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 일력을 처음 알게 됐을 때와 느낌이 달라진 것 같아서 작년 것과 비교해 보니, 올해 글자가 더 굵어지고 디자인이 조금 달라졌다.
도서관 화장실에서 지금은 만나지 않는 친구의 어머님을 우연히 만났다. 아주 친해서 가끔 마주치면 어머님께 친구의 근황을 묻지 않아도, 당연히 알고 있는 사이였다.
전과 다르게 친구의 이름은 입에 올리지 않는다. 그저 얼굴이 전보다 좋아 보이세요, 애들은 잘 지내고 있지요? 아 저는 오늘 쉬는 날이라.. 같은 말만 꺼낸다.
친구를 만나지 않게 되었을 때 문득 이 상황을 상상했던 적이 있었는데, 생각만큼 당황스럽거나 슬프지 않았다. 그저 친구 어머님이 건강히 잘 지내셔서 기뻤고, 이 짧은 조우로 인해 갑자기 떠올린 친구 생각에도 어떤 감정이 일지 않는다.
그래, 이제야 내가 너와 이별을 했구나.
하며 내가 없는 곳에서 네가, 네가 없는 곳에서 내가 각자 행복하길 속으로 바란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