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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남지 씀 Aug 13. 2020

마음의 여유

나는 요즘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것 같다.
하고 싶은 일을 쫓아 앞으로 계속 달려왔지만 그 끝의 방향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약간 달라져있었다.

하나의 일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도전했지만, 막상 그 일을 시작하고 나니 자신이 없어졌다. 바로 과학융합강연자의 일이다. 수업 전에 주어지는 과제를 수행하려고 할 때마다 가슴이 턱턱 막히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게 점점 더 두려워진다. 내가 이걸 극복할 수 있을까.

또 다른 일은 내가 그렇게 꿈꿔왔던 연구 분야임에도 현실에 타협하며 그 꿈을 자연스럽게 포기하게 되었다. 그런 나의 모습이 너무나 내가 아닌 것 같다. 대체 에너지를 연구하고 싶다고 했으면서도 결국 나에게 주어진 기회를 잡기 위해서 다른 연구 분야도 마다하지 않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그만큼 이 기회를 놓치면 다른 기회가 오지 않을 것만 같은 불안감에 휩싸여 있는 것 같다. 이제는 내가 에너지 분야를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것이 맞는지에 대한 회의감이 든다. 다른 사람들에게 그 분야에 대해서 조금 더 전문적으로 알고 이야기를 해주어야 하는데, 나보다 다른 사람들이 더 많이 알고 있고 나는 그를 알기 위한 노력을 할 의욕이 없으니 자연스럽게 뒤쳐지는 기분이다.

내가 이루고 싶은 일이 있을 때 그에 맞춘 노력을 해나가야 하는데 너무 쉼 없이 달려와서인지 하루 중 반은 우울감으로 가득 차 있다. 어느 순간에는 내가 참 대단한 사람 같다가도 다시 한 없이 추락한다. 고민 상담이랍시고 다른 사람에게 털어놓으면 오히려 내 마음속이 더 막막해진다.

지금은 내가 나의 감정을 읽고 해결해나가야 하는 시점인 것 같다. 어디서 이런 말을 들었다. 좋아하는 일에만 집중하면 다른 사람들의 말은 신경 쓰이지 않는다고. 그런데 나는 요즘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이었는지도 점점 잊고 있는 것 같다. 계속해서 생각을 해야 하는데 심리적으로 너무 힘들다 보니 생각을 거부한다.

다음 주에는 기사 시험이고 또 그다음 주까지는 책을 두 권이나 읽어야 하는데, 자신이 없다.
나를 믿고 현재에 최선을 다하자는 나의 모토가 흐려지고 있다. 요즘에는 나 자신을 잘 못 믿겠다. 두려움과 불안함이 너무 크다. 이 시간이 얼른 지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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