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게 내재된 힘
달력에 시아버님의 검진 날이라 표시해 둔 날이 오늘이다. 지방에 사시니 어제 오후에 집에 오셨다. 어제는 오전부터 해야 할 일들을 하나씩 해치우느라 바쁘게 보냈다. 청소기를 돌리고 저녁식사 준비를 하고 있자니 공항버스가 운행하지 않아 전철을 타고 오시는 중이란다. 먼 길을 혼자 전철을 타고 환승까지 해야는데 걱정이 되었다. 거의 도착할 즈음에 시간 맞춰 첫째에게 전철 마중을 부탁했다. 그 사이 식사 준비를 마쳤다. 설 명절에 뵙고 격일로 영상통화를 하지만 아버님은 많이 반가워하셨다. 첫째의 마중이 감동적이셨다며 식사 내내 몇 번이나 말씀하셨다.
식사를 마치고 남편과 고수부지 산책을 나가신 사이 부지런히 설거지를 하고 8기 서평 팀의 라이브톡을 들을 수 있을지 시계를 계속 들여다보았다. 8시가 좀 안되어 돌아오셨고 남편과 아버님과 셋이서 그간 못 나눈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30분쯤 이야기를 나누고 조용히 스마트폰을 보니 리더님이 라이브를 시작하신다. 얼른 이어폰을 꽂았다. 여전히 담소 중이라 댓글을 달수가 없어 그냥 듣기만 했다. 한쪽은 라이브 톡, 다른 쪽은 어버님과 남편의 이야기. 어느새 리더님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다. 동료분들의 이야기는 못 들었지만 그렇게라도 참석을 하니 좋았다.
오늘 오전에 남편이 아버님을 병원에 모셔갔다. 남편과 검진을 받고 공항으로 가신다고 하셨다. 둘째가 시험기간이라 함께 못해서 아쉬워하셨다. 그래도 하룻밤이지만 잘 계시다 가셔서 다행이다. 잠시 책을 읽는데 시험 첫날 난이도가 높았다며 시무룩한 둘째가 현관문을 열었다. 점심을 챙겨주고 기운을 북돋워주려고 머리를 굴려 긍정의 말들을 쏟아낸다. 조금은 환해진 얼굴로 학원으로 갔다. 휴. 이제 책 읽고 글쓰기 좀 하자.
오늘 질문지를 보니 인제 정말 시작이란 실감이 난다. 어제오늘처럼 계획된 일정, 예정에 없던 일들이 생길 거다. 어차피 내가 해야 할 일들이니 부지런히 움직이는 수밖에. 해보지 않으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를 테니. 나 자신을 믿고 한 달 동안 나 자신과의 약속을 해 나가자. 서평 팀 모두 각자의 속도대로 자기 몫을 잘 해내길 바란다.
자신에게 내재된 힘은 본질적으로 새로운 것이며,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그 사람밖에 모른다. 그것도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랄프 왈도 에머슨의 자기 신뢰> p22
언제 어디에서 글을 쓸 예정인가요?
리프레시 기간에 글쓰기 모임은 진행형이라 다양한 시도를 해 보았다. 새벽에 일어나자마자 써보기도 하도, 운동을 다녀와서 써보기도 했다. 오전에 독서시간을 갖은 후에 써보기도 했다. 서평과는 다른 주제에 대한 글쓰기였지만 어떤 날은 술술 써지는가 하면 어떤 날은 풀리지 않아 괜히 딴짓을 하기도 했다. 아직은 나에게 맞는 글이 좋아하는 시간대를 찾아가는 과정인 것 같다.
다음 주부터는 목요일에만 나가던 카페 봉사에 월요일도 추가가 된다. 월요일은 봉사도 하고 조금 더 커피에 대한 공부를 할 예정이다.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미리 읽고 쓰는 준비가 필요하다. 저녁에 잠깐이라도 노트에 끄적여보고 가급적 다음날 오전 중에 마무리하려고 한다.
며칠 전 카페 봉사를 하고 집에 오니 거실 책상이 말끔해졌다. 내가 읽는 책, 노트, 필기구가 한쪽에 가지런히 놓여있었고 북스탠드에 몇 권의 책도 꽂아놓았다. 외출하기 전에 잠시 노트북 앞에서 끄적이다 나가서 책상이 어질러져 있었다. 둘째가 너무 더워서 에어컨을 켜고 과제를 하려고 정리를 시작했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는 거다. 이유야 어떻든 고맙다는 표시로 꼭 안아주었다. 거실 책상 스탠드 아래에서 가끔은 하늘도 보고 길 건너 아파트 사이로 보이는 한강도 보며 글쓰기는 계속될 거다.
매일 읽기 위한 계획은 무엇인가요?
7기에 계획에는 없었지만 짧으면서도 깊은 철학서나 글쓰기 관련 에세이를 읽었다. 책을 읽다가 지치거나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 전혀 다른 분야의 책을 읽으니 기분전환이 되었다. 책의 피로를 책으로 푸는 신기한 경험이었다. 이번 한 달에도 매일 읽기 위해 선별해 둔 책 외에 얇은 서적의 힘을 빌릴듯싶다.
하루에 읽은 분량을 마음속으로 정해두었다. 그리고 포커스 앱을 사용해서 90분은 집중해서 읽으려고 한다. 저녁시간에도 여유가 된다면 수시로 읽고 서평을 위한 준비를 조금이라고 해보려고 한다. 어제 선별해 둔 책들 위주로 그날 기분, 상황에 따라 손가는 대로 돌려가며 일단 하루 분량을 지켜보려고 한다.
원하는 글을 매일 쓰기 위한 계획은 무엇인가요?
수영을 할 때나 근력 운동을 할 때나 잘해야지 생각하면 힘만 들고 속도도, 더 하고 싶은 의욕도 생기지 않는다. 어제 라이브에서 리더님이 말씀 주신 것처럼 힘을 빼고 즐겁게 글쓰기를 하려고 한다.' 계속해서 꾸준히'쓰는 게 아직은 나의 목표이므로. 어떤 날은 짧은 감상문이나 내용 요약문을, 간혹 어떤 날은 서평 다운 서평을 쓸지도 모르겠다. 형식이야 어떻든 힘을 빼고 수영을 하는 것처럼 편안하게 쓰려고 한다. 저자가 말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내 생각은 어떤지 고민하며 글로 표현해보는 작업을 즐겁게 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