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음력 1/1)
사랑은
따듯한 햇볕 속에서 움트는
새싹과도 같다
주희 <근사록>
설 당일. 이제는 별 감흥이 없어진 명절이라 평소와 같은 하루를 보냈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미처 확인하지 못한 카톡이 지난밤에 도착해 있었다. 고등학교 담임선생님이었다.
먼저 연락드리지 못해 죄송한 마음 반, 반갑고 감사한 마음 반으로 선생님의 카톡을 읽었다. 개별로 보내셨지만, 내용은 같은 반이었던 친구들 모두에게 공통으로 보내는 단체문자 같은 느낌이다.
그 내용이 온통 사랑이라, 문득 부모자식이든 어떤 관계든 아낌없이 사랑하는 것이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선을 다해 사랑하자. 스스로 다짐한 아침.
설 날 아침. 밤 사이 서리가 내려 모래가 단단히 얼어붙었다. 꼭 눈을 밟는 느낌이라서 모래사장 위를 방방 뛰어봤다.
아침에 날이 좋으면 왠지 걷고 싶어 져서, 바닷가를 걸으며 이 생각 저 생각을 했다. ‘내가 언제 이만큼 자랐나’하고 생각하다 보니 또 이런 것들이 머릿속에서 따라 나온다.
처음엔 엄마만 보이고
좀 더 커서 내가 보이고
그다음엔 나만 보이다가
나중엔 지나온 길이 보인다(주변)
사람이 태어나 자라면서 이렇게 시선이 변해가는 듯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거리에 차도 별로 안 보이고 차분한 분위기다. 음력 1월 1일 9시 반 무렵에는 동네가 조용하다. 차례 지내고 10시부터 사람들이 거리에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