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프래질 5
책 <안티프래질> 4권 [ 옵션의 특징, 기술, 안티프래질적 특성을 지닌 기능]에서는 세상의 신비한 특징을 설명한다. 인간의 지능이 아니라 사물의 배후에서 작용하는 비대칭성과 옵션의 특징이 오늘날 어떻게 우리를 여기까지 오게 했는지를 설명한다. 오늘은 안티프래질을 달성하기 위한 무기인 옵션과 그 특징에 대해 정리해보려 한다.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정말 알고 계십니까?
합리적인 산책가는 여행가와 달리 일정을 지속적으로 수정하는 사람이다. 새로운 정보를 바탕으로 새로운 장소에 동화될 수 있다. 때로는 장소가 주는 분위기에 이끌리기도 한다. 그는 계획의 포로가 아니다. 한편 여행가는 계획의 완벽함을 가정하고 자신을 수정 불가능한 프로그램에 가두어 버린다. 산책가는 새로운 정보를 얻으면서 자신의 프로그램을 끊임없이 수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내일 무엇을 좋아하게 될지 오늘 알고 있다고 가정하는 것은 서로 연관된 오류다. 또 다른 사람들도 자신이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당신이 묻기만 하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말해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착각이다.
IT 기업가였던 스티브 잡스의 장점은 다른 사람들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묻는데 바탕을 둔 시장 연구와 포커스 그룹을 신뢰하지 않고 자신의 상상력을 따랐다는 데 있다. 잡스는 자신이 무엇인가를 줄 때까지 사람들은 스스로 그것을 원하는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행동의 과정으로부터 전환시킬 수 있는 능력을 옵션 option이라고 한다.... 중요한 사실은 옵션이 당신을 안티프래질 하게 해 주고, 불확실성의 부정적인 측면으로부터 심각한 피해를 보지 않으면서도 긍정적인 측면으로부터 혜택을 보게 해 준다는 것이다.
<안티프래질 p262>
나는 여행가? 아니면 산책가일까? 여행가와 산책가의 중간인 것 같다. 패키지여행보다는 자유여행을 선호한다. 미리 대략의 계획(방문 도시)은 세우되 현지의 상황을 고려해서 여백의 시간을 마련한다. 실제 여행지에 도착 후 기분이나 새롭게 알게 된 정보를 바탕으로 일정을 수정하기도 한다. 예전에 패키지여행 중에 하루나 이틀 자유시간이 주어졌을 때 예정에 없던 옵션을 선택했고 당일치기 카프리섬 투어를 하게 되었다. 별도의 비용이 발생하긴 했지만 그 날 여행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 멋진 추억이 되었다.
탈레스의 안티프래질
철학자 탈레스는 페니키아 혈통으로 소아시아 지역에 위치한 고대 그리스 이오니아의 해안도시 밀레투스에서 살았다. 그리고 다른 철학자들과 마찬가지로 그 역시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했다. 밀레투스는 교역의 중심지였는데 페니키아 인들이 정착하면서 상업적인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그러나 철학자 탈레스는 아주 가난했다. 그는 교역에 종사하는 친구들이 자신에게 '사업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사업을 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철학을 한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싫었다.
마침내 탈레스는 대담하게도 밀레투스와 키오스 주변의 모든 올리브 압착기를 저렴한 비용으로 언제든지 빌릴 수 있는 권리를 계약했다. 실제로 대풍년이 들어서 올리브 압착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자 탈레스는 압착기 주인에게 빌린 것보다 더 비씬 가격으로 압착기를 빌려주었다. 탈레스는 이 거래로 큰돈을 벌어들이고 나서 다시 철학자로 돌아왔다.
탈레스는 비대칭성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그것은 바로 구매자(탈레스)가 권한은 갖지만 의무는 갖지 않는 옵션이었다. 물론 상대방(즉 판매자 압착기 주인)은 의무를 갖지만 권한은 갖지 않는다. 탈레스는 수요가 급증할 때 올리브 압착기를 사용할 권한은 가졌지만 의무는 갖지 않았다. 반면에 상대방은 의무는 가졌지만 권한은 갖지 않았다. 탈레스는 이런 권한에 대해 얼마 안 되는 가격을 지불했는데 실현 가능한 엄청난 이익을 감안하면 얼마 안 되는 손실이었다.
이것이 기록상으로는 첫 번째 옵션이었다. 옵션은 안티프래질로 안내해준다. 그의 사례는 인생에서 선택에 관한 그의 생각을 보여준다. 그는 철학을 정말 좋아했다. 그는 다른 옵션도 가지게 되었다. 옵션이 하강국면보다 상승국면에 더 많이 있도록 하여 안티프래질로 안내해 주었다.
