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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의 정점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2> 리뷰

by 투스타우

<유미의 세포들2>는 구웅과 이별했던 시즌1의 결말에서 바로 이어나가 '희대의 폭스남' 유바비와의 연애 이야기를 그려나간다. 원작에서 가장 하이라이트였던 유바비와의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시작부터 엄청난 기대를 모았는데, 시즌1에서 보여준 '웹툰의 극장판'같은 퀄리티를 시즌2에서도 고스란히 이어 나간다. 천재적인 이동건 작가의 원작에 놀라운 완성도로 재탄생한 <유미의 세포들> 시리즈는 개인적으로 내가 본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중 손에 꼽을 정도의 재미와 완성도를 선보인 작품이다.




시즌1의 장점은 그대로!!

<유미의 세포들1>의 장점은 뛰어난 연출과 각색, 웹툰의 극장판을 보는듯한 3D 애니메이션, 그리고 원작에서 튀어나온 듯한 배우들의 높은 싱크로율을 꼽을 수 있다. 거기에 유미의 평범한 일상과 대비되는 아이디어 가득한 세포들의 세계와 무엇보다 원작의 핵심이었던 유미의 자아 찾기에 대한 설득력 있는 재구성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유미의 세포들2>는 이러한 시즌1의 장점을 그대로 이어 나간다.

20220719095009.png 웹툰의 극장판을 보는 듯한 시즌1의 강점을 그대로 이어 나가는 시즌2!!


시즌2의 강점은 원작 비틀기

원작을 완벽하게 재현했던 시즌1에 비해 시즌2는 조금씩 원작과 다른 전개를 보여준다. 유바비에게 순록의 에피소드를 가져오거나, 유바비의 캐릭터 해석에서 조금은 다른 모습을 보여주면서 원작과 다른 결말에 대한 궁금증을 형성하게 만든다. 처음에는 이러한 변화가 다소 아쉽게도 느껴졌지만, 오히려 이런 부분이 이 작품의 후반부를 궁금하게 만드는 또 다른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원작이 스포일러'라는 이 작품의 유일한 단점을 재치 있게 비껴가려는 작가진의 전략이 돋보이는 부분이었다. 특히 마지막 유바비와 구웅을 다루는 시상식 부분은 원작보다 더 새심함이 돋보이는 부분이었다.

20220719115822.png 유바비의 캐릭터 해석에서 조금은 다른 모습을 보여주면서, 원작과 다른 결말에 대한 궁금증을 형성하게 만든다.




희대의 폭스남 유바비와

다른 해석을 보여준 박진영

수요 남친에서 역대급 매국노로 전락했던 유바비의 원작을 아직도 기억한다. 원작에서는 유바비의 흔들림을 상당히 은유적으로 표현했고, 동태 눈깔로 대변되는 그의 마음을 정확히 읽을 수가 없어 아리송한 부분이 있었다. 물론 남자라면 그런 흔들림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지만, 원작의 유바비는 그의 모든 생각과 행동에서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어렵고 복잡한 캐릭터였다.

20220719094417-12.jpg 생각과 행동에서 이해할 수 없는.... 어렵고 복잡한 캐릭터였던 동태 눈깔의 원작 유바비....

드라마의 유바비는 박진영의 안정적인 연기와 우수에 젖은 눈동자 때문인지 조금은 다른 해석을 하게 만든다. 금사빠 혹은 겉치레에 신경 쓰던 가식적인 남자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나름 순정파지만 잠깐은 흔들릴 수 있는 충분히 이해 가능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원작과 크게 다르지 않은 묘사였지만, 각색으로 수정된 모습과 박진영이라는 배우의 따스한 연기로 인해 인물은 오히려 보편적이고 이해 가능한 인물로 그려진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 작품의 또 다른 수확일 수도 있으나,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운 부분이기도 했다. 원작의 유바비에 대한 해석을 좀 더 입체적으로 그려주길 바랐지만, 박진영의 유바비는 하나의 실수를 제외하면 너무나 착하고 매너 좋은 완벽한 남자일 뿐이었다. 이는 결과적으로 유미가 너무 매정한 캐릭터로 비치는 문제를 초래한다.

20220719103142.png 조금은 다른 해석을 하게 만드는 드라마의 유바비....
20220719123649.png 원작의 각색과 박진영의 따스한 연기로 인해 오히려 보편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하나의 실수만 빼고...


