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역사를 만드는 사람들 2

한 달 서평 8기 동료들

by 꽁스땅스

오늘 아침 다른 독서모임에 올린 글에 댓글 알림 문자가 떴다. 서평이라고 올린 글이 나의 생각이 아닌 작가의 생각만 들어 있어서 아쉬웠다는 내용이었다. 순간 얼굴이 뜨거워지고 좀 더 심사숙고하지 못하고 글을 올린 내가 원망스러웠다. 안 좋은 생각이 들었지만 그냥 아침 운동을 갔다. 지금은 나에게 맞는 방식을 찾아가는 중이라 책 내용에 따라 나의 경험과 생각이 어우러져 쓰는 경우도 있지만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럴 때면 내용 중에서 그 책에서 취하면 좋은 부분을 발췌해 한두 줄 짧은 생각을 넣어 글쓰기를 하기도 한다. 어제 쓴 글이 그랬다. 더군다나 책 내용을 내 일상에 적용한 지 3일 차 밖에 안되기도 했다.



운동이 끝나고 오는 길에 마음이 풀리지가 않았다. 좀 더 꼼꼼히 읽고 내 생각을 쓸 수밖에. 이제 책을 읽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독서와 글쓰기 초보라 나의 스타일, 생각을 키우는 과정으로 이해해 달라는 답변을 보냈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나에 대한 믿음을 잃지 말자며 속으로 외쳤다. "그래! 이건 더 잘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이야. 지금 잘하고 있어!"



책 <예술하는 습관>에 영국 작가 도리스 레싱의 이야기가 나온다. 아들 피터와 함께 지내면서 글을 썼던 레싱은 돌봐야 할 아이를 가진 덕분에 살아갈 수 있었다고 한다. 아이가 없었다면 1950년대 소호(그곳에는 기라성 같은 인재들이 많았지만 그들은 주로 술을 마시며 자신들의 재능을 이야기했다"레싱은 이렇게 기록했다)의 유혹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했을 거라며 피터를 돌보면서 글 쓸 시간을 낼 수 있게 삶을 조율했다고 한다. 하루에 최소 7000 단어를 목표량으로 잡아놓았기에 막연하게 글을 쓰는 매일이 놀랍도록 생산적이었다고 한다.



매일 읽고 쓰는 한 달 서평. 동료들 모두 벌써 5일째 미션 100프로 달성중이다. 본연의 일이 없는 분들도 아니신데 작가도 예술가도 아닌 동료분들이 쓰고 싶은 기분이 나든 안 나든 매일 읽고 쓰는 게 존경스럽다. 레싱처럼 시간을 조율하고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며 매일 자신의 글을 축적해 가는 모습에 나 또한 힘이 난다. 기분이 축 늘어졌다가 동료분들을 떠올리고 한 달 서평을 생각하니 조금 위로가 된다. 부족한 글을 읽어주고 응원해 주는 동료분들이 오늘따라 든든하다.


시행착오를 거쳐서 자신의 욕구를 파악하고 자신에게 양분을 주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의 본능적인 리듬과 일정이 무엇인지 알아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예술하는 습관> p31

한 달 동안 함께 할 당신의 동료는 어떤 사람들인가요?

8기 서평을 시작한 지 5일 차. 유용한 공통 질문지 찬스로 두 개의 서평(이라기보다 요약 글이 더 맞겠다), 한 달간 계획에 대한 두 개의 글쓰기를 했다. 그리고 오늘 동료들에 대해 들여다보는 질문지. 이번 기수에는 나름 여유를 가지고 동료들의 글도 읽어야지 하는데 인증 후 다른 일정으로 시간을 내지 못했다. 오늘 질문지 덕분에 새로운 세 동료분의 글을 읽을 수 있었다.



건축에 대한 책 <공간에 대한 공간>에 대한 글. 루이스 칸, 안도 다다오라는 들어봄직한 건축가, "좋은 장소란 한 소년이 그 거리를 걸으면서 장차 커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일깨워주는 장소"라는 루이스 칸의 이야기, 건축 역시 IT 기술과의 교배로 진화 중이듯 우리 인간은 행동을 통해 진화를 보여준다는 것, 사회도, 가치관도 변하듯 인간다움도 변할 것이고 변하지 않는 것을 무엇일지 생각해보아야 자신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글이었다. 며칠 전에 읽은 김미경의 리부트를 떠오르게 했다. 나 자신이 변해야 할 것, 변하지 않아야 할 것, 채워야 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글이었다.



<갈등의 세상에서 평화를 말하다>에 대한 글. 동료분의 글에서 책에서 발췌한 " 누군가와 같이 살면서 그 사람 안에 생동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것은 얼마나 슬픈 일인가"라는 문장을 읽고 대화의 필요성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부부간, 아이들과, 동료들 간의 솔직한 대화가 말처럼 쉽지 않다. 특히 자라는 아이들에게 엄마로서의 욕구(Need)를 드러내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동료분처럼 나도 책을 읽고 쓰는 행동하는 엄마의 모습으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노력해야 함을 다짐해본다.



<생태와 인간>에 대한 글. 코로나에 대한 이야기로 최재천 교수님이 쓰신 책이었다. 김미경의 리부트에서도 인터뷰한 내용이 나와서인지 더 공감 가는 내용이 많았다. 바이러스 창궐 주기가 짧아진 것이 결국 우리 인간 때문이라는 것, 진정한 대안은 행동 백신, 생태 백신이라는 말에 또 한 번 경각심을 갖게 했다. 우리 인간 또한 자연의 일부임을 잊지 말고 일상을 대해야겠다.



앞으로 그들과 어떻게 보낼 생각인가요?

지난 7기에도 공통 질문지를 통해 그날만큼은 동료분들의 글을 읽으려 노력했다. 별거 아니라고 시작한 일이었지만 새로운 책을 접할 수 있었고 동료분들의 생각을 배우는 별거임을 알았다. 매일은 못 읽더라도 인증 후에는 꼭 한 분이라도 글을 읽고 댓글로 교감을 나누고자 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시간관리 지침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