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은 내가 무서울 때 숨는 곳이야.”
“뭐가 무서운데요?”
“무서워하는 데에 꼭 이유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란다.”
나는 그 말을 결코 잊은 적이 없다. 왜냐하면 내가 지금까지 들어본 말 중에 가장 진실된 말이기 때문이다.
[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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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글감은 내가 무서울 때 숨는 곳이 어디인지에 대한 것이었다. 나에게 그곳은 바로 위치와 상관없이 다른 사람의 방해가 없는 곳이다. 온전히 나로 있을 수 있는 곳이면 충분하다.
가끔은 출근을 해서 일을 하다가 무언가 잘 풀리지 않거나 해야 하는 일들에 대한 걱정이 앞설 때, 휴게실에 가거나 기숙사 방에 가서 잠시 숨을 돌린다. 정말 쉼 없이 긴장 상태를 지속시켜서 그런 것인지 그 잠깐의 공간과 시간이 나에게는 참 커다란 위로가 된다.
내일부터 나는 일주일 간의 휴가를 냈다. 1월까지 논문을 적어야 하지만, 그래도 쉴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마침 휴가 일정을 물어보셔서 나는 바로 다음 주에 쉬고 싶다고 말했다. 실험실을 정리하고, 여러 데이터들을 정리하면서 여전히 할 일들이 많이 보였다. 사실은 왠지 모를 부담감에 내가 쉬어도 될까 하는 고민이 많이 들었지만, 그러다가 평생 멈추지 못하고 달려가기만 하게 될 것 같아 쉼을 결정했다.
나에게 주어진 일주일 간의 시간 동안은 정말 연구에게서 잠시 떨어져서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할 예정이다. 침대에 누워 아무것도 안 하면서 푹 쉬기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밀린 드라마를 보고, 책도 읽고 싶다. 그렇게 잠시나마 나의 인생에 “일시정지 (Pause)”버튼을 눌러보려고 한다.
오늘의 추천곡은 “CHEEZE-오늘의 기분”이다. 이대로 쉬어도 될지에 대한 고민이 많이 들고 미래에 대한 걱정이 가득할 때, 그대로 있어도 된다고 말해주는 것만 같아 큰 힘이 된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바쁜 일상 속에 나와 같은 휴가를 갖지 못하더라도, 5분만이라도 혼자만의 공간에서 여유를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