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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스타우 Oct 23. 2023

아스달 연대기를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전율!!

드라마 <아라문의 검> 리뷰

지금의 '투스타우 드라마 리뷰'를 있게 한 포스팅이 바로 4년 전 리뷰했던 <아스달 연대기>였다. 그렇게 인생작 중 하나로 꼽는 걸작 <아스달 연대기>가 <아라문의 검>이라는 이름으로 오랜 기다림 끝에 다시 돌아왔다. <아스달 연대기>를 안 보고 욕하는 사람은 많아도, 이 작품을 보고 욕한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물론 <왕좌의 게임>를 오마주한 부분이나 디테일 등 여러 면에서 부족한 부분도 있었지만, 스토리와 세계관 만큼은 그 어떤 대서사시 작품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작품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나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4년이 지난 지금 이 순간, 다시 한번 증명해 내 보인다. 비록 그토록 간절했던 흥행에는 또다시 실패했지만 말이다.




아스달 연대기를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전율!!

아래는 4년 전 <아스달 연대기>가 끝났을 때 내가 썼던 리뷰의 한 부분이다.


아라문 해슬라 타곤과 이나이신기의 재림인 은섬의 대결!!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야와 태알하의 왕위 계승 다툼!! 예고편에서 보여준 은섬과 사야의 만남과 뒤바뀜. 이를 혼동하게 될 탄야와 샤바라!! 사햐티의 아이들을 이끄는 흰산의 암살자와 다시 돌아올 무적의 뇌안탈과 최강마(馬) 칸모르!! 그리고 복수의 칼을 가는 무공 절대 지존이된 눈별!! 청동을 능가할 철무기의 존재와 레무스 대륙을 정복했다는 그 어떠한 존재들까지!! 다 설명하지 못할 정도로 수많은 떡밥들이 거미줄처럼 얽히고 설켜서 놀라운 세계관을 만들어 냈고, 이는 기존 한국 드라마에서 본적도 없는 흥미진진한 싸움판을 만들어 냈다.


이렇듯 전작 <아스달 연대기>에서 완성된 세계관과 떡밥들이 <아라문의 검>에 고스란히 펼쳐지게 된다. 사실상 하이라이트를 남겨두고 시즌1이 마무리되었기에, 시즌2는 말 그대로 시작부터 하이라이트의 연속이 된다. 이미 준비되었던 이 어마 무시한 떡밥들이 <아라문의 검>에서 한편씩 공개될 때마다 회수되면서, 시종일관 놀라운 전율과 쾌감을 선사하게 된다. 즉 이 작품은 <아스달 연대기>를 보고 이해한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재미와 전율이었다.

<아라문의 검>은 <아스달 연대기>를 보고 이해한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재미와 전율이었다.
세상 참 재밌네.
이거 무슨 병 인가봐!!



전작의 단점을 보완하다!

놀라운 세계관과 스토리를 선보였지만 부족한 디테일과 느린 전개, 무엇보다 어색한 전투신이 전작 <아스달 연대기>의 단점이었다. 하지만 4년 만에 선보인 <아라문의 검>은 이러한 단점을 확실히 보완해 낸다. 전투의 스케일을 키워서 블록버스터 드라마 다운 웅장함을 선사하고, 액션의 디테일이나 완성도 부분에도 많은 신경을 쓰면서 확실히 보는 재미를 더했다. 여기에 전작보다 일취월장한 음악과 BGM은 듣는 쾌감까지 더했으며, 빠른 이야기 전개는 숨 쉴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

전작의 단점을 보완한 <아라문의 검>! 전투의 스케일을 키우고~
액션의 디테일이나 완성도 부분에도 많은 신경을 쓰면서 보는 재미를 더했다.

다소 놀림감을 받았던 난해한 미술 배경과 복장을 어느 정도 통일시키고, 이야기를 좀 더 직관적이고 단순하게 정리하면서 훨씬 몰입하기 편한 드라마로 탈바꿈하였다. 어려운 용어 정리나 진입장벽의 문제도 다양한 부연 설명과 본 방송에도 자막을 넣는 노력까지 더하면서, 어떻게든 단점을 보완하려는 제작진들의 노고가 엿보였다.


