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연애를 할 때면 종종 꽃을 사달라고 말했다. 길을 걷다가 예쁜 꽃집을 보았을 때라던가 꽃이 그려진 엽서를 한 통 받았을 때였다. 그리고 그녀의 애인들은 그녀의 생일이면 그녀의 나이에 맞춰 장미를 선물했다. 여름의 사자자리가 돌아오면 그녀는 장미를 받았고, 그 장미를 건네는 사람은 매년 바뀌었다. 스무 살부터 스물아홉 살까지, 그녀는 단 한 번도 장미꽃이 없는 생일을 보낸 적이 없었다. 그녀의 연애는 짧을 때도 있었고, 길 때도 있었지만 연애하지 않는 여름을 맞이한 적이 없다는 말과 같다. 그리고 서른 번째의 그녀 생일이 되었을 때, 그녀는 첫 연애를 시작한 후 처음으로 자신의 생일에 자신을 위해서 꽃을 샀다. 장미가 아니었고 푸른색의 수국이었다. 수국은 꽤 오래 그녀 책상 위의 꽃병에 담겨있었다.
- 헤어진 줄 알았는데. 꽃이네?
그가 물었다.
- 예쁘죠? 선배도 방에 꽃 꽂아놓으세요. 기분 좋아져요.
그녀의 말에 그가 물었다.
- 그래서 저 꽃은 누가 준건데?
그의 표정에서 미묘함이 묻어났다.
- 제가 샀죠. 저 기분 좋으라고.
그가 수국의 잎을 조심스럽게 만졌다.
- 그럼 다음에는 내가 기분 좋게 해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