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그저 걸어가는 것

by 이남지 씀

빠르게 지나가는 청춘, 나는 지금 그 한가운데 서있다. 청춘은 아름답기도 하지만, 아프기도 하다. 하루에도 수많은 고민을 하고 그 생각들로 힘들어하기도 한다. 한동안 글을 적지 않았다. 그 이유는 아마도 방황하는 시간이 길어서였을 것이다. 마음속은 복잡한 생각들로 가득 차있었지만, 그 생각을 정리해서 글로 적기가 어려웠다. 하나의 논문 발간을 마친 후에, 새롭게 진행할 연구 주제를 찾으려고 이런저런 논문을 읽으며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잘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실제 실험을 했을 때는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연구자가 나에게 맞지 않는 직업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 차있을 때, 졸업생 선배의 특강을 듣게 되었다. 거기에서 들은 이야기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사람에게는 각기 다른 모양의 열쇠가 있고 나에게 딱 맞는 문이 있는 곳을 찾아가야 한다는 말이었다. 그 열쇠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어떤 것들에 중점을 두었는지에 따라서 달라진다고 말씀하셨다. 그냥 좋아 보이는 회사나 업무가 아닌, 나에게 적합한 곳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그리고 지금 있는 위치는 다음 스텝을 위한 중간 코스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주에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학회에 다녀왔다. 포스터 발표를 준비하면서, 나의 연구를 정리하였고 너무 많이 긴장하였다. 그런데 막상 발표를 시작하니, 나의 연구에 흥미를 가지고 찾아와 질문하는 분들이 많았다. 그중에는 산업체에 계신 분들도 있었고, 비슷한 연구를 진행하고 계신 분들도 계셨다. 다들 자기의 위치에서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름의 고민을 하고, 조언을 얻고자 하는 것이 느껴졌다. 진심을 다해 연구 내용에 대하여 설명하고 답변을 드렸을 때, 굉장히 차분히 설명을 잘한다고 칭찬해 주시는 분도 있었고, 엄지를 드시며 “멋지십니다.”라는 말을 해주시는 분도 있었다. 내 포스터 앞에 멈춰서 빤히 쳐다보고 계신 분들이 있을 때 ”한번 설명해 드릴까요?“라고 먼저 제안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가 조금 놀랐다. 그동안 나 그래도 많이 성장한 건가 라는 뿌듯함이 들다가도, 이 분야에서 더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다음에 어떤 길로 향할 것인가, 그에 대한 답은 자기 자신에게 달려있다. 내가 나아가는 방향에 따라 나의 삶이 달라진다. 얼마만큼의 노력을 하고 그 과정 속에서 어떤 생각들을 하느냐에 따라 나의 고민의 깊이가 달라진다. 그 길은 항상 지름길일 수는 없겠지만, 언젠가는 나에게 맞는 길을 찾아 그 끝에 도달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쉼과 달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