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람들은 소셜미디어에 빠지는 걸까?

불확실한 것에 매력을 느끼는 인간의 본성

by 꽁스땅스

전철을 타면 사람들의 절반 가까이는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어림잡아 볼 때 그 가운데 대부분은 소셜미디어를 접하고 있을 거라 추측해 본다. 나 역시도 외출할 때면 으레 가방에 전화기를 챙겼는지 확인을 하고 한참을 가다가도 다시 집으로 왔다가는 경우도 있다.(거의 나와 일심동체가 되어버린 스마트폰. 나만 그런가?) 요즘이야 책이 좋아져서 가볍게 읽을만한 것을 가방에 들고 다니지만 간혹 블로그, 브런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넘나들며 한 달 멤버들의 글을 읽을 때도 있다.

책 <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에서 저자 야마구치 슈는 '사람들이 왜 그토록 소셜미디어에 빠져드는 걸까' 하는 의문을 '뇌의 대가(代價)'라는 측면에서 고찰한 내용을 소개한다. 호기심이 생겨 의자를 바짝 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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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에 관한 연구의 효시로 버러스 프레데릭 스키너라는 인물이 있단다.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행동 심리학의 창시자인 그는 손잡이를 누르면 먹이가 나오는 '스키너 상자'를 만들어 쥐가 어떠한 행동을 하는지에 대한 연구로 유명하다고 한다.


스키너는 다음 네 가지 조건을 설정하고 쥐가 어떤 조건에서 손잡이를 더 많이 누르는지 실험했다.


1. 고정 간격 스케줄: 손잡이를 누르는 것과 관계없이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먹이가 나온다

2. 변동 간격 스케줄: 손잡이를 누르는 것과 관계없이 불규칙적인 간격으로 먹이가 나온다.

3. 고정비율 스케줄: 손잡이를 누르면 반드시 먹이가 나온다

4. 변동 비율 스케줄: 손잡이를 누르면 불확실하게 먹이가 나온다.


스키너의 실험에 따르면 손잡이를 누르는 횟수는 4->3->2->1 순으로 감소한다. 이 결과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손잡이를 누르면 반드시 먹이가 나온다(3)는 조건보다 손잡이를 누르면 불규칙하게 먹이가 나온다(4)는 조건이 쥐에게 더 큰 동기부여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내가 생각하던 대가의 의미를 생각해 보면 3 조건이 더 동기부여가 될듯한데..)


이는 '행동 강화'에 관한 실험으로 행위는 그 행위로 인한 대가가 반드시 주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을 때보다도 대가가 불확실하게 주어질 때 더욱 효과적으로 강화된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p91>


저자는 이 실험 결과를 인간에게 적용해 생각해 보면 불확실한 것일수록 빠져들기 쉽다는 생리적 경향이 사회의 다양한 측면에서 적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예를 들어 라스베이거스의 슬롯머신도 일본의 파친코도 확률을 변동시키면서 대가를 주는 구조로 이 도박에 빠져드는 사람이 끊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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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도 대가를 얻는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그 대가가 바로 도파민이라는 거다. 사람들은 무의식 중에 어느새 트위터 나 페이스북을 들여다보고 있고 메시지 수신을 알리는 표시가 뜨면 내용을 확인하게 된다. (나 역시도 블로그나 브런치에 알림 표시가 뜨면 궁금증을 견딜 수가 없다) 저자는 이러한 행위를 '도파민의 조화'라고 했다.

도파민은 스웨덴 왕립 과학원의 아르비드 칼손과 과학자 닐스오케 힐라르프가 1958년에 발견한 물질이라고 한다. 오랫동안 도파민은 쾌락 물질로 알려져 왔지만 최근 연구를 통해 도파민의 효과는 사람에게 무언가를 추구하고 찾게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도파민은 각성, 의욕, 목표 지향 행동 등을 유발하며, 그 대상에는 물질적 욕구만이 아니라 음식이나 이성 등 추상적인 개념, 즉 근사한 아이디어와 새로운 식견도 포함된다고 했다.

최근 실시된 연구에서 쾌락에 관여하는 물질은 도파민보다는 오피오이드 opioid라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한다. 미국 미시간 대학교의 생물 심리학자 켄트 베리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욕구계 도파민과 쾌락계 오피오이드는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하여 사람을 제어하는 엔진과 브레이크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욕구계인 도파민이 특정 행동을 촉진시키는 반면 쾌락계인 오피오이드는 만족을 느끼게 함으로써 추구 행동을 정지시킨단다.

일반적으로 욕구계가 쾌락계보다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대부분 사람들이 항상 무언가 느끼고 추구하는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도파민 시스템은 예측하지 못한 일에 직면하면 자극을 받는다. 예측하지 못한 일이란 스키너 상자 실험에서 네 번째 조건이었던 변동 비율 스케줄에 해당한다. 또한 트위터, 블로그, 페이스북, 문자메시지는 예측할 수 없다. 이들은 스키너 상자의 변동 스케줄로 움직이기 때문에 나를 포함한 사람들이 반복해서 행동하게 하는 것이다. 왜 사람들이(나를 포함한) 소셜미디어에 빠지는지에 대해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는 게 최근 연구의 해답이었다. 챕터 제목이 '불확실한 것에 매력을 느끼는 본성'이라도 되어 있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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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숙면의 모든 것>에서 생체리듬을 바로잡기 위한 습관 중에 밤에는 가급적 강한 빛을 쐬지 않을 것을 조언한다. 인간은 항상성 생물이므로 해가 뜨면 뇌와 몸이 활동을 시작하고 해가 지고 밤이 찾아오면 졸음이 온다. 햇빛을 기준으로 한 리듬을 맞춰서 생활하는 것이 병의 위험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현대 사회에서 밤에 빛을 쐬지 않기가 더 어렵지만 인공적인 빛 때문에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이 분비되면 수면에 들어갈 준비가 된다는 말이다)의 합성이 방해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태양빛만이 생체리듬에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인공적인 빛도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강한 빛을 쐬는 일이 없어야 할 야간에 휘황찬란한 빛을 쐬는 생활은 멜라토닌의 합성을 저해시키며 그 결과 잠이 와야 할 시간이 되어도 각성상태가 지속되기 쉽다. 그리고 좀처럼 잠들지 못하거나 얕게 잠을 자거나 아침에 일어나지 못하는 등의 수면장애로 이어진다. 좀처럼 수면모드에 들어가지 못할 뿐만 아니라 체내 시계가 아직도 낮이 계속된다고 착각하도록 만들어 생체리듬을 흐트러 뜨린다. <숙면의 모든 것 p81>


최근에 지인들과 함께 건강습관 만들기를 하고 있다. 15가지 미션 중에 '취침 한 시간 전 문명과 이별하기'가 있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스마트폰, 컴퓨터, 텔레비전 등의 전자기기를 멀리하는 것이다. 아직은 취침 전까지 못다 한 글쓰기를 하느라 컴퓨터 앞에 있기도 하고 중간중간 스마트폰의 알림을 확인하기도 한다. 그래도 문명과 이별하기란 습관 형성을 위한 환경설정이 의식적으로 노력하게 한다. 늦게까지 컴퓨터 앞에 있다 피로감에 수면모드로 바로 들어갈 때도 많지만 불확실성에 대한 매력을 느끼는 본성을 적어도 취침 전에는 눌러야겠다. 건강을 위해서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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