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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스타우 Apr 22. 2023

논픽션 같은 이야기가 주는 힘

드라마 <미끼> 리뷰

예고편만 보면 식상할 것 같은 쿠팡플레이의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인 <미끼>는 의외로 이야기 구조가 신선한 작품이다. 8년 전 희대의 사기범인 노상천을 잡는 이야기가 아닌, 어떠한 연쇄살인으로 노상천이 살아있는가를 밝혀내는 구조가 독특하다. 




노상천의 생존 유무를 파고드는 파트1

<미끼> 파트1과 파트2는 확연히 다른 구조를 보인다. 파트1에서는 노상천과 관련된 인물들이 하나둘씩 살해당하면서, 노상천이 살아있는가를 밝혀내는 독특한 구성을 선보인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과 노상천의 일대기를 교차편집으로 그려내면서 두 가지 시간대를 자연스럽게 넘나든다. 무엇보다 8년 전 사기 피해자들이 진상 규명을 위해 연쇄살인범을 암묵적으로 지지하는 과정과 그런 피해자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찰들의 상반된 시선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미끼 파트1에서는 노상천과 관련된 인물들이 하나둘씩 살해당하면서~
노상천이 살아있는가를 밝혀내는 독특한 구성을 선보인다.


장르적인 재미를 파고드는 파트2

파트2에서는 예상대로 살아있던 노상천이 한국으로 돌아와 연쇄살인의 내막을 밝혀내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노상천의 사기 행각과 피해자들의 아픔에 집중하면서 서사를 다졌던 파트1과 다르게 파트2는 스릴러 장르적인 재미로 후반부 하이라이트를 전개해 나간다. 예상밖의 반전과 급변하는 이야기들은 범죄 스릴러 다운 재미를 선사하면서, 마지막까지 밀도높은 몰입감을 형성한다.

파트2는 장르적인 재미로 후반부 하이라이트를 전개해 나간다.
반전과 급변하는 이야기들은 범죄 스릴러 다운 재미를 선사하면서, 마지막까지 밀도높은 몰입감을 형성한다.


논픽션 같은 이야기가 주는 힘

이 작품의 메인 빌런인 노상천은 자연스럽게 희대의 사기범 조희팔을 떠올리게 하면서, 픽션이지만 논픽션 같은 리얼리티를 선사한다. 그렇기에 긴 시간 고통 속에 살고 있는 피해자들에 대한 아픔이 더 리얼하게 전해진다. 왜 이들이 제대로 구제받지 못했는지, 정말 조희팔이 죽은 것이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면서 이 작품에 더 몰입하게 만든다. 여기에 파트2에서는 그런 조희팔이 살아 돌아온다면이라는 가정하에 또 다른 흥미거리를 던져준다. 무엇보다 노상천이 살아 돌아온 이후 그를 기다리는 피해자와 경찰, 그리고 그를 비호하는 세력들의 서로 다른 이해 관계가 상당히 흥미롭게 그려진다.

노상천은 자연스럽게 희대의 사기범 조희팔을 떠올리게 하면서, 픽션이지만 논픽션 같은 리얼리티를 보여준다.




흐름을 끊어먹는 교차편집

하지만 파트1에서 인상적이었던 노상천 일대기의 교차편집이 파트2에서는 오히려 단점처럼 작용한다. 의외로 후반부까지 계속되는 교차편집은 흥미진진해지는 후반부의 흐름을 막무가내로 끊어 놓으면서, 작품을 더 어렵고 복잡하게 만든다. 차라리 파트1을 노상천 중심의 과거 이야기로 그리고, 파트2를 현재 구도한 형사 중심으로 그려냈으면 더 매력적인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계속되는 교차편집은 뜨거워지는 이 작품에 찬물을 끼얻는 느낌이었다. 또한 연쇄 살인의 전말을 드러내는 부분에서 개연성이 부족한 부분들도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노상천의 일대기를 계속적으로 교차편집으로 보여주면서, 흥미진진해지는 후반부의 흐름을 끊어 놓는다.


허성태와 장근석

노상천역의 허성태는 그동안 자신이 보여줬던 수많은 악역 캐릭터를 집대성하면서, 매력적인 악역 연기로 극의 중심에서 빛을 발한다. 노년의 노상천역까지 연기하면서 자신의 연기적인 스펙트럼을 한 차원 높여간다. 아시아의 프린스에서 외모를 많이 내려놓은 장근석은 나쁘지 않은 연기와 괜찮은 발성으로 구도한 형사를 무난히 연기해 낸다. 개인적으로 장근석이라는 배우를 다시보게 만든 작품이었다. 

자신의 연기적인 스펙트럼을 한 차원 높이면서, 특유의 빌런 연기로 극의 중심을 받쳐내는 허성태!!
장근석은 이번 작품으로 진짜 배우라는 인상을 남겼다.




미끼 (2023. 쿠팡플레이)

'희대의 사기범인 조희팔이 정말 죽었을까?'라는 의문에서 시작된 이 작품은 만약 그가 살아있다면이라는 가정하에 매력적인 이야기를 선보인다. 이 작품이 기존 스릴러 드라마들과 다른 흡입력을 갖고 있었던 이유이다. 여기에 사기 피해자들과 경찰, 그리고 사기범들을 비호 해준 어떠한 세력에 대한 세심한 묘사는 이 작품이 논픽션처럼 느껴졌던 남다른 강점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현재 전세 사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우리 사회에, 사기는 살인만큼 무서운 범죄임을 강조하는 메시지는 많은 생각을 갖게 만든 작품이었다.  






20년대 좋은 국내 드라마들을 리뷰합니다.

위 글은 블로그에 썼던 리뷰들을 재편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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