드라마이기에 아쉬웠던

웅이의 눈부신 성공

유바비의 캐릭터 해석과 더불어 또 하나 아쉽게 느껴졌던 것은 바로 구웅의 눈부신 성공이다. 이 부분을 웹툰으로 봤을 때는 만화적인 발상에 오히려 코믹하게 봤었지만, 막상 드라마로 구현하다 보니 조금은 현실성 없게 느껴졌다. 그의 성공을 조금은 낮게 설정했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생각이 드는데, 어쨌든 드라마로서 개연성이 조금 부족한듯한 모습이었다. 원작에서는 그의 귀환이 유미의 홀로서기에 바탕이 되는 코믹적인 요소로 활용될 뿐이었지만,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구웅의 존재감은 분명 원작과 달랐기 때문이다. 물론 차후에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이동진의 <조조코믹스>도 드라마화한다면 구웅의 성공은 필연적이겠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어색한 부분이었다.

20220719104032.png 드라마에서 딱 하나 이질적으로 느껴졌던 것은 바로 현실감 없는 구웅의 눈부신 성공이다.


그리고 유미의 김고은

시즌1에서는 다소 많이 등장하는 세포들 때문에 연기적인 하이라이트 신들이 종종 간섭받는 모습들이 있었다. 하지만 시즌2는 확실히 세포들보단 배우들의 표정 하나하나에 집중하면서 극의 하이라이트를 형성해 나간다. 이러한 연출은 결국 유미를 연기하는 김고은의 연기력에 최대치를 보여주는 계기가 된다.

20230405100611.png 시즌2는 세포들 보단 배우의 표정 하나하나에 집중하면서 극의 하이라이트를 형성해 나간다.

김고은은 이제 그녀가 아니면 유미는 상상이 되지 않을 정도로 유미의 결을 완벽히 완성해 나간다. 유미의 자아 찾기의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 원작의 힘에 김고은 특유의 일상 연기까지 더해져서, 원작보다 훨씬 더 입체적인 유미의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유바비를 너무 착한 인물로 그리면서 다소 유미를 이해하기 어려운 캐릭터로 만들긴 했지만, 김고은 특유의 표정과 연기로 이러한 부분을 충분히 설득시킨다. 특히 이별신과 재회신 그리고 키스신에서 보여준 몰입도 높은 그녀의 연기는 그 흔한 멜로물의 클리셰 안에서도 극강의 몰입도를 선사한다. 어떤 장면은 김고은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정도로 매력적이고 눈부신 연기를 선보인다. 김고은은 이 작품으로 제1회 청룡시리즈 여우주연상을 수상한다.

20220719111003.png 원작보다 훨씬 더 입체적인 유미의 모습을 보여주는 김고은!!
20220719115919.png 특히 몰입도 높은 그녀의 연기는 그 흔한 멜로물의 클리셰 안에서도 극강의 몰입도를 선사한다.




20220719085302.png 유미의 세포들2 (2023. TVING)

<유미의 세포들> 시리즈는 이동건 작가의 완벽한 원작과 3D 애니메이션의 놀라운 조화, 여기에 싱크로율 높은 배우들의 찰떡같은 연기까지 더해 저 최고의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를 선사한다. 거기에 인물들의 진심과 시청자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는 세포들의 이야기는, 기존 식상하고 뻔했던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에서 한 차원 다른 수준의 드라마를 탄생시킨다. <유미의 세포들>은 '웹툰의 드라마화'에 가장 이상적인 모범답안이었다.


사랑과 꿈을 이뤄나가는 유미의 성장 과정이 어떠한 진심으로 움직이는지, 그녀의 세포들을 통해 확인해 보는 과정은 따뜻한 공감과 좋은 자극제가 된다. 속마음을 그대로 보여주는 이 세포들을 통해 솔직한 나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과정은 이 작품이 주는 최고의 미덕인 것이다. 대한민국의 수요일을 뒤흔들었던 최고의 웹툰 <유미의 세포들>, 그리고 이 웹툰의 극장판을 보는듯한 완성도를 보여준 <유미의 세포들 시리즈>. 이 작품이 2020년대에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의 정점에 설 수밖에 없는 당연한 이유이다.






20년대 좋은 국내 드라마들을 리뷰합니다.

위 글은 블로그에 썼던 리뷰들을 재편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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