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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루 Feb 17. 2020

이 글을 읽는 당신은 말을 잘하게 될 것이다

전국토론대회 수상자가 전하는 말잘하는 법13

Ep13.말을 잘하는 사람은 자존감이 높다 (마치며)


말하기의 의의와 효용

말을 잘하는 사람 치고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드물다. 말은 나를 표현하는 가장 대표적인 수단이고, 나를 표현하는 것은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과정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필자에게도 말을 잘 못하는 시절이 있었다 밝힌적이 있다. 그 당시 나를 표현하는 행위 자체가 낯설었다. 그저 받아들이고 내것으로 만들어야하는 입시 기간과 맞물리기도 했고 무엇보다 나만의 생각을 갖는게 익숙치 않았다. 그래서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그걸 나이스하게 입밖으로 풀어낼 수있는 이들이 멋있어보였다. 

이러한 결핍이 대학에 들어가 나로하여금 토론동아리에 들어가도록 이끌었다. 가장 큰 발단은 말을 정말 잘하는 동기가 토론동아리에 들어간다는 걸 들었을 때다. 그곳에서 수없이 깨지고 다시 일어남을 반복하며 드디어 나만의 생각을 갖게 되었고, 이를 표현할 줄 알게 되었다. 그와 더불어 놀랍게도 외향에 하나도 신경을 쓰지 않아도 충만한 자존감을 갖게 되었다. 

어느 정도의 자존감이었냐면, 백명이 넘게 듣는 수업에서 손을 들고 내가 드는 의문이 그럴듯한 의문인지 검열하지 않고도 소리내서 질문할 수 있었다. 누구를 만나도 두려워 하지 않고 자신감있게 내 의견을 전달할 수 있었다. 말하는 것과 생각을 갖는 모든 과정이 즐거웠다. 진정으로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는 경지까지 닿게 되었다. 


수업을 진행하면서 만났던 50대 수강생 분의 일화도 빼놓을 수 없다. 평생 말하기에 결핍을 느껴왔다던 수강생은 그동안 삶의 우선순위 밀려 밀어왔던 말하기를 지금이라도 극복하고 싶다며 필자를 찾아왔었다. 그 어떤 다른 수강생 보다도 초롱초롱한 눈을 가지고 누구보다 꾸준히 연습하던 그분은 필자를 만난지 약 6개월이 지난 지금, 말하기에 커다란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말을 잘하고 싶은데 잘 나오지 않으니까 스스로도 답답하고 창피해서 말을 오히려 안하면서 살아왔어요. 하지만 계속 발화량을 늘리며 중언부언을 고쳐나가려 노력했고 메시지를 담으며 구조있게 말하려 노력하니 어느순간부터는 만족스러운 말하기가 나오기 시작했죠. 점점 나아지고 있는 저의 모습을 보며 커다란 성취감과 효능감을 느껴요. 오랜시간 꿈꿔온 숙원사업을 달성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구요. 무엇보다 배움의 기쁨을 나이와 관계없이 느낄 수 있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실제 수강생이 공유해준 수업의 리뷰이다. 


말하기가 가져올 수 있는 변화는 생각보다 크다. 어쩌면 들이는 노력에 비해 더 많은 그리고 빠른 변화가 생길 수 있다. 글쓰기와 그림그리기, 음악하기와는 다르게 그저 내 말을 들어줄 상대만 있으면 언제어디서든 연습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또한 남과 상호작용하며 이루어지기 때문에 게으름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다. 주로 혼자 작업해야하는 다른 분야와 달리 말하기는 즉각적으로 반응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쩌면 가장 손쉽게 나의 효능감을 늘릴 수 있는 영역이 된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내 존재감의 발현이기도 한 이 욕구를 드러내고 사는 것은 나의 자존감, 정신건강에 커다란 도움이 된다. 

중요한 점은 말하기는 분명 향상시킬 수 있는 체력의 문제라는 점이다. 특히 절대적인 발화량만 확보가 된다면 대부분의 사람은 일정궤도 위에 오르게된다. 꾸준함이 가미되면 더욱 폭발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이 에피소드들에서 배운 지침들은 모두 중요하지만, 우리의 머릿속에서 떠나게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말그대로 습관이 되고 나서 나의 인지과정을 거치지 않고 저절로 그렇게 되게끔 하는 것이 최종목표인 셈이다.

 

항상 무언가를 시작하고 꾸준히 하는 것은 어려운일 이다. 하지만 하루에 꼭 할 수 있는 만큼 작게 쪼개고 부담이 가지않는 선에서 해보는 것은 좋은 시작점이 된다. 하루에 제대로된 발화를 최소 1번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보자. 그리고 그것을 일주일동안 지속해보자. 꾸준히 발화연습을 하고 있다는 그 자체에 먼저 놀랄것이며, 점점 발화에 익숙해지고 있음을 느끼며 또한번 놀랄 것이다.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위 50대 수강생 사례를 통해 말하고 싶은 사안이 한가지 더 있다. 어쩌면 모든 에피소드를 통틀어 가장 중요하다. 말을 잘 하고 싶다는 동기를 갖게 된 이상, 나를 찾아온 이상, 우연히 이글의 제목을 보고 "어! 나도 말 잘하고 싶은데. 무슨 내용일까?"하고 들어와 여기까지 읽고 있는 이상, 당신은 말을 잘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참으로 이상한 말이 아닐 수 없다. 마치 주문을 거는 것 같으니 말이다. 하지만 정말 그러하다. 말을 잘하고자 하는 마음은 타고난 성향적 욕구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이러한 욕구가 특징적으로 많이 나타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욕구가 비교적 적은 사람도 있고 말이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내재한 욕구는 결코 쉬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적절하게 결핍을 채워주지 않는다면 삶 전반에 걸쳐 우리를 당긴다. 마치 어린시절부터 갖고있던 숙원사업을 이루기위해 중년의 나이에 나를 찾아오는 수강생들 처럼 말이다. 우리의 존재기반을 공고히 하고자 하는 욕구와도 관련이 있기 때문일런지도 모르겠다. 어찌됐건 이러한 욕구가 결국 말을 잘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계속해서 말을 조리있게 하는 법을 찾아볼 것이고, 말 잘하는 사람을 관찰하며 따라할 것이고, 이런 저런 방식으로 연습할 것이고, 결국 본인만의 방법을 터득할 것이다.


태초부터 말을 잘하는 사람은 없다. 자의든 타의든, 외부의 영향을 받아 그렇게 성장했을 뿐이다. 다만 시기가 사람마다 다른 것일 뿐이다. 그러니 이글을 읽고 계신 모든 분들에게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일러두고 싶다. 그리고 강하게 믿어도 된다는 말도 덧붙이고 싶다. 당신은 결국 말을 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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