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로컬 드라마의 장점, 클리셰를 넘어 클래식!!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 리뷰

by 투스타우

예전부터 드라마 리뷰하면서 늘 강조했던 한 가지, 드라마는 재밌어야 한다는 것이다. 2021년 작품들 중에 이러한 기본기에 가장 충실했던 작품이 바로 <갯마을 차차차>였다. 이번 작품은 유쾌하면서도 재밌고 따뜻하면서도 재밌는, 한 마디로 그냥 재밌는 로맨틱 코미디 작품이었다.




로컬 드라마의 장점 활용

이 작품은 2019년 최고의 걸작이었던 <동백꽃 필 무렵>의 장점을 고스란히 가지고 온다.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청호시 공진동이라는 지역 공동체로 묶으면서, 전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대로서 드라마의 재미를 극대화하였다. <동백꽃 필 무렵>의 옹산처럼 공진동이라는 특정 지역 사람들에 대한 삶을 지속적으로 보여주면서, 삶의 공간에 대한 애정과 그 안에 삶들을 심도 있게 보여주었다. 로컬 드라마로서의 장점을 잘 활용하고 보여준 또 하나의 멋진 작품이었다.

20210929163531.png 위로와 희망이 되는 삶의 이야기를 공진동이라는 지역으로 묶으면서, 드라마의 재미를 극대화한다.


최고의 케미!!

두 남녀 주인공의 놀라운 케미가 작품에 어떤 몰입감을 주는지 이 작품은 다시 한번 증명해 낸다. <갯마을 차차차>의 두 주연 배우가 정말로 좋아하고 사랑하는 듯한 감정이 느껴지면서, 시청자들로 하여금 완벽한 감정이입을 시킨다. 이 놀라운 케미가 엄청난 몰입도와 함께 온갖 감정을 공유하고 느끼게 만든 것이다. 아마 많은 여성 시청자들은 김선호의 커다란 손에 뜨거워진 얼굴을 붙잡고 환호했을 것이며, 많은 남성 시청자들은 신민아의 보조개와 러블리한 눈웃음에 몸을 배배 꼬면서 시청했을 것이다.

20210929163002.png 이 놀라운 케미가 엄청난 몰입도와 함께 온갖 감정을 공유하고 느끼게 만든다~~

물론 이러한 케미가 가능했던 건 두 배우의 놀라운 캐릭터 소화력과 연기력 때문이었다. 이미 <보좌관>과 영화 <디바>에서 눈에 띄게 성장한 연기력을 펼쳐 보였던 신민아는 마침내 인생 캐릭터를 만나 최고의 빛을 뽐낸다. 김선호는 <스타트업>에서 보여준 역대급 서브남에서 결국 이 정도의 배우로까지 성장했음을 보여준다. 둘 다 최고의 캐스팅이자 최적의 연기였다.

20210929162934.png 최근 눈에 띄게 성장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신민아는 마침내 인생 캐릭터를 만났고~
20210929164845.png 김선호는 결국 이 정도의 배우로까지 성장했다. 어서 빨리 새로운 작품을 보고 싶다.


두 번의 실패는 없었던 신하은 작가

<갯마을 차차차>는 영화 <홍반장>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이번 작품을 쓴 신하은 작가는 이미 전작에서도 영화 <광해>를 리메이크한 <왕이 된 남자>를 선보였었다. 원작의 매력을 초반에 다 쏟아붓다가 후반부에서 완전히 말아먹었던 <왕이 된 남자>를 보면, <갯마을 차차차>의 후반부가 걱정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이유였다. 하지만 다행히도 작가는 두 번의 실패를 보여주지 않는다.

20210930092543.png 그녀의 전작 <왕의 된 남자>의 후반부를 보면 <갯마을 차차차>가 걱정되는 건 당연한 이유였다.

영화 <홍반장>에는 없는 공진동 마을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내고, 무엇보다 완벽한 라이벌로 그려내는 지성현 PD의 등장으로 다소 늘어질 수 있는 극을 활기차게 만든다. 특히 지성현PD는 공진동 마을에 없어서는 안 되는 인물로 그려진 홍반장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내면서, 기존 드라마에서 봐왔던 서브 주인공과는 다른 신선한 대립을 선보인다. 홍반장의 빈자리를 완벽히 채울 수 있는 인물로 그려지면서, 비슷한 두 남자 주인공의 따스한(?) 대립이 극의 중반부를 알차게 다뤄진다. 결과적으로 서로를 돋보이게 만들었던 이 매력적인 삼각관계가 정말 인상 깊었다.

20210930093043.png 홍반장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는 지성현 PD의 캐릭터는 서브주인공으로 신선한 대립을 보여준다.




그래도 아쉬운 하이라이트

이렇듯 영화의 빈 여백을 잘 메꿔준 신하은 작가지만 그래도 아쉬운 부분은 있었다. 두 주인공 커플이 이뤄지는 후반부부터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까 걱정도 되었는데, 두 커플의 알콩달콩한 러브 스토리로 나름 괜찮은 선방을 보여준다. 하지만 막상 극의 하이라이트가 될 홍반장의 과거가 그리 큰 임팩트를 주지 못하면서 조금은 맥 빠지는 후반부가 되고 만다. 마치 11회가 진짜 엔딩이고, 나머지는 연장 방송을 한듯한 느낌이었다.

20211013130256.png 극의 하이라이트가 될 홍반장의 과거가 그리 큰 임팩트를 주지 못한다.


클리셰가 아니고 클래식!!

드라마에서 홍반장이 '귀여운 연인'을 이야기하면서 나온 대사이다. 작가 스스로도 이 작품이 클리셰 한가득이란 것을 어느 정도 인지한 부분으로 해석된다. 아름답고 정겨운 시골 마을에 오게 된 도시인이 조금씩 동화되는 이야기는 사실 오래전부터 다뤄졌던 이야기이다. 물론 시기적으로 보면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영화 <홍반장>의 이야기가 앞선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원작을 16부작으로 늘리면서 채워진 <갯마을 차차차>의 공진동 마을 이야기는 어쩔 수 없이 임상춘 작가의 <백희가 돌아왔다>와 <동백꽃 필 무렵>, 그리고 이 작품과 가장 비슷한 느낌이 드는 <톱스타 유백이>를 떠올린다. 이런 부분을 '기시감이네! 클리셰 범벅이네!' 하면서 지적하기에는 너무 뻔한 소재라 정말 클래식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클리셰 자체에 몰두해 비판할 필요는 분명 없다. 하지만 부분 부분 보이는 마을 사람들의 에피소드에서 분명 앞선 작품들의 클리셰를 범벅한 듯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20210929130636.png <백희가 돌아왔다>와 <톱스타 유백이>까지... <갯마을 차차차>는 많은 작품들을 떠올리게 한다.




20210930093445.png 갯마을 차차차 (2021. tvN)

두 주연 배우의 놀라운 케미와 로컬 드라마의 장점 등을 위주로 이야기했지만, 사실 <갯마을 차차차>는 세련되고 디테일한 연출과 위트 넘치는 대사와 코믹 요소까지 칭찬할 부분이 많은 작품이었다. 무엇보다 바닷가 마을이 주는 배경의 아름다움, 파란 바다와 넓은 들판 그리고 정이 넘치는 시골 마을의 풍경만으로도 마음의 힐링이 되는 그런 작품이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드라마의 근본적인 목적인 '재미'에 완벽히 부합했던 그런 작품이었다.






20년대 좋은 드라마들을 리뷰합니다.

위 글은 블로그에 썼던 리뷰들을 재편집한 글입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거지 같은 인생, 지옥 같은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