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관된 톤과 디테일로 무장한 조폭 누아르
드라마 <최악의 악> 리뷰
<최악의 악>은 그동안 드라마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누아르물 작품이다. 드라마에서 조폭 누아르를 이렇게까지 리얼하게 표현한 작품은 거의 없었던 거 같은데(마이네임 정도), 어쨌든 이 부분만큼은 높이 평가하고 싶다.
조폭을 그리는 일관된 톤과 디테일
<최악의 악>은 <신세계>나 <비열한 거리> 같은 조폭 영화를 긴 서사가 있는 드라마로 감상하는 듯한 느낌인데, 그 일관된 톤과 디테일이 굉장히 뛰어나다. 조폭 이야기에 무슨 할 얘기가 그렇게 많을까 싶지만, 조직의 성장부터 음모와 배신으로 파멸되는 과정까지 그려나가는 디테일들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아드레날린을 폭발시키는 강렬한 액션과 스타일, 개성 만점의 캐릭터들과 리얼리티를 놓치지 않는 연출까지. 무엇보다 이 작품의 핵심 소재인 언더커버 이야기가 똥폼뿐인 드라마를 쫄깃쫄깃하게 만들어 준다.
<최악의 악>은 그동안 드라마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조폭 누아르물 작품이다.
일관된 톤과 디테일이 굉장히 뛰어나며~
무엇보다 언더커버 소재가 뻔한 조폭 드라마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든다.클리셰를 비트는 삼각관계
물론 이제는 흔해버린 언더커버 소재이지만, 뜻밖의 삼각관계로 클리셰를 비트는 차별성도 보여준다. 남성미 강한 드라마에 이러한 전개가 양날의 검이 되는 것 같지만,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과정을 그리기에 이보다 더 흥미진진한 요소도 없어 보인다. 하지만 유의정의 적극적인 수사 개입은 개연성의 문제를 들어내면서 '굳이 저럴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무엇보다 하이라이트를 향해 잘 다져놓은 감정선과 긴장감에 비해 다소 맥 빠지는 결말은 아쉽게 느껴진다.
언더커버이야기에 뜻밖의 삼각관계로 클리셰를 비트는 차별성도 보여준다.
하지만 남성미 강한 드라마에 삼각관계의 이야기는 '양날의 검'같은 느낌이다.
무엇보다 잘 다져놓은 하이라이트에 비해 다소 뻔한 결말은 아쉽게 느껴진다.인생 캐릭터를 만난 지창욱
몰랐던 지창욱의 새로운 얼굴을 보는 재미도 남다른데, 특히 극악의 상황에서 조금씩 파괴적으로 변화하는 지창욱의 표정 연기가 일품이다. 이제야 인생 캐릭터를 만난 느낌. 지창욱뿐만 아니라 캐스팅된 모든 배우들이 특색 강한 캐릭터들을 너무나 완벽하게 소화해면서 연기 보는 재미도 더해준다. 위하준과 지승현, 윤경호의 연기도 인상적이고, 특히 최근 좋은 작품에 꾸준히 캐스팅되고 있는 정배역의 임성재의 연기가 강렬한 임팩트를 선사한다. 비비의 김형서도 충분히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조금씩 파괴적으로 변화하는 지창욱의 연기가 너무나 마음에 든다.
선과 악의 두 가지 모습을 기막히게 연기해 내는 정배역의 임성재의 연기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최악의 악 (2023. 디즈니플러스)<최악의 악>은 일관된 톤과 디테일에서 몰입도가 좋고, 90년대를 그리는 미술 배경의 완성도 역시 훌륭한 작품이다. 무엇보다 공중파 드라마에서 구현할 수 없는 누아르물의 한계를 확실히 부숴버리면서, OTT에서 구현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를 최대치로 활용한 리얼리티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여기에 새로운 얼굴들의 다양한 캐릭터 연기가 극의 완성도를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선 굵은 조폭 영화나 누아르 물을 선호 한다면 <최악의 악>은 분명 높은 만족도를 선사할 것이다.
20년대 좋은 국내 드라마들을 리뷰합니다.
위 글은 블로그에 썼던 리뷰들을 재편집한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