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독서란

니체의 삶 2

by 꽁스땅스

지난주 수요일(6월 24일) 한 달 서평 팀의 라이브 톡이 있었다. 언택트 시대에 한달러들의 소통문화로 카카오톡 안에 라이브 톡 기능을 활용한 한번 하면 그 매력에 푹 빠지는 한 달 라이브. 리더님이 라이브를 위한 질문지를 미리 공유해 주신다. 이번에 질문지에 새로 추가된 '책 소개 자유롭게 3분'이다. 매일 책을 읽고 서평을 쓰지만 3분 안에 멤버들에게 책을 소개한다는 게 새로웠다. 5기 때 멤버들의 라이브톡을 보고 용기를 얻어 처음으로 도전을 한 뒤 6기에 이어 이번 7기에도 신청을 했다. 5기 때 처음 글로 만나 끈끈해진 멤버들도 함께 참여하게 되어 은근히 설레고 기대되었다.


새벽에 일어나 책을 읽고 어떤 내용으로 3분 안에 소개를 하면 좋을지 생각을 했다. 읽은 내용 중에 마음에 갔던 문장들 위주로 할지, 서평에 썼던 것들을 요약할지 시간이 날 때마다 떠올려보았다. 저녁 9시가 되어 예정대로 신청한 멤버들 순서대로 각자 라이브를 시작했고 책 소개로 이어졌다. 처음 이루어지는 질문이었던 만큼 각자 읽은 책에 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풀어갔다. 매일 책을 읽고 글을 써오신 분이라 그런지 작가님이 책 소개를 하는 영상을 보는 듯 재밌게 빠져들 수 있었다. 다른 멤버들의 책 소개를 들으면서 익숙한 고전, 생소한 내용의 책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것에서 말로 전달하는 것은 또 다른 새로운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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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니체의 삶>에서 저자는 니체가 건강 문제(특히 눈)로 글을 읽거나 쓰는 일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어쩌다 한 번씩 외출할 때는 두꺼운 초록 안경으로 눈을 보호하고 챙이 긴 초록 모자로 얼굴을 가렸단다. 바젤대학교의 동료 교수들은 이런 니체를 못 본 척 무시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끊임없이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연구하던 외로움에서 동생과 친구의 도움으로 명확하고 유창하게 말하기 시작함으로써 또 다른 지적 자유를 마음껏 누릴 수 있었다고 한다. 잠깐 책 내용을 소개하자면 이러하다.


바그너와 트리브쉔 시절이 니체의 인생에서는 가장 행복한 시기였다. 바젤대학교와 바그너의 서재를 오가며 장래가 촉망되는 교수로 안정된 삶을 누리던 그 시기는 그전에도 혹은 그 후로도 니체가 한 번도 누려보지 못한 건강한 삶이 허락된 시기였다. 바그너 부부가 바이로이트로 이사를 한 후 바젤로 돌아온 뒤 니체의 건강은 완전히 나빠졌다. 처음에는 그를 괴롭혔던 두통과 안통이 의자에 앉아 강의노트를 읽거나 쓰던 저녁 일과만 힘들게 할 정도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고통의 강도는 점점 커졌다. 한 달이 지나자 글을 읽거나 쓰는 일은 아예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의사들은 눈을 쉬게 해야 한다고만 말했다.


니체는 동생 엘리자베스를 불러들여 자신의 병간호와 자질구레한 집안일을 맡겼다. 슐포르타 시절 내내 니체를 옆에서 도와주었던 오랜 친구 카를 폰 게르스도르프도 비서 역할을 자청하며 나타났다. 니체가 강의를 준비하는 동안 옆에서 자료를 읽어주면 니체는 필요한 부분을 머릿속으로 기억했다. 폰 게르스도르프는 그 과정을 지켜보며 니체의 나쁜 시력이 내적으로 그를 훨씬 더 집중할 수 있게 만든다고 생각했다. 자료를 선택하고 그것을 전달하는 과정이 꾸준히 반복될수록 니체의 말하기 실력은 유창해졌으며 집중력도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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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병은 내 모든 습관을 완전히 바꿀 권리를 주었다. 내 병은 내가 망각하기를 허용했고, 요구했다. 내 눈은 책벌레와 관련된 모든 습관에 작별을 고하게 했다. 쉽게 말해 문헌학과 작별 인사를 고했다. 나는 '책'에서 벗어났다. 그것은 나에게 내린 최고의 축복이었다! 제일 밑바닥에 있던 나 자신, 끊임없이 다른 자아의 목소리를 듣느라 침묵을 강요당했던(독서를 말한다!) 나 자신이 수줍어하며 의심에 가득 참 눈으로 서서히 깨어났다. 그리고 마침내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니체의 삶 p199>


개인적인 지병으로 책벌레였던 니체는 더 이상 독서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또 다른 습관을 만들어 간다. 그의 말처럼 책 속의 다른 자아의 목소리를 들으며 사색하고 고민하는 시간이 축적되었기에 병을 망각하고자 꾸준히 반복하여 자기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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씽큐 온 온라인 토론이 지난 주말에 있었다. 원래는 온라인상으로 하는 독서모임이라 공시적으로는 지정도서를 읽고 서평을 올리고 댓글을 교환하는 정도로 끝나는 게 보통이다. 내가 속한 팀에 한 멤버분이 먼저 줌 온라인 토론을 제안하셨고 그동안 원하는 멤버들에 한해 온라인 토론을 해왔다. 지난 토요일 저녁이 마지막 토론이었다. 그동안 톡 방에서 일정을 공유하는 것을 보고 토론 후 후기글을 읽었다. 두 번째부터인가는 우리 그룹에 팀장님도 참석하셨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댓글을 다는 것도 쉽지 않은데 토론을 하고 후기글까지 올리는 멤버분들의 열정이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마지막 온라인 토론을 모집할 때는 나도 참석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신청했다.


그간의 읽은 책의 간단한 소감들을 공유하고 이번 씽큐 온 활동에 대해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저마다의 책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책을 읽고 글쓰기에서 더 나아가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것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혼자라면 읽지 못했을 벽돌 책, 생각해보지 못할 주제들, 팀장님의 따뜻한 댓글 소통, 줌 온라인 토론을 제안하며 아웃풋 독서에 대한 열정을 보여준 멤버 분과 함께 하신 모든 분들. 책을 통해 여러분들과 연결되어 소통할 수 있어서 새로운 관점들을 깨달을 수 있어서 뜻깊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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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독서란 이런 일련의 활동을 통해 나의 생각을 키우기 위한 것이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을 시작으로 니체처럼 나의 생각을 명확하고 분명하게 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말이다. 지난 15일 동안 서평을 쓰기 전에 어떤 책을 읽을지 어디에서 쓸 건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나만의 속도로 생각을 하며 책을 읽고 글을 쓰려고 하니 좀 더 힘을 빼고 쓸 수 있는 것 같다. 니체와 그의 여동생의 가장 좋아하는 인생 좌우명이 된 괴테의 명언처럼 나 역시 나 자신의 모습으로 나답게 살기 위해 앞으로 남은 한 달도 꾸준히 노력할 것을 다짐해본다.


이번 여행은 우리에게 잊지 못할 특별한 기억을 선물했다. 마치니는 그와 동행하는 그 젊은 청년에게 특유의 외국 억양으로 괴테의 명언을 여러 번 인용했다 '타협하지 말고 온전히 자신의 모습으로 아름답고 당당하게 살아라' 그때부터 그 말은 오빠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인생의 좌우명이 되었다.
<니체의 삶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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