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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남지 씀 Dec 20. 2022

오늘의 순간

 시간은 너무나 빠르게 흐르고, 기억은 금방 잊힌다. 잊혀지지 않기 위해 사진을 많이 남겨두는데, 그 사진마저 잘 돌아보지 않는 것 같다. 지난 일기를 잘 들여다보지 않는 것처럼 현재를 살아가기에 정신없이 바쁠 때가 많다. 그러다가 시험기간에 공부하기 싫으면 꼭 한 번 지난 사진첩을 뒤적거린다. 기분이 몽글몽글해지면서 지난날들이 갑자기 미화되어 아름답게 보인다. 분명 저 시간 속의 나도 힘든 일이 있었을 텐데. 그때의 내 모습이 좋아 보이고 마냥 그리울 때가 있다.


 만약 오늘 사진을 남긴다면, 그리고 그 사진을 1년 뒤에 찾아보게 된다면 나는 아마도 오늘을 그리워할 것이다. 오늘은 분명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피곤하고, 하루 종일 세미나가 있어 지루했음에도 나는 그때의 나로 돌아가고 싶을지도 모른다.


 미래의 어느 순간도 현재보다 아름다울 순 없다. 오늘 하루의 순간들이 나에겐 가장 젊은 기억이다. 그러니 다가올 미래를 두려워하지 말고 현재를 즐기자. 힘든 일들이 많았어도 괜찮다. 어차피 1년 뒤의 나는 지금의 힘든 일들을 다 잊어버리고, 그저 이 순간을 그리워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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