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갑자기 '그래 쟤도 정 뗄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라고 웃으며 이야기 하는 아내의 말에
가슴이 애려왔다.
벤댕이에게도 이유가 있듯이
그때에 난 '그래도 이건 아니지!'라며 성질이 났고,
우리의 차가운 시간은 하루를 넘겼다.
나에겐 그저 전과 다름없는 사소한 다툼이었겠지만,
그 차가운 시간에
내가 널 외롭게 했구나.
발달한 의술과 약으로 이젠 암 때문에 사람이 잘못되는 시대는 지났다는 걸 난 잘 알고 있다.
몸소 경험해 봤기에.
그러나 암환자는 외로움에 더 힘들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다.
주변의 달라진 시선과 걱정들,
갑작스럽게 마주 해야만 하는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
나만 멈춘 것만 같은 시간,
그리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다른 생각을 하는 인간의 생각은
명확하지 않은 수 많은 것들로 사람을 더욱 외롭게 만든다.
그런데 아내가 지금까지 모든 순간을 잘 받아들여 주고 있어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지금의 아내는 저 수만 가지 생각 속에 그 동안 혼자 많이 외로웠을 수 있었다는 걸.
내가 이 글들을 쓰게 된 이유는 단 하나였다.
아내가 언젠가 이 글들을 보면서
'힘든 시간이었지만 우린 나름 잘 견뎌 냈고 그 순간에도 행복했었구나'라고
기억해 주길 바랐다.
하지만 어제의 다툼으로 내가 중요한 걸 또 놓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기억 속 행복보다 그 순간의 행복이 더 중요하다는걸.
벤댕이로 태어났기에
앞으로 다시는 속상하게 하지 않겠다는 지키지 못할 약속은 안 한다.
하지만,
다시는 차가운 시간에 널 외롭게 두진 않을게.
대신 앞으론 질척거릴게.
그게 널 더 화나게 하더라도
외로움 따윈 느낄 새도 없도록 모든 순간을 같이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