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8. 전국토론대회 수상자가 알려주는 논리적으로 말하는 법
[미리 읽으면 좋은 글]
Ep07. 상대를 납득시킬 때 주의할 두가지
3. 논리적 말하기 템플릿
앞선 논리적 말하기 고려점 두가지를 반영해 논리적 말하기의 템플릿을 마련할 수 있다.
결론 – 근거 –(근거의 근거) – 전제 – (전제의 근거)
결론과 근거, 전제로 말 전반의 논리적 뼈대를 잡아준 뒤, 각 뼈대의 부연설명을 덧붙여 주는 매우 간단한 형식이다. 예시와 함께 살펴보자.
[예시]
7월에 일본여행을 못가(결론)
9월에 호주여행을 가기 때문이야(근거)
9월에 호주여행가면 7월에 일본여행 못가(전제)
이 논리만 듣고 상식에 의거한 유추를 통해 납득할 수 있지만, 보다 자세한 내막을 듣고자 하는 이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시기와 행선지가 겹치지 않는데 왜 9월에 다른곳 간다는 이유로 7월에 일본을 못간다는 것인지, 진짜 9월에 호주가는건 맞는지 등 상대로 하여금 온갖 억측과 불신을 갖게 할 수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논리자체를 납득시키는데 실패했음을 의미한다. 이를 일축하기 위해 ’9월에 호주여행 가는 것’(근거)과 ‘9월에 호주여행가는 이유로 7월에 일본여행 못가는 것’(전제)에 대한 부연설명을 덧붙여줘야 한다.
나는 7월에 일본여행을 못가 (결론)
9월에 이미 호주여행을 가기로 했기 때문이야(근거)
엄마와 일정을 맞추려다보니 9월이 가장 적절했어(근거의 근거1 –인과)
여기 내 비행기표 예약내역을 보면 진짜 9월에 호주간다는 걸 확인할 수 있어(근거의 근거2 –현상)
호주를 이미 가기로 했으니 일본은 갈 수 없어(전제)
나는 해외여행을 1년에 한번만 가야하는 원칙을 가지고 있거든(전제의 근거1-원인)
난 여태껏 1년에 해외를 두번 가본적이 없어(전제의 근거2-현상)
연이어 해외를 두번 갈만큼 시간과 돈이 충분하지 않아(전제의 근거3-인과))
주의점 (1) ‘전제’와 ‘근거의 근거’ 구분
‘전제’와 ‘근거의 근거’를 구분하는 것은 중요하다. 둘은 완전히 다른 맥락의 요소이지만 개념이 익숙치 않다면 혼동해서 섞여 쓰는 경우가 많다. ‘근거의 근거’는 오직 근거 자체에 시선을 몰두해 마련한 부연설명인 반면, ‘전제’는 근거에 대한 시선을 거두고 근거와 결론이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집중하는 설명이다.
예시에서 ‘왜 9월에 호주를 가는지’(근거의 근거)의 설명과 ‘9월에 호주가는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왜 일본을 7월에 못가는지’(전제)의 설명은 전혀 다른맥락인 것 처럼 말이다.
주의점 (2) 부연설명(근거)을 만드는 방법
각 성분의 부연설명에 해당하는 ‘근거의 근거’와 ‘전제의 근거’에 어떤 내용을 담아야할지 익숙치 않을 수 있다. 추가적 근거에 들어가는 양상은 크게 현상적 측면과 인과적 측면의 설명으로 나뉜다. 이는 앞선 에피소드에서 ‘왜?’라는 답변의 유형화를 통해 설명한 바 있다.
근거는 ‘왜 그러한지’(원인) 혹은 ‘실제로 그러한지’(현상)를 부연하는 기능을 한다. 근거로써 부연설명을 할 때 실제로 어떠한지를 보여주는 현상적 설명뿐 아니라 어떤 연유로 그렇게 되었는지, 매커니즘을 설명하는 인과적 설명을 구분하여 활용하면 유용하다.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예시를 들거나, 조사결과/통계자료, 전문가의 말을 인용함으로써 현상을 보여줄 수 있다. 또한 메커니즘적 원인을 반추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