정치와 종교, 신과 인간의 관계

이상적인 지도자에 대한 역설

전작이 인간의 변해가는 욕망과 이에 따른 국가의 탄생을 노골적으로 그려 냈다면, <아라문의 검>은 국가의 전쟁과 위기라는 상황 속에서 다양한 인간 군상과 사회 현상을 자연스럽게 그려 나간다. 타곤과 탄야의 관계에서 드러나는 정치와 종교의 관계, 특히 종교와 인간의 믿음이 얼마나 무서운 힘을 발휘하는지 그려내는 부분은 상고시대라는 배경 안에서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또한 그 안에서 결국은 신보다 사람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끄집어 내면서, 자연스럽게 홍익인간을 재해석하는 모습은 놀라움을 자아내게 한다.

정치와 종교의 관계, 무엇보다 인간의 믿음이 얼마나 무서운 힘을 발휘하는지~
상고시대라는 배경 안에서도 그려내는 이러한 부분들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사람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메시지와 함께 홍익인간을 새롭게 재해석하는 놀라움마저 선사한다.

누군가의 희생으로 포장된 자신을 지키려는 타곤과 타인의 희생을 막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은섬의 대결 또한 개인주의와 집단주의를 넘어 많은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두 인물 모두 이상적인 국가를 고뇌하는 우두머리지만 서로 다른 이념의 충돌에서 어떤 지도자가 과연 이상적인 지도자인지 명확히 그려내고 역설한다.

어떤 지도자가 과연 이상적인 지도자인지 이 작품은 명확히 그려내고 역설한다.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는 새롭게 투입된 배우들

몇몇 발연기로 옥에 티가 여러 보였던 <아스달 연대기>였지만, <아라문의 검>은 그러한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모든 배우들이 훌륭한 연기를 선보인다. 새롭게 투입한 배우들의 연기는 우려를 불식시킬 정도로 멋진 연기를 선보이면서, 이전 작의 배우들을 완전히 잊을 수 잊게 만든다. 송중기가 아니라면 은섬과 사야를 이보다 더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정도로 이준기는 두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낸다. 특히 액션에 진심인 이준기의 놀라운 액션 스킬과 몸짓은 감탄의 연속이었다. 신세경 또한 놀라운 발성과 딕션으로 김지원의 빈자리가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여신에 가까워진 탄야를 훌륭히 연기해 낸다. 교체된 배우들이 이토록 이질감 없이 훌륭히 연기해낼 줄은 솔직히 예상 밖이었다.

은섬과 사야를 완벽하게 연기한 이준기!!
신세경 또한 놀라운 발성과 딕션으로 신에 가까워진 탄야를 훌륭히 연기해 낸다.                                 


장동건 커리어 최고의 연기

무엇보다 이번 작품에서 극찬해야 할 배우는 장동건이다. 전쟁 같은 사랑을 그려내는 타곤의 애증과 부성애, 그리고 개인의 욕망과 이상 사이에서 고뇌하고 흔들리는 왕을 장동건은 너무나 완벽하게 연기해낸다. 사실 <아라문의 검> 최고의 캐릭터는 은섬이 아니라 타곤일 정도로 입체적인 캐릭터였고, 이를 장동건이 연기하면서 내외적으로 너무나 이상적인 타콘왕을 완성해낸다. 고뇌에 지쳐 터질듯한 실핏줄의 충혈된 눈과 완벽한 외모에서 풍겨 나오는 아우라, 거기에 뛰어난 액션 연기와 예전의 장동건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묵직한 발성까지. 얼마 전 유튜브에서 이동진 영화평론가가 장동건 커리어 최고의 연기는 여전히 영화 <친구>라고 했는데, 이건 <아라문의 검>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나온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그의 커리어 사상 최고의 연기이자, 올해 드라마신에서 반드시 언급해야 할 명연기였다.

전쟁 같은 사랑을 그려내는 타곤의 애증과 부성애~
그리고 개인의 욕망과 이상 사이에서 고뇌하고 흔들리는 왕을 너무나 놀랍게 연기해낸다.




