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삼키는 아주 짧은 순간에도 입·혀·턱·연구개·인두·후두가 정해진 순서로 움직입니다. 그 정교한 타이밍을 지휘하는 것이 뇌에서 직접 나오는 뇌신경입니다. 이번 글은 인포그래픽 「The Cranial Nerves and the Swallow」에 표시된 번호 5, 7, 9, 10, 12를 그대로 따라가며, 각 신경이 삼키기에 어떤 일을 하고, 손상되면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 친절하게 풀어 설명합니다. 글 끝에는 출처 소개도 덧붙였습니다.
구강 단계: 씹어서 덩어리(볼러스)를 만들고, 혀가 그 덩어리를 입 뒤쪽으로 모읍니다.
인두 단계: 삼킴 반사가 켜지면 연구개가 올라가 코로 역류하지 않게 막고, 성대가 닫혀 기도로 들어가는 것을 차단합니다. 인두가 수축하며 덩어리를 밀어 줍니다.
식도 단계: 식도가 연동운동으로 위까지 안전하게 보냅니다.
이 과정에는 여러 뇌신경이 동시에 협력합니다. 특히 삼키기 관련 근육의 상당수는 좌우 양쪽에서 신경 지배를 받아(양측 지배), 한쪽이 손상돼도 다른 쪽이 어느 정도 보완할 여지가 있습니다.
5번: 삼차신경(Trigeminal, CN V)
무엇을 하나
저작근(턱을 여닫는 근육)을 움직여 씹게 합니다.
얼굴·잇몸·입안 앞쪽의 촉각·통증·온도·위치 감각을 전달해 음식의 질감과 위치를 파악하게 합니다.
연구개 일부와 인두의 초기 움직임에 보조적으로 관여합니다.
손상되면
질긴 음식이 특히 힘들고, 턱의 힘과 움직임이 서툴러집니다.
입안 감각이 둔해져 음식이 볼 안쪽으로 숨거나, 입안 여기저기 흩어져 위치 잡기가 어려워집니다.
생활에서 느끼는 변화 예시
“씹다 보면 한쪽 볼을 자꾸 깨문다.”
“질긴 반찬이나 고기가 유난히 버겁다.”
무엇을 하나
얼굴 근육과 입술 둘레 근육을 조절해 음식과 침이 입 밖으로 새지 않도록 돕습니다.
혀 앞쪽 2/3의 미각(단맛·짠맛 등)을 담당하고, 침샘 조절에도 관여합니다.
손상되면
입술이 충분히 닫히지 않아 물·죽이 가장자리로 샙니다.
앞쪽 미각이 둔해져 식사 의욕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생활에서 느끼는 변화 예시
“빨대를 빨기가 어렵고, 컵으로 마실 때 한쪽으로 흘러내린다.”
“예전만큼 맛을 못 느낀다.”
무엇을 하나
혀 뒤쪽 1/3과 인두·연구개의 감각·미각을 담당합니다.
삼킴 반사와 구역반사를 감지하는 센서 역할을 합니다.
침샘(특히 이하선)과도 연관되어 침 분비 조절에 기여합니다.
손상되면
삼킴 반사 유발이 둔해져 “목에 걸리는 느낌”이 잦아집니다.
구역반사가 약해지고, 침 삼키기 자체가 어색해집니다.
생활에서 느끼는 변화 예시
“밥을 넘길 때 목에서 한 박자 멈추는 느낌이 든다.”
“입이 자주 마르고, 침 삼키기가 불편하다.”
무엇을 하나
인두·후두·연구개의 운동을 총괄합니다.
성대를 움직여 발성을 만들고, 연구개를 들어 올려 코로의 역류를 막습니다.
인두 수축과 후두 올림(기도 보호)에 핵심이라, 음식이 기도로 새지 않게 하는 마지막 보루입니다.
손상되면
쉰목소리(성대 마비), 코로 음식물이 새는 느낌(연구개 기능 저하)이 나타납니다.
삼키기가 어렵고, 사레·기침이 잦아 흡인 위험이 커집니다.
목소리 높낮이 조절이 잘 안 됩니다.
생활에서 느끼는 변화 예시
“감기 아닌데도 목이 쉬고 오래 말하기 힘들다.”
“죽이나 물이 자꾸 코로 올라온다.”
“삼키고 나서도 기침이 계속 나온다.”
무엇을 하나
혀의 거의 모든 근육을 움직여 음식을 모으고, 굴리고, 뒤로 밀어 인두로 보냅니다.
볼과 치아 사이에 낀 음식을 혀로 꺼내 입안에서 정확히 위치시키는 데 핵심입니다.
손상되면
혀 힘이 약해 음식이 볼에 자주 남고, 혀를 내밀면 손상 쪽으로 기울어 보입니다.
발음이 뭉개지고(구음장애), 씹기와 삼키기가 모두 비효율적이 됩니다.
생활에서 느끼는 변화 예시
“밥풀이 한쪽 볼에 자꾸 남는다.”
“혀로 음식 위치를 잡는 게 느리고 답답하다.”
삼키기에 쓰이는 많은 근육은 좌우 양측 신경지배를 받습니다. 그래서 뇌졸중처럼 한쪽 뇌 경로가 손상돼도, 반대쪽 경로가 일부 기능을 보완합니다. 물론 손상 위치와 범위, 나이, 동반 질환에 따라 회복 속도와 정도는 크게 달라지므로, 조기 평가와 맞춤 재활이 중요합니다.
똑바로 앉고 턱을 약간 숙인 상태에서 천천히 삼킨다.
한 입의 양을 줄이고, 삼키기 전에 혀로 충분히 모은다.
삼킨 뒤 한 번 더 “빈 삼키기”를 해 잔여물을 정리한다.
피곤하거나 집중이 흐트러진 시간엔 길고 어려운 식사를 피한다.
기침·사레가 잦다면 진료를 받아 흡인 위험을 평가한다. 개인별 상태가 다르므로, 위 내용은 의료진의 평가·지시를 대신할 수 없습니다.
턱 힘과 저작 대칭성 확인(CN V)
입술 오므리기·불기·빨대 빨기, 대칭성 관찰(CN VII)
혀 뒤쪽 자극 시 반응·구역반사(CN IX)
“아—” 발성 시 연구개가 대칭으로 올라가는지, 목소리 질·높낮이(CN X)
혀 내밀기·좌우 이동·뺨 밀기 저항(CN XII) 침상 검진은 출발점일 뿐이며, 필요하면 비디오투시연하검사(VFSS)나 섬유내시경연하검사(FEES)로 정밀 평가합니다.
이 글은 교육용 인포그래픽 「The Cranial Nerves and the Swallow를 바탕으로 구성한 해설입니다. 인포그래픽은 삼키기와 관련된 뇌신경(5, 7, 9, 10, 12)의 기능과 손상 시 특징을 한눈에 보여 주도록 제작된 자료로, 언어치료·연하재활 교육 현장에서 널리 사용되는 형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