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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스타우 Oct 26. 2023

오랜만에 느껴보는 좋은 드라마의 힘

드라마 <유괴의 날> 리뷰

올해의 숨은 수작이라고 하기에는 이미 너무나 유명해져 버린 ENA 드라마 <유괴의 날>. 어설픈 유괴범이 한 소녀를 유괴하면서 시작하는 이 작품은 그저 뻔한 클리셰를 답습하는 작품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그 전개는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그려지면서, 이 작품의 색다른 매력과 재미에 빠져들고 만다. 탄탄한 스토리와 인상적인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남다른 열연까지 더해져 근래 나온 그 어떤 드라마보다도 유쾌하고 따스한 재미를 선사한다.




기막히게 믹싱 된 세 가지 이야기

<유괴의 날>은 유괴라는 하나의 사건으로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사실상 이 작품은 세 가지의 이야기기 복잡하게 얽혀있는 작품이다. 유괴와 살인사건 그리고 로희의 비밀, 이 세 가지의 이야기가 매력적인 플롯으로 기막히게 믹싱 되면서, 변화무쌍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간다. 여기에 여러 인물들의 관계와 비밀들이 하나둘씩 밝혀지면서, 이야기의 매력적인 전개만큼이나 캐릭터의 서사도 다양하게 구축되어진다. 예상 밖의 반전은 눈을 휘둥그레 만들고,  이 작품의 제목이 왜 '유괴의 날'인지 그려지는 결말의 진실은 충격 그 이상이다. 시즌2의 가능성을 열어둔 쿠키 영상 또한 예상 밖이라 아직도 심장이 두근거린다. 무엇보다 가슴 뜨겁게 만드는 명준과 로희의 관계는 끝까지 이 작품을 응원하게 만든다.

유괴라는 하나의 사건으로 시작되지만, 살인 사건과 로희의 비밀까지 여러 사건이 기막히게 믹싱 되면서~
변화무쌍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간다.


코믹과 스릴러의 완벽한 조화

어딘가 어설픈 유괴범과 천재 소녀의 뜻밖의 공조를 그리는 과정이 코믹스럽고 유쾌한데, 무엇보다 매력적인 건 그 안에서 스릴러의 분위기를 제대로 살린다는 것이다. 코믹과 스릴러라는 장르가 사실 조화롭기가 쉽지 않은데,(얼마 전 말아먹은 '힙하게'만 봐도 알 수 있다) 이 작품은 그 조화를 너무나 이상적으로 이뤄낸다. 유괴범과 소녀가 그리는 따스하고 코믹한 분위기와 이를 쫓는 경찰과 비밀 조직들의 스릴러적인 분위기가 뛰어난 연출과 극본 안에서 제대로 맞물려 돌아간다. 후반부 이들의 공조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 속에서 펼쳐지는 추리 스릴러의 재미는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를 제대로 완성해낸다. 그 가운데 빛나는 명준과 로희의 때로는 친구 같고 때로는 부녀 같은 독특한 관계는 결국 박수갈채와 함께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만든다. 

어설픈 유괴범과 천재 소녀의 공조를 그리는 과정이 코믹스럽고 유쾌한데,
무엇보다 매력적인 건 그 안에서 스릴러의 분위기를 제대로 살린다는 것이다.
반전을 거듭하는 추리 스릴러의 재미는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를 제대로 완성해내고~
그 가운데 빛나는 명준과 로희의 독특한 관계는 박수갈채와 함께 결국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만든다.


윤계상과 유나에게 영광을!

그동안 강인한 캐릭터에서 매력을 선보였던 윤계상은 무게감을 내려놓은 연기로 김명준 역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연기해 낸다. 바보 같지만 따스하고, 미련하지만 우직한 김명준을 색다른 매력으로 연기해 내면서, 또 다른 윤계상만의 캐릭터를 완성해낸다. 무엇보다 너무나 강력했던 장첸의 그림자를 명준이라는 캐릭터로 완벽히 지워내는데 성공한 것이 고무적이다. 올해 드라마신에서 연타석 홈런을 날리고 있는 박성훈의 존재감도 만족스럽고, 어마 무시한 연기를 선보이는 김신록의 아우라도 역시나 대단했다. 특히 왜 김신록의 이 드라마에 캐스팅되었는지 증명해 내는 최종회의 연기는 <지옥>에서 느꼈던 그 소름을 또 한 번 경험하게 만든다.

바보 같지만 따스하고, 미련하지만 우직한 김명준을 색다른 톤으로 연기해 낸 윤계상!!
어마 무시한 연기를 선보이는 김신록의 아우라도 역시나 대단했다.

무엇보다 천재 소녀 최로희를 연기하는 유나 양의 독보적인 연기가 눈이 부실 정도인데, 이토록 뛰어난 아역 연기를 본 것이 또 언제인가 싶기도 하다. 의도된 듯 의도하지 않은 오묘하고도 독특한 자연스러움을 선보이는 유나의 연기는 그동안 보아왔던 전형적인 아역 연기와는 괴를 달리한다. 이런 유나의 연기에 시종일관 몰입되면서 감탄을 연발하게 만든다. 이 정도면 내년 백상예술대상 신인상 후보에 충분히 오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무엇보다 천재 소녀 최로희를 연기하는 유나 양의 독보적인 연기가 눈이 부실 정도이다!!!




유괴의 날 (2023. ENA)

물론 이 작품도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이야기가 뒤죽박죽 섞이다 보니 뭔가 부자연스러운 전개들이 종종 보이며, 다소 개연성이 떨어지는 장면들도 명준과 로희의 코믹한 상황으로 얼렁뚱땅 넘어가는 부분들이 보인다. 흥미롭게 보았던 효자손 콘셉트가 중간에 증발된 것과 리얼리티를 떨어트리는 권총의 잦은 등장도 이 작품의 아쉬운 단점이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을 충분히 가리고도 남을 만큼 <유괴의 날>은 좋은 에너지를 끊임없이 발산하는 작품이다. 믿음과 사랑으로 만들어나가는 가족애와 좋은 어른에 대한 이 작품의 따스하고도 힘 있는 메시지는 마지막까지 뜨거운 울림을 선사한다. 여기에 그 어떤 작품들보다 탄탄한 이야기로 추리물 스릴러의 장르적 재미까지 완벽하게 선사한다. 좋은 작품은 결국 TV 앞에 사람들이 모이게 된다는 것을 ENA가 작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이어 또 한 번 증명한 작품이다. 정말로 오랜만에 좋은 드라마의 힘을 제대로 느꼈던 작품이었다. 

좋은 작품은 결국 TV 앞에 사람들이 모이게 된다는 것을 ENA는 또 한 번 증명해낸다.






20년대 좋은 국내 드라마들을 리뷰합니다.

위 글은 블로그에 썼던 리뷰들을 재편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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