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안
MRI, CT, Born scan 검사 결과로 다행히 전이가 없다는 걸 확인하였고,
이틀 후 바로 입원하여 예정대로 수술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전이가 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나 감사했고, 기쁜 마음으로 수술 준비를 시작했다.
아내는 캐리어를 꺼냈고,
2주는 거뜬히 버틸만한 양의 짐을 쌌다.
요즘 아내의 최대 관심은 먹거리다.
앞으로는
단 음식과 기름진 음식을 피해야 한다는 모두의 잔소리에
아내의 마음은 급해졌다.
항암을 하게 되면 스시를 당분간 못 먹는다는 말에
스시는 주식이 되었고,
단 음식을 줄여야 한다는 잔소리에
수술 후부터는 줄이겠다며
구운과자, 케이크를
식사 후 꼭 챙겨먹는다.
공차와 스타벅스는
기본 입가심이다.
참 야무지게도 챙겨먹는다.
옆에서 잔소리하는 나도
참 빠지지 않고 같이 챙겨 먹는다.
참 맛있다.
그리곤 건국대학교병원 밥이 그렇게 맛이 없다는 정보에 충격을 받은 아내는
캐리어에 곱창김, 후리가케, 아몬드초코볼을 조심스럽게 넣는다.
이제는 정말 무인도로 가도 2주는 살아남을 수 있는 캐리어가 되었다.
입원날 아내는 아들과 리치에게 엄마 병원 다녀오는 동안 할머니, 할아버지 말 잘 듣고 있으라는 당부와 함께
무적의 캐리어를 앞세우고 병원으로 향했다.
입원 수속을 하고,
병실 배정을 받고,
야무지게 싼 짐을 풀었다.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병원침대에 앉아있는 아내의 모습을 보니,
이제는 정말 실감이 나는 것 같다.
그래도 그 동안 열심히 먹어 포동포동 살이 오른 아내의 모습에 그나마 마음이 놓인다.
같이 먹어 더 포동포동해진 나는
배가 든든해서 인지 베짱이 생긴다.
역시 혜안이 있는 여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