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맺음을 잘하는 것

by 이남지 씀


어떠한 일에 몰두해서 노력을 하다 보면, 그 일이 모두 끝나기도 전에 힘이 빠져버릴 때가 있다. 그럴 때 ‘이 정도면 되겠지.‘라고 생각하며 그 노력을 놓아버릴 때 보통 후회가 남는 것 같다.


처음으로 1 저자 논문을 쓰면서 참 많은 것들을 느꼈다. 실험 진행부터 논문 작성까지 이런저런 고민과 걱정들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이미 나와있는 논문과 나의 논문은 어떤 차별성이 있는지를 고민하면서 나의 부족함을 여실히 느끼게 된 시간이었다. 리뷰어 분들께 코멘트를 받았을 때는 더욱이 나의 논문을 돌아보게 되었다. 리비전 기간 동안 2-3주 내내 주말이 없었다. 추가 실험을 하고, 참고문헌을 찾아보고, 답변 내용을 적었다. 그러다가 나도 모르게 ‘아, 이만하면 됐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던 시간이 있었다. 그런 마음을 갖고 제출을 하면 그제야 보이지 않던 오류가 보였다.


지친 마음을 뒤로하고 또다시 수정을 했다. 설명이 부족한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고, 디테일한 근거가 필요한 부분에는 DFT 계산 시뮬레이션을 며칠간 진행해서 채웠다. 어떤 함수를 사용해야 하는지를 이해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렇게 온 힘을 쏟아내고 나서야 ‘아, 이제 진짜 잘 마무리 됐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아직 제출하기까지는 시간이 남아있기에 완성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가 남지 않을 것이다.


무언가를 잘 시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끝맺음을 잘하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힘들고 지친 마음에 얼른 끝내고 마무리하고 싶어지는 시간이야말로 더 집중하고 몰입해서 끝맺음을 잘해야 하는 시간이다. 나의 리비전 기간 동안 논문 내용에 대해서 다시 한번 공부하고, 설명의 근거를 채우다 보니 조금 더 애정이 담기게 되었다. 해당 저널에 논문이 통과되어 발간이 되든, 아니면 리젝 되어 다른 논문에 다시 투고를 하게 되든 이 시간이 나를 더 성장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변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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