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의 말들
어제는 한 달 서평 팀의 라이브 톡이 있었다. 언제나 신청자를 받으면 하겠다고 나서지만 늘 순번이 돌아오면 왜 그리 떨리는지. 한 달이란 기간이 지나고 보면 짧게 느껴지지만 한 달 안에 하루하루의 시간은 참 몸도 마음도 변화무쌍하다. 어제가 16일 차였고 벌서 네 번째 한 달을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돌을 굴리는 걸 쉬고 싶은 마음이 자주 생겼다.
어제 라이브 톡 시작 전 정각에 시작해 달라는 리더님의 톡을 보고 알겠다고 씩씩하게 '넵'이라고 답을 하면서도 어느새 가슴이 콩닥콩닥 뛰기 시작했다. 막상 시작하니 그리운 절친을 만난 거 마냥 담담하게 책 내용을 얘기하면서 솔직한 속내를 말할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며 답답했던 마음이 풀리고 글을 쓰면서 다시 한번 나를 다잡을 수 있었다. 라이브톡을 하며 같은 배를 탄 동료들에게 털어놓고 나니 속이 후련하고 힘이 났다. 참 고마운 나의 한 달러들 그리고 리더님.
뒤이은 동료분들의 라이브 톡. 오랜 기간 함께 했던 풋풋하고 이쁜 동료 효은 님은 새로운 일을 하며 자기 길을 찾아가는 모습, 그 일과 관련하여 책을 읽고 실행에 옮겨보려 한다는 능동적인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글쓰기 모임에서 알게 된 나비님은 오랜만에 얼굴도 뵙고 아이들을 키워오신 얘기, 독서모임을 통해 좋은 영향력을 끼치시고픈 소망도 나눠주시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마무리를 위한 리더님의 라이브 톡. 다음 주에 시험도 있으시다는데 공부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을 쪼개어 한 달에서 두 개의 프로그램이나 리딩 하시는 대단한 분이시다. 일 년 넘게 매일 달리기를 하시는 얘기로 시작하셨다. 시간이 흘러도 달리기가 쉽지 않다며 매일 읽고 쓰는 일도 마찬가지니 스스로를 토닥이며 끝까지 완주하자고 격려해 주셨다. 함께 하는 동료와 리더님과의 라이브 톡은 언제나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라이브 톡은 한 달의 오아시스 같다 서로에 대한 무한한 긍정과 존중이 가득하다.
언제나 사소한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상의 감각이 합해져 한 사람의 태도를 만들고 언어를 탄생시키니까. 누군가를 추억할 때 떠오르는 건 실력이 아니고 태도의 말들이었다..... 우리는 서로의 진심을 모른다. 태도로 읽을 뿐이다. 존중받고 싶어서 나는 태도를 바꾸고 존중하고 싶어서 그들의 태도를 읽는다. 문제는 존중이니까. <태도의 말들 p11>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475312
내 실력이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다고 느끼면 불안하지 않습니다.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를 쓴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교수를 인터뷰한 이야기가 소개된다. 안정적인 교수직을 버리고 4년간 일본 유학을 다녀왔다. 그와의 인터뷰에서 한 이야기다.
주체적인 삶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내 관심사를 끊임없이 공부하는 일이죠. 내가 좋아하는 것을 분명히 알고 끊임없이 하는 걸 공부하고 있으면 불안하지 않아요. 내 실력이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다고 느끼면 불안하지 않습니다. <태도의 말들 p43>
회사 생활을 할 때는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건 고작 새벽 운동 (물론 수영 강사의 리드 하에 호흡에 집중하며 한 시간을 신나게 달렸지만), 자기 전 기도하기, 출퇴근 시간이 전부였다. 하지만 현재 나는 가족들을 챙기고 카페 봉사를 하지만 대부분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읽고 글쓰기를 한다. 읽고 싶은 책이 끊임없이 생기고 하나씩 클리어하고 있다. 하루하루 1퍼센트라도 어제와는 다른 나를 마주하는 느낌이 있으니, 지금의 나는 괜찮지 않나 싶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될지 불안이 슬금슬금 밀려올 때도 있지만 그때마다 성장곡선을 상상해 본다.
할 수 있는 한 의미 있는 일을 하면서
[한국일보] 기자이고 부고 기사를 엮은 책 [가만한 당신]의 저자 최윤필 기자와의 인터뷰가 소개된다. 그는 저자로서 인터뷰당하는 상황을 진심으로 곤혹스러워했다. "근사해 보이는 사람들을 찾아서' 이런 사람들 있어요'라고 기사를 썼을 뿐, 근사한 이야기를 전달한다고 기자가 근사한 건 아니"라고 말한 그는 자신을 두고 "에너지가 많고 능력이 뻔한 사람"이라고 평했다. 그리고 이런 바람을 말했다.
할 수 있는 한 의미 있는 일을 하면서 살기를, 삶이 지금보단 조금 더 편하고 즐겁기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걸 더 자주 먹을 수 있기를 <태도의 말들 p45>
오늘 상도점 하랑에서 강사님 두 분과 함께 했다. 하랑이 처음 생기고 우연히 커피를 배우게 되었고 그 인연으로 강사를 하신지 10년이 지나셨다고 했다. 커피믹스를 좋아했는데 어쩌다 에스프레소 강사를 하고 있다며 그렇게 오랜 기간 일할 수 있었던 건 힘든 것보다는 재미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앉을 새도 봉사자들과 말할 짬도 없는 하루지만 쉬는 날도 나가게 되고 벌어드린 수익으로 이웃을 도울 수 있어 뿌듯하다고 하셨다. 강사를 하다 보니 계속 공부를 하게 되니 나이가 들어도 치매에 걸릴 걱정도 없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좋으시다고 하셨다.
오랜 회사 생활 후에 하랑을 알게 되어 1년 넘게 봉사를 했다고 말씀드리니 하랑에서 강사를 하며 다른 삶을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는 말씀도 주셨다. 강사님을 보면서 의미 있는 일을 하면서 즐겁게 사는 모습이 느껴졌다. 어제 라이브 톡의 두 분의 동료분과 리더님의 이야기에서도 비슷한 감정이 들었다. 나 역시도 할 수 있는 한 의미 있는 일을 하면서 즐겁게 사는 삶을 꿈꾸어 본다.
누군가의 이야기에서 내가 꿈꾸던 삶의 모습이 그려져 몹시 반가웠다. 나 역시 할 수 있는 한 의미 있는 일을 하면서 조금 더 즐겁게 살길 바란다. 스스로를 과대평가하지 않고 뜨겁지 않게 은근하게, 꺼드럭거리지 않으면서 살고 싶다. <태도의 말들 p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