아쉬운 단점들

전작의 단점들을 분명 보완한 <아라문의 검>이지만, 그래도 아쉬운 단점들이 보이기도 한다. 분명 스케일을 키웠지만 정작 중요한 마지막 전투신에서의 허술한 스케일이 아쉬웠고, 12부작이라는 짧다면 짧은 시간안에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함축시키다보니 수많은 캐릭터들이 그저 이야기에 묻히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가장 거슬렸던 건 화면 전체를 장악했던 블러효과. 마치 미니어쳐 효과처럼 극단적으로 배우 한 명에게만 초점을 축소시켜서 계속해서 주변 배경과 인물들을 흐릿한 화면으로 보여준다. 물론 부족한 배경 디테일을 감추기 위한 장치일 수도 있으나, 이러한 비주얼을 너무 자주 고집하여 눈을 피로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너무나 과한 블러 효과. 이러한 구도까지 초점을 흐릴 필요가 있었을까?

주조연 배우들의 교체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으나, 이 부분도 솔직히 말하면 아쉽다. 물론 앞서 말했듯이 교체된 배우들이 어떤 부족함 없이 멋지게 연기해 낸 건 사실이다. 이건 너무나 감사한 부분이다. 그럼에도 은섬과 탄야를 송중기와 김지원이, 그리고 잎생을 김성철이 그대로 연기했었다면 어땠을까? 우리는 이미 <낭만닥터 김사부> 시리즈에서 같은 배우들이 시즌제를 함께 이어나갔을 때 그려지는 연속성과 캐릭터의 힘이 어떠한지 제대로 경험해 보았다. 은섬과 탄야의 애절한 서사가 조금은 부족하게도 느껴진 것은 아무래도 배우의 교체 영향도 있었을 것이다. 전작과의 연결고리를 잘 보여준 초반부 무백의 박해준만 보아도 같은 배우의 출연이 어떤 영향력을 선사할 수 있는지 잘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아쉽고도 참 안타까운 부분이다.  

그럼에도 송중기와 김지원, 그리고 김성철이 그대로 연기했었다면 어땠을까?


결국 문제는 진입장벽

어쨌든 이토록 극찬한 작품이 또 한 번 흥행에 실패한 이유는 아시안게임으로 인한 잦은 편성 변경의 이유도 있겠지만, 역시 여전히 진입 장벽이 높았던 이유가 가장 큰 문제였다. 계속해서 강조하지만 전작 <아스달 연대기>를 보지 않았다면, 이 작품의 재미는 50%도 느끼기가 어렵다. 거기에 무려 4년이 난 지난 이후에 시즌2가 방영하면서 전작과의 연속성에서도 다소 타이밍을 놓친듯한 느낌도 들었다. 전작이 크게 흥행했다면 4년이란 시간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겠지만 <아스달 연대기>는 상황이 달랐고, 심지어 <아라문의 검>은 전작을 보지 않으면 제대로 된 재미를 느끼기에 너무나 어려운 작품이었다.




아라문의 검 (2023. tvN)

마치며

시청률이 전부인 시대는 아니지만 <아라문의 검>의 초라한 성적표는 충분히 실패한 드라마라고 평가받을 수 있다. 하지만 누구도 이 작품의 뛰어난 세계관과 이뤄낸 성과를 무시하진 못할 것이다. 김영현, 박상연 두 작가의 천재적인 극본과 배우들과 제작진의 노력으로 탄생된 새로운 세계관의 이야기는 너무나 황홀하고 매력적인 대서사시의 향연이었다. <아스달 연대기>도 그러했지만, 언젠가 시간이 지나면 이 작품도 반드시 재평가 받게 될 날이 올 것이다.


<선덕여왕>부터 <뿌리깊은 나무>와 <육룡이 나르샤>, 그리고 아스달 시리즈까지 두 작가의 매력에 20여 년 동안 흠뻑 취했던 나이다. 흥행에 실패하였다고 두 작가님과 제작진들은 의기소침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아라문의 검>은 충분히 훌륭했던 드라마였고, '전설'이라는 명칭에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작품이었다. 두 작가만이 가능한 놀라운 작품으로 언젠가 다시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이번 리뷰를 마친다.






20년대 좋은 국내 드라마들을 리뷰합니다.

위 글은 블로그에 썼던 리뷰들을 재편집한 글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새로 쓰는 한국 블록버스터 드라마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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