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피어나는 꿈들

by 이남지 씀

내일이 기대되는 날이 언제쯤이었을까.


어느 순간부터 나는 더 이상 다가올 미래에 대한 설렘이나 기대감을 잃어버리게 되었다. 언제 끝나도 미련이 없다는 생각과 함께 해야 하는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원하는 나의 모습이 무엇인지도 잃어버리고 브레이크를 놓쳐버린 자동차처럼 막다른 길로 계속 달려가고 있다. 어쩌면 나의 핸들은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다른 이의 것일지도 모르겠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 대학원 연구실로 출근하고, 오직 실험의 결과만이 나의 삶의 전부인 것처럼 애를 쓴다. 실험 결과가 잘 나온 날에는 기쁜 마음이 잠시 들었다가 다시 부담감이 찾아오는 게 반복된다.


이런 일상을 멈추고 다시 기대되는 일상을 만들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선 반복되는 일상을 깰만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 그동안 마음속으로만 생각했던 일들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서 정리해 봐야겠다.


1. 예전의 글들을 영어로 직접 번역해서 영문판 책 출판하기

외국인 친구에게 나의 책을 선물해주고 싶은데, 내용이 한국어로 적혀있어 설명하기가 어려움이 있다. 어쩌면 그 책의 독자는 한 명뿐일지 몰라도 꼭 영문판 책을 제작해보고 싶다.


2. 내가 디자인한 캐릭터인 ‘다남지’로 이모티콘을 제작하기

어쩌면 수많은 승인 거절을 받을 수도 있지만 만약 수 백개의 제출본 중에 하나라도 승인을 받게 되면 너무 행복할 것 같다.


3.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오토캐드와 같은 디자인 툴 공부하기

물론 나는 과학을 공부하고 있는 대학원생이지만, 최근에 CAD를 통해 실험에 사용되는 Photomask를 디자인하면서 흥미를 느끼게 되었고 졸업을 하고 나서 관련된 분야로 취업을 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디자인툴은 아이패드 속지를 만들 때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이루고 싶은 작은 꿈들이 이렇게 피어나고 있는 걸 보면 나의 핸들은 여전히 나에게 있을지도 모르겠다. 운전석을 뺏기지 않도록 계속해서 하고 싶은 일들을 생각하고, 온 힘을 해야 하는 목표에만 쏟지 않으면서 살아가고 싶다. 오늘은 충분히 노력하고 달려왔으니 이제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게임을 하면서 쉼을 선물해 줘야겠다. 느리더라도 나의 삶의 정원을 예쁘게 잘 가꿔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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