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간 가을 찾습니다

에세이

by 이태민

순식간에 가을이 증발해 버렸다. 내가 좋아하는 은행잎도 어느새 바닥에 깔려 사람들에게 짓밟히고 있다. 아직 초록빛을 머금고 있는 은행잎을 보며 언제 노오란 황금빛이 될는지 지켜보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말이다. 은행잎에 추억이 많은 난 지구온난화에 화풀이해야 할 수도 있겠지만, 나 자신에게 화를 내야 할지도 모른다.

최근에 조금 바쁘게 살았나 보다. 모순되게도 난 한 일이 없는 것 같은데 벌써 마지막 달을 남겨두고 있어 비참하다. 아무튼, 내가 좋아하는 은행잎이 만개하는 모습을 제대로 눈에 담질 못해서 슬프다. 주변을 좀 둘러보는 여유를 가지며 삶을 음미하고 싶었는데 말이다!

바쁘게 사는 인생도 중요하지만, 요즘 들어 삶을 찬찬히 돌아보며 사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를 둘러싼 자연이 변신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잠시 휴식을 취하는 일도 삶의 일부 중 하나이지 않을까? 옛 조상들이 자연을 벗 삼아 놀았던 모습처럼 즐길 순 없겠지만, 가끔은 