는 네 가지 축에서 비롯된다.


1. Confidence (자신감)

불확실한 길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태도다. 스타트업 구성원들은 리더가 확신을 갖고 있다는 느낌에서 심리적 안전감을 얻는다.


2. Communication (커뮤니케이션)

즉흥적이고 모호한 말 대신, 신중하고 분명한 메시지가 필요하다. 특히 내부 이야기를 외부로 함부로 흘리지 않는 신중함은 리더십 신뢰의 출발점이다.


3. Image (이미지)

리더의 외적 이미지와 태도는 곧 회사의 얼굴이 된다. 투자자·파트너·고객과 만나는 순간마다 이 신뢰도가 시험받는다.


4. Charisma (카리스마)

카리스마는 단순한 매력이 아니라, 위기 순간에 팀을 하나로 묶고 불가능해 보이는 도전을 설득하는 힘이다.


스타트업에서 Gravitas를 훈련한다는 것

대기업에서는 직책이 Gravitas를 대신하기도 하지만, 스타트업에서는 다르다. 직책이 아니라 말과 태도가 Gravitas를 만든다.


자신감 있는 태도는 불확실성 속에서 팀을 지탱한다.

신중한 커뮤니케이션은 내부 신뢰를 쌓는다.

긍정적 이미지는 회사를 대표하는 힘이 된다.

카리스마는 위기 속에서도 다시 일어설 용기를 준다.


스타트업은 결국 리더십의 학교다. 매 순간이 리더십 훈련의 장이고, 말 한마디가 리더십의 자격을 증명하는 시험이다.


신뢰를 지키는 문화, 무게감을 키우는 훈련

리더십은 결국 신뢰다. 그리고 신뢰는 무게 있는 말과 신중한 태도에서 비롯된다.
내부 이야기를 밖으로 흘리지 않는 습관, 무게감 있는 말로 방향을 세우는 태도, 그리고 Gravitas라는 리더십의 원칙.

이것이 스타트업에서 우리 모두가 훈련해야 할 공통의 덕목이다.


참고 및 출처

이 글에서 다룬 Gravitas(리더십의 무게감) 개념은 글로벌 리더십 코칭 현장에서 자주 인용되는 개념입니다. 특히 영국과 미국의 임원 코칭 프로그램에서는 “Executive Presence(임원 존재감)”을 구성하는 핵심 축으로 Gravitas를 강조합니다.

위에서 소개한 Confidence, Communication, Image, Charisma 네 가지 요소는 The Edge Executive Coaching이라는 리더십 코칭 기관에서 정리한 “The Gravitas Principle” 모델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이 모델은 리더가 말과 행동에서 무게감을 갖추는 데 필요한 기반 요소를 설명하며, 전 세계 임원 코칭 프로그램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출처: The Edge Executive Coaching – Executive Presence Coaching


이 출처를 단순히 이론적 틀로만 인용하기보다, 우리의 스타트업 현실에 맞게 해석하고 적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 Gravitas는 대기업 임원만의 덕목이 아니라, 스타트업 구성원 모두가 리더 후보자로서 훈련해야 할 태도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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