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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가 고민해야 할 여섯 가지 인재 유형

스타트업 상담 현장에서 반복되는 패턴들

by 두드림

스타트업 상담을 하다 보면, 자주 듣는 고민이 있습니다.


“우리 팀에 좋은 사람이 들어온 줄 알았는데, 막상 같이 일해보니 힘드네요.”
“어떻게 사람을 보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자금 조달, 시장 진입, 기술 개발도 어렵지만, 사실 사람 문제는 그 어떤 과제보다 리더의 마음을 무겁게 만듭니다. 특히 소규모 팀일수록 한 사람의 태도가 팀 전체의 성과와 분위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흥미로운 점은, 스타트업을 상담하다 보면 회사가 다르고 시기가 달라도 등장하는 인재 유형이 놀라울 만큼 비슷하다는 사실입니다. 특정 조직의 문제라기보다, 여러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드러나는 사람의 패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상담을 이어오며 크게 여섯 가지 유형을 관찰했습니다.


겉으로는 화려한 네트워크와 경력을 강조하지만, 실제 동기는 생활비와 외적 조건 유지에 집중된 사람.

젊고 재능은 있지만 아직 직업인으로서의 기본 규율과 책임 의식이 부족한 사람.

능력은 다소 부족하지만 끝까지 책임을 붙들고 성실히 버티려는 사람.

뛰어난 성과를 내지만 피드백 앞에서는 방어적이고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사람.

자유와 자율을 강조하지만, 막상 불편한 상황이 닥치면 대화나 협의 대신 단절을 선택하는 사람.

새로운 영역에서는 미숙함이 드러났을 때 이를 학습 기회로 삼지 못하고 충동적으로 관계를 끊는 사람.


표현 방식과 배경은 제각각이지만, 이 여섯 유형은 스타트업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목격되는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그리고 흥미롭게도, 이렇게 다양한 모습을 하나의 틀로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허시–블랜차드(Hersey–Blanchard)의 상황적 리더십 모델입니다.


이 모델은 사람을 단순히 “잘한다/못한다”로 구분하지 않습니다. 대신 능력(스킬)과 의지(동기·책임감)라는 두 축을 기준으로 구성원의 성숙도를 네개의 유형(M1~M4)로 나눕니다. 이 틀을 적용해 보면, 왜 어떤 사람은 자유를 말하면서도 책임을 회피하는지, 또 어떤 사람은 능력이 부족해도 책임감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상황적 리더십의 성숙도 유형: M1~M4


바로 허시–블랜차드(Hersey–Blanchard)의 상황적 리더십 모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M1~M4 유형을 알아야 합니다.


M1 (능력 낮음, 의지 낮음)

능력도 부족하고, 책임감이나 동기도 낮은 단계.

예: 기본기도 부족한데 지각이 잦고, 개선하려는 의지도 없는 신입.

리더십 스타일: 지시형(S1) — 절차와 규칙을 명확히 알려주고 감독해야 함.


M2 (능력 낮음, 의지 높음)

경험은 부족하지만 배우려는 열정과 책임감은 강한 단계.

예: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말하며 시도하지만 실수도 많은 인턴.

리더십 스타일: 코칭형(S2) — 방법을 알려주고, 격려와 칭찬으로 동기를 유지.


M3 (능력 높음, 의지 낮음)

실력은 충분하지만, 책임을 회피하거나 피드백을 잘 못 받아들이는 단계.

예: 결과물은 잘 내지만, 지적을 받으면 방어하거나 대화 대신 회피.

리더십 스타일: 지원형(S3) — 성과는 인정하면서 참여와 대화로 책임을 이끌어야 함.


M4 (능력 높음, 의지 높음)

능력과 태도 모두 성숙한 단계.

예: 맡은 일을 스스로 계획하고 끝까지 책임 있게 수행하는 시니어 전문가.

리더십 스타일: 위임형(S4) — 큰 방향만 제시하고 자율성을 보장.


중요한 점은, 한 사람이 항상 하나의 유형에 머무르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과업에 따라 M2처럼 열정적이지만 서툴 수 있고, 다른 과업에서는 M3처럼 능력은 뛰어나도 의지가 낮을 수 있습니다.


상황적 리더십의 네 가지 대응 유형, S1~S4


상황적 리더십 모델은 구성원의 성숙도(M1~M4)와 리더의 대응 유형(S1~S4)을 짝지어 설명합니다.

S1: 지시형 (Telling/Directing)

리더가 “무엇을, 언제, 어떻게 할지”를 구체적으로 지시하고, 철저히 감독합니다.

사용 상황: M1 단계(능력↓ 의지↓).

예: “내일까지 이 양식을 작성해서 제출하세요. 작성 방법은 이렇게 따라 하세요.”


S2: 코칭형 (Selling/Coaching)

리더가 방향을 제시하고 과업도 설명하지만, 동시에 이유를 알려주고 대화를 나눕니다.

