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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스타우 Oct 30. 2023

발버둥 칠수록 파국으로 향해가는 인생의 바닥이라는 늪

웨이브 오리지널 <거래> 리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웨이브 오리지널 작품인 <거래>는 친구를 우발적으로 납치하여 거래한다는 독특한 소재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이다. 소재의 독특함 만큼이나 영화 <낫아웃>으로 인상적인 데뷔작을 선보였던 이정곤 감독의 연출력 또한 돋보였던 작품이다.

 



파국으로 향해가는 인생의 바닥이라는 늪

돈을 목적으로 부유한 친구를 납치하여 몸값을 요구한다는 이야기의 <거래>. 납치하게 된 두 인물들의 서사나 이야기의 과정은 다소 개연성이 부족해 보이지만, 이를 디테일하게 구성하는 이정곤 감독의 연출과 리얼리티 하게 그려내는 캐릭터들의 묘사가 남다른 몰입감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무턱대고 납치를 강행하지만 점점 파국으로 변해가는 상황을 보는 재미가 쏠쏠한데, 특히 비정상적인 두 주인공이 인생의 바닥에서 발버둥 치는 모습들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발버둥 치면 칠수록 파국으로 향해가는 과정이 마치 늪에 빠져서 허우적대는 삶의 마지막 몸부림을 보는듯 보였다.

돈 때문에 부유한 친구를 우발적으로 납치한다는 독특한 소재의 <거래>.
단순한 납치가 뜻밖의 전개로 점점 파국으로 변해가는 상황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세 배우의 인상적인 캐릭터 밸런스

좁은 공간에서 그려내는 연출적인 디테일을 보는 재미도 있고, 오랜만에 울상 가득한 얼굴로 돌아온 유승호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확실히 눈여겨보게 되는 김동휘의 리얼리티 한 연기와 우유부단함 속에서 살기 위해 발악을 펼치는 유수빈의 연기도 작품의 완성도를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세 배우의 호흡과 캐릭터 밸런스가 너무나 좋아서 올해 본 작품 중에 이렇게 캐스팅이 탁월한 작품이 있었던가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부제를 엔딩 크레딧에 넣은 것도 신선하고, 두 개의 오프닝 타이틀도 그 완성도가 상당히 뛰어나다. 

좁은 공간에서 그려내는 연출적인 디테일을 보는 재미도 있고,
오랜만에 울상 가득한 얼굴로 돌아온 유승호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호흡과 캐릭터 밸런스가 너무나 좋다.


다소 작위적인 결말

하지만 무리한 전개를 펼친 이 작품의 결말은 다소 작위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나름 반전의 묘미는 있지만, 일관되지 못한 캐릭터성과 비현실적인 전개가 다소 황당함마저 느끼게 한다. 다행히 리얼리티함과 미장센을 강조한 이정곤 감독의 디테일한 연출로 인해, 부족해 보이는 개연성을 어느 정도 효과적으로 가려내는 데 성공한다. 

무리한 전개를 펼친 이 작품의 결말은 다소 작위적으로 느껴지는데....
다행히 이정곤 감독의 디테일한 연출로 인해 부족해 보이는 개연성을 효과적으로 가려내는 데 성공한다.




거래 (2023. 웨이브)

<거래>는 더 이상 해어 나올 수 없는 인생의 바닥에선 두 청년이 말 그대로 최후의 발악을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두 청년이 선택한 납치라는 방법이 오히려 그들에게 인생의 바닥보다 더 깊은 지하가 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바닥이란 늪에 빠져 파국을 향해가는 전개가 일반적인 드라마 문법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그런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다소 작위적인 결말은 아쉬웠지만, 디테일한 연출과 세 배우의 뛰어난 호흡도 인상적이었다. 적은 작품 수지만 웨이브 오리지널 작품은 거를 작품이 하나도 없음을 또 한번 증명한 작품이다. 






20년대 좋은 국내 드라마들을 리뷰합니다.

위 글은 블로그에 썼던 리뷰들을 재편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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