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과 달리기

by 이남지 씀


바쁜 날들이 있으면 쉼이 찾아온다. 쉼이 지나면 또 바쁜 날들이 찾아온다. 어쩌면 그 굴레가 우리의 인생의 모든 조각일지도 모른다. 긴 연휴를 앞둔 시기에는 항상 다가올 휴일을 기대하지만, 금방 그 시기는 지나가고 다시 일상이 돌아온다.


지치기 직전까지 애써서 노력하다 보면 한 일주일만 마음 편히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 마음을 이겨내고 마침내 끝에 다다랐을 때 비로소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


오랜 기간 준비해 왔던 첫 1 저자 논문이 억셉되고 칭찬을 받았다. 교수님께 “많이 늘었다. 이제는 걱정이 안 된다.”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얼떨떨했다. 내가 느끼는 나의 모습은 제자리걸음인 것 같은데, 주변에서 보는 나의 모습은 그래도 어느 만큼은 성장한 것일까.


리비전 기간이 길어지면서 논문 심사 결과에 대한 불확실함에 포기하고 싶어질 때가 많았다. 리뷰어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적으면서도 이대로도 괜찮을지에 대한 불안감에 의욕이 떨어질 때도 있었다.


그래도 내가 시작한 일이고, 그동안 해왔던 나의 노력을 믿어야겠다고 다짐하고 멈추지 않았다. 그 결과 논문은 억셉되었다. proof 검토 단계에서 정말 평소에 보던 논문의 양식에 내가 실험한 데이터와 이미지, 그리고 설명들이 잘 짜인 구성으로 들어가 있는 걸 보고 믿기지 않고 얼떨떨했다.


쉼과 달리기를 끊임없이 반복하다 보면, 내가 바라던 성과가 눈앞에 찾아온다. 지칠 때는 조금 쉬어가더라도 그 걸음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그 끝에는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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