철학을 할 수 있을 만큼의 돈을 번 탈레스는 자신의 마에케나스 Marcenas (고대 로마의 정치가로서 시인들을 돌봐준 돈 많은 후원자)가 되어서 자신이 얻을 수 있는 가장 높은 지위에 올랐다. 그는 독립과 지적인 생산력을 동시에 얻었다. 그리고 훨씬 더 많은 옵션을 지니게 되었다. 그는 다른 사람들처럼 자신도 모르면서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후원자에게 말해야 할 필요가 없었다. 이것이 바로 옵션의 힘이다. <안티프래질 p269>
탈레스는 옵션을 통해 자유로워졌다. 물론 작은 비용을 지불했지만 가변성이 존재하는 상황,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을 텐데 용기를 낸 덕분에 보상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철학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회사를 떠나고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페 봉사를 하고 있지만 경제적인 자유를 위해 올해 안에 정기적인 소득을 창출하고픈 바람이 있다. 코로나 여파로 상황은 점점 안 좋아지니 부정적인 생각이 들어 시도하기가 두렵다. 탈레스의 일화를 읽으면서 고민만 하지 말고 장기적으로 행복한 실패는 이익을 가져온다는 저자의 말을 다시 새기며 실천가능한 옵션을 찾아봐야겠다.
옵션=비대칭성 + 합리성
프랑스의 위대한 생물학자 프랑수아 자코브 Francois Jacob는 자연에 존재하는 옵션의 개념 또는 옵션과 같은 특징을 과학에 도입했는데 이런 옵션은 프랑스어로 브리콜라주 bricolage 에서 일어날 법한 시행착오 덕분에 나타난다. 브리콜라주는 버려질 만한 재활용품을 가지고 시행착오를 거쳐 미술품을 만들어내는 창작활동을 말한다.
자코브는 자연은 태내에서도 선택하는 방법은 안다고 주장한다. 모든 배아의 절반 정도는 자연 유산으로 이어지는데 이렇게 하는 것이 청사진에 따라 완전한 태아를 만들어가는 것보다 더 쉽다. 자연은 자신의 기준을 충족하는 것은 보존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실리콘 밸리의 기업들처럼 일찍 포기한다. 자연은 옵션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활용한다. 자연이 하는 모든 일은 옵션을 활용하는 것이다.
옵션은 '옵션=비대칭성+합리성'으로 표시할 수 있다. 여기서 합리성은 이익을 얻기 위해 좋은 것을 유지하고 나쁜 것을 버린다는 의미다 <안티프래질 p277>
자연의 가장 놀라운 특성은 진화와 연관된 시험과정에서 옵션을 활용하여 스스로 가장 좋은 것을 선택하는 합리성이다. 자연은 무엇인가를 하기를 두려워하는 연구자와는 달리 옵션, 즉 비대칭성을 확인하다. 따라서 자연은 단계적으로 발전한다. 생물학적 시스템은 이전보다 더 나은 상태에 도달해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합리성은 시행착오를 거치는 동안 이전보다 더 나은 것을 거부하지 않는 데에 있다.
자연과 옵션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는 공감 가는 부분이었다. 자연은 묵묵히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합리적인 선택을 통해 다음 단계로 발전한다. 자연은 사람보다도 똑똑하다. 좋은 것을 유지하고 나쁜 것을 버린다는 합리성은 우리 일상에서 참 쉽지 않은 부분이다. 건강습관 만들기를 지인들과 함께 하고 있다. 오늘 자고 내일 일어나기, 7시간 수면, 올바른 식습관을 위한 밀가루 금지 등의 미션이 있다. 좋은 습관인 줄 알지만 매일 꾸준히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도 삐걱거리는 시행착오의 매일이지만 더 나아질 거란 희망을 가지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옵션이라는 것이 금융분야에 대한 이야기란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어느 분야에나 적용되는 기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한 우리 삶 안에 여러 가지 옵션을 생각해볼 수 있어서 흥미로왔다. 옵션을 통해 실패하더라도 손실이 작은 상황으로부터 혜택을 얻을 수 있다며 저자가 예로 든 스티브 잡스의 말이 오늘따라 그 의미가 더 가슴에 와 닿는다. Stay Hungry, Stay Foolish!
스티브 잡스는 '항상 갈구하라, 우직한 바보가 돼라'라고 했다. 이는 '일에 미쳐라, 그러나 상계 upper bound를 판단하고 정할 때에는 합리성을 유지하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어떤 시행착오라도 바람직한 결과를 확인하고 이를 활용할 능력이 있는 한 그것은 옵션의 표현으로 간주된다. <안티프래질 p277>
https://www.youtube.com/watch?v=J2m-fv_wAsY
1권 안티프래질:개론
2권 근대는 안티 프래질을 거부한다.
3권 예측이 필요하지 않은 세상
4권 옵션의 특징, 기술, 안티 프래질적 특성을 지닌 기능
5권 비선형성
6권 비아 네가티바
7권 프래질과 안티프래질의 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