사용 상황: M2 단계(능력↓ 의지↑).

예: “이 업무는 이렇게 해야 해요. 이유는 이렇습니다. 혹시 어려운 점이 있나요?”


S3: 지원형 (Participating/Supporting)

리더는 과업 지시는 줄이고, 구성원이 스스로 결정하도록 지원과 격려에 집중합니다.

사용 상황: M3 단계(능력↑ 의지↓).

예: “이번 프로젝트를 어떻게 진행할지 네 의견을 듣고 싶어요. 함께 방안을 정해보자.”


S4: 위임형 (Delegating)

리더는 최소한의 개입만 하고, 구성원이 과업을 책임지고 수행하도록 맡깁니다.

사용 상황: M4 단계(능력↑ 의지↑).

예: “이번 프로젝트는 네가 전담해도 될 것 같아. 필요하면 내가 지원해줄게.”


이제 이 상황적 리더십의 네 단계의 프레임을 바탕으로, 상담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발견된 다섯 가지 인재 유형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1. 겉치레와 관계 과시에 집중하는 유형 (M1)


특징

이 유형은 면접 자리에서 화려한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 “ㅇㅇ유명인들과 친분이 있다”, “ㅇㅇ모임에서 리더 역할을 하고있다"와 같은 말로 네트워크와 리더십을 강조합니다. 심지어 “급여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막상 연봉 협상 단계에 들어가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생활비나 집세를 이유로 과도한 연봉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겉으로는 리더 성향이지만, 실제 동기는 조직의 성장이 아니라 개인 생활비와 외적 조건 유지 등에 있습니다.


성숙도 진단

아직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고, 동기도 불투명

외부 이미지를 중시하고, 내부 성과 책임은 회피.

유형: M1.


리더십 접근

이런경우 초기에는 지시형(S1)으로 검증해야 합니다.

말이 아니라 실제 과제와 성과로 능력을 확인해야 하며, 조직 문화와 맞지 않으면 빠르게 정리하는 게 현명합니다.


교훈

겉치레는 화려할 수 있지만, 조직과 맞지 않는 동기는 리스크입니다. 리더는 “말”보다 행동과 결과를 기준으로 삼아야 합니다.


2. 젊고 재능 있지만 규율이 미숙한 유형 (혼합형: 과업 M4, 규율 M1~M2)


특징

나이에 비해 놀라운 재능을 발휘합니다. 과제 자체는 탁월하게 수행하지만, 근태·보고·보안 같은 기본 규율은 자주 어기거나 등한시 합니다. 또한 중요한 약속에 대해서도 잊어먹거나 지각을 하거나합니다. 때론 개인적인 프로젝트 혹은 개인적인 일에 몰입해 조직의 과제를 소홀히하거나 집중력을 유지하지 못합니다. 학생시절 동아리 수준의 업무 태도와 전문 직장인 사이의 업무 태도가 공존합니다.


성숙도 진단

과업 능력: M4 수준 (탁월한 실력).

규율·책임: M1~M2 수준 (미숙한 태도).

유형: 혼합형.


리더십 접근

과업은 위임(S4): 자율성을 보장해 성취감을 느끼게 함.

규율은 지시·코칭(S1/S2): 근태와 보안은 명확히 가르치고 감독.

선배 멘토를 붙여 사회적 학습을 유도하면 효과적입니다.


교훈

젊은 인재는 잠재력이 크지만, 규율을 배우지 못하면 리스크가 됩니다. 리더는 자율성과 규율 교육을 병행해야 합니다.


3. 능력은 부족하지만 책임을 이어가려는 유형 (M2)


특징

실수도 많고 업무 속도도 느립니다. 하지만 태도가 다릅니다. 맡은 바를 끝까지 해내려 하고, 개인적 어려움이 있어도 다시 돌아와 기여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입니다. 이 유형은 능력보다 책임감에서 가치를 보여주는 사람입니다.


성숙도 진단

능력: 낮음.

의지: 높음.

유형: M2.


리더십 접근

코칭형(S2) 필요.

세세한 지시와 함께 지속적인 격려가 중요합니다.

작은 성취도 적극적으로 인정하고, 실패를 학습 기회로 전환해야 합니다.

“지난번보다 훨씬 나아졌습니다. 이번에는 여기만 더 보완해봅시다.” 같은 피드백이 효과적입니다.


교훈

능력은 시간이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책임감 있는 태도는 시간이 지나도 쉽게 생기지 않습니다. 이 유형은 장기적으로 조직의 신뢰 자산이 됩니다.


4. 능력은 뛰어나지만 방어적이고 감정적인 유형 (M3)


특징

성과와 실행력은 뛰어납니다. 하지만 피드백의 순간에 문제가 드러납니다. 지적을 받으면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강조하며 변명에 가까운 설명이 길어집니다. 동료들은 피로감을 느끼고, 협업이 어려워집니다.


