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우리 집에선 식물을 종종 키웠다. 종류가 무척 다양한데 딸기나 수박 같은 과일류도 있었지만, 깻잎과 상추, 부추 같은 채소류도 많이 심었다. 내가 뭐라도 잘 키워보고 싶은 마음과 과일을 직접 키워서 먹으면 좋을 것 같은 마음으로 먹다가 나온 모든 씨앗은 다 심었다. 만약 그 씨앗들이 다 자랐다면 화분 하나에 6개 이상의 과일이 다 같이 열매를 맺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나의 바람과는 달리 작은 베란다에서 키워서 그런 걸까,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집에선 식물이 잘 자라지 않는다.
특히, 내가 애정을 주며 애지중지 키우는 식물은 금방 죽어버렸다. 열심히 물도 주고 매일 한 번씩 잘 살아있는지 봤지만, 그런 나의 정성이 무색하게 식물은 금방 갈색빛으로 변해 초라해졌다. 식물이 잘 자라도록 하는, 단순해 보이는 과정이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일도 어려운데 말이다. 식물이 잘 크지 못하는 원인 중 하나는 내가 너무 사랑해서 그럴지도 모른다. 나의 사랑이 너무 과도해서 지나치게 물을 너무 많이 주거나 자주 줬던 것 같다. 인간관계처럼 식물관계도 있나 보다. 인간으로 사는 건 너무 어렵지만, 식물을 키우는 일도 너무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