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독서 기록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남지 씀 Oct 08. 2023

모든 멋진 일에는 두려움이 따른다 | 이연


하나의 분야만이 아닌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갖고 도전하는 순간에, 나는 늘 고민하고 망설였다. 하나의 굴을 다 파보지도 않고, 괜히 다른 굴을 기웃거리며 얕게만 파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에 혼란스러웠다. 대학원 박사과정을 밟으며 글을 적고, 아이패드 속지를 제작하기도 하는 내가 연구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은 맞을까, 현실을 마주하기 싫어서 자꾸만 회피하는 것은 아닐까하고 생각했다. 여러 갈래로 이루어진 길들이 오히려 나에게 보기 좋게 잘 해내야한다는 부담감을 키워서 힘들어지는 순간들도 있었다. 나의 보이지 않는 굴들은 언젠가 하나로 만나 이어질 것이다. 그러니 보이는 굴 입구만 꾸미는 게 아닌 더 깊고 넓게 다듬고 완성해가자.  


p.157

다들 그 굴이 만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땅 파기를 망설인다. 이것저것 파면 전문성이 떨어지지 않을까? 땅속에 보물이 없으면 어떡하지 전부 들쑤시다 나이만 들면 어떡해?등등. 그런데 내가 여러 땅을 파보니, 파본 게 후회되는 굴은 없었다. 개미굴처럼 언젠가는 모든 땅이 만난다. 땅굴 모양이 당신이 살아온 삶의 모양이다. 깊어지고. 그다음 넓어진다는 건 이런 의미라는 걸 말해주고 싶었다.


p.162

다시 말하지만 굴은 겉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그게 어떤 깊이인지, 어떤 모양인지는 자기 자신만 안다. 자신을 속이면 안된다. 그러면 굴 밖으로 난 굴 입구만 꾸미게 된다. 사람들에게 보이는 부분이 거기니까.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들은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면이다. 시간으로 따지자면, 사람들과 함께 있지 않을 때 하는 것들이 사람들과 있을 때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그때 파는 게 굴이고, 그 굴을 다듬는 방법이 각자가 삶을 살아가는 방법이다.



어떠한 일을 처음으로 시작하기 전에는 두려움이 앞선다.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를 꺼내는 것도 나에겐 똑같은 감정을 준다. 이 책에서는 혼자만의 시간과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이 균형이 이루어야 한다고 말한다. 나 역시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만, 다른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할 때의 나는 조금 더 어색하고 이상하게만 느껴졌다. 글을 처음 좋아하게 된 이유도 글로 적는 것이 말로 하는 것보다 마음 속의 생각들을 표현하는 게 더 편해서였다. 그러나 이제 그 벽을 깨고 넘어갈 때가 온 것 같다. 두려움이 가득할지라도 그 한계를 넘어 도전해가야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정말로 그 길이 내가 원하는 길이라면, 그저 이러한 두려움이 내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가로막으면 안된다. 더 많은 인풋의 시간을 통해 깊어질 수 있는, 그리고 그 결과인 아웃풋을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p. 185

정말로 뭐라고 하는 건 자기 자신일 뿐이다. 실망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스스로를 조금 너그럽게 봐주면 될 일이다. 원래 다들 민폐를 끼치며 살아간다. 지금 나는 누군가의 민폐를 너그럽게 끌어안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도 신세를 많이 지면서 살았으니까. 그러니 좀 못해도 괜찮다. 아무런 말이나 해도 괜찮다.


p. 201

당신이 무슨 일을 하든, 자기 자신에 대한 투자를 병행해야한다. 사람들은 주로 자기 자신을 팔기에 바쁘다. 내가 느꼈던 허무는 거기에 있었다. 많은 성취를 했지만 돌이켜보면 그만큼 나를 많이 팔았다. 물론 잘 파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하지만 팔기만 하면 더 이상 팔 게 업어진다. 장사도 결국 길게 봐야 한다. 잘 팔려면 내가 무엇을 갖고 있는지 알아야하고, 그걸 더 많이 준비해둬야 한다. 계속 아웃풋만 나오는 사람은 없다. 인풋의 시간이 필요하다.


p.251

당신은 얼마만큼 솔직할 수 있는가? 당신의 파도를 주시할 수 있는가? 모두가 망망대해를 보며 포기할 때 고개를 들어 별을 올려다볼 힘이 있는가? 그 별을 바라보며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을 발견하고, 인정하고, 거기에 온 힘을 쏟을 수 있는가?

그 모든 대답이 "그렇다"라면 창작할 준비는 충분히 된 것이다. 그러니 이제는 자신을 믿고 걸어가도 된다. 이 말을 해주고 싶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