성숙도 진단

능력: 높음.

의지·수용성: 낮음.

유형: M3.


리더십 접근

지원형(S3) 필요.

감정을 먼저 공감해 주고, 이후 반드시 미래 지향적 논의로 전환해야 합니다.

“상황이 힘들었군요. 그럼 다음엔 어떻게 다르게 해볼까요?”와 같은 “공감 → 재초점” 구조가 효과적입니다.

제도적으로는 정서 지원 프로그램(EAP)이나 코칭 세션을 제공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교훈

능력이 아무리 높아도, 방어적 태도 하나로 팀의 신뢰를 잃을 수 있습니다. 리더는 감정을 받아주되, 건설적 대화를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5. 자유를 말하지만 책임을 회피하며 단절하는 유형 (M3)


특징

이 유형은 실력도 검증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피드백이 들어가면 책임을 지려 하기보다는 관계를 끊는 방식으로 대응합니다. 문자 한 통으로 퇴사 의사를 알리고, 인수인계도 하지 않은 채 떠나는 식입니다.


성숙도 진단

능력: 높음.

의지·책임: 낮음.

유형: M3.


리더십 시선

지원형(S3) 필요. 성과를 인정하면서, 개선 방안은 함께 설계.

그러나 실제로는 “잡을 가치가 있는가?”라는 질문이 더 중요합니다.

성과가 확실하다면 동기 회복을 시도할 수 있지만, 책임감 회피가 반복된다면 빠른 정리가 현명합니다.


교훈

자유를 말하는 건 쉽습니다. 그러나 자유 뒤에 책임을 어떻게 지는지가 리더의 평가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6. 새로운 영역의 미숙함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단절하는 유형 (혼합형: 과업 M1~M2 + 태도 M3)


특징

이 유형은 이전 회사나 익숙한 분야에서는 성과를 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영역에 와서는 아직 학습 곡선에 있고, 결과물은 미흡하거나 방법 자체를 몰라 수행 불가 같은 수준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배우려는 태도로 전환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피드백을 받으면 “배워야겠다”가 아니라 “내가 무시당했다”는 감정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충동적으로 퇴사 통보를 하고, 동료나 조직 전체에 불평을 확산하는 식으로 대응합니다.


성숙도 진단

과업 능력: M1~M2 (새로운 분야에서는 초보자).

태도·소통: M3 (책임 회피, 단절).

유형: 불균형 혼합형.


리더십 시선

지시형(S1)이나 코칭형(S2)을 통해 새 과업을 배우도록 도울 수 있었지만, 실제로는 본인이 배우려는 자세를 거부.

따라서 성숙도는 낮지만 태도 문제까지 겹쳐 있어 리더 입장에서는 투자 가치가 낮음.


교훈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새로운 영역에서 미숙해지는 자기 모습을 받아들이지 못해 단절을 택하는 유형입니다. 리더는 이 경우에도 “기대 vs 실제 역량” 간의 간극을 빨리 파악하고,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줄이는 게 필요합니다.


여섯 가지 유형에서 배울 교훈


여섯 가지 유형을 다시 보면, 사실 모두 상황적 리더십 모델의 M1~M3 단계 안에 들어옵니다.


겉치레와 관계 과시형 (M1)

젊고 재능 있지만 규율 미숙형 (혼합)

책임감은 있으나 역량 부족형 (M2)

능력은 뛰어나지만 방어적 감정형 (M3)

자유를 말하지만 책임 회피형 (M3)

새로운 영역 미숙을 견디지 못하고 단절형 (혼합)


여섯 가지 모두 M1~M3 범위 안에서 나타나는 변주입니다.


즉, 스타트업 상담 현장에서 목격되는 사람 문제는 교과서 속 상황적 리더십 모델로 충분히 설명할 수 있습니다. 리더가 고민해야 할 것은 “이 사람이 어떤 단계에 있는가?”를 먼저 읽고, 그에 맞는 언어·태도·제도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한 사람의 일탈에 휘둘리지 않고, 조직은 다양한 인재를 품으며 성장할 수 있습니다.


즉, 스타트업 현장에서 복잡하게 보이는 사람 문제는 교과서적 M1~M4 모델 안에서 설명 가능합니다.
핵심은, 사람을 단순히 평가하는 게 아니라 “과업별 성숙도에 맞춰 리더십 스타일을 조율하는 것”입니다.

리더가 고민해야 할 건 “사람이 완벽한가?”가 아니라, “이 사람이 지금 어느 단계에 있는가, 그리고 거기에 맞는 언어·태도·제도를 내가 준비하고 있는가”입니다.


그런 시선을 가질 때, 조직은 한 사람의 일탈에 흔들리지 않고 다양한 인재를 품으면서도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한가지 남아있는 고민 하나는 '스타트업 리더 역시 그자체로 미성숙한 인재'의 유형이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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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AI Alchemist & Maestro 두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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