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에 대한 고찰

떠밀려 하는 창업의 위험성에 대해서

by 두드림
액셀러레이터로서 저는 모든 사람이 기업가정신을 갖는 것에는 분명히 찬성합니다.


기업가정신은 반드시 창업으로만 발현되는 역량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회사를 세우는 기술’이 아니라,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설계하고, 자신의 방식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해 나가는 힘에 가깝습니다. 기업가정신은 누군가를 창업가로 만들기보다, 한 사람을 더 단단한 개인으로 성장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취업이 어렵다는 이유로, 혹은 일자리를 잃었다는 이유로 창업을 선택하는 것에는 반대합니다.

체험의 의미에서의 창업, 학습과 탐색의 과정으로서의 창업이라면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생존의 압박 때문에 선택하는 창업은, 장기적으로 그 사람의 삶을 갉아먹는 선택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는 도전이라기보다 소모에 가깝습니다.


물론 자영업도 창업이고, 장사 역시 창업의 한 형태입니다.

갑작스럽게 실업 상태에 놓였고, 당장의 생계를 위해 무엇이든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자영업이나 장사를 통해 먹고사는 것 자체를 부정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것은 존중받아야 할 선택입니다. 다만 문제는 그러한 생계형 창업을 사회가 ‘권장’하거나 ‘정책적 해법’으로 제시하는 순간입니다.


국가와 사회가 우선적으로 만들어야 할 것은, 국민 개개인이 자신의 달란트와 전문성을 살려 먹고 살 수 있는 토대라고 생각합니다.

각자가 축적해 온 역량, 경험, 기술이 사회 안에서 제대로 쓰일 수 있는 구조가 먼저입니다. 그 기반 위에서 이루어지는 창업이라면, 그것이 자영업이든, 장사이든, 사업이든 구분할 이유는 없습니다. 자신 만의 달란트 위에 세워진 창업은 언제든 환영받아야 합니다.


액셀러레이터로서 제가 가장 경계하는 것은 떠밀려 하는 창업입니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선택지가 없다는 이유로, 혹은 정책과 분위기에 떠밀려 시작하는 창업만큼 위험한 것은 없습니다. 그 위험은 실패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삶 전체를 흔들 수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국가가 실업의 대안으로 창업을 단순하게 호출하는 것에는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창업은 안전망이 아니라, 오히려 더 큰 책임과 위험을 동반하는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창업을 권하기 전에, 그 사람이 자신의 역량으로 다시 설 수 있는 다른 선택지들은 충분히 검토되었는지 먼저 물어야 합니다.


창업이라도 할 수 있도록 국가가 돕는 것과 창업을 권장하는 것 사이에는 매우 큰 간극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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