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I)

by 지우


사람들 떠난 곳

여름도 떠났다


태양을 사랑하지만

나는 계절을 따라갈 거야

제일 높은 곳에서

은밀히 변심한

나뭇잎


마지막으로 피었다가

마지막으로도 지지 못해

바래고 말라버린

꽃의 영혼


풀려났던 구피

살랑살랑 헤엄치던 연못엔

젖지도 못하고

둥둥 떠다니는 낙엽들


긴팔 옷 입고

사람들

돌아오고


까르르 웃으며

아이들

돌아오고


보송하게 빗질하고

강아지들

돌아오면


계절도 돌아올까

다른 냄새

다른 빛깔

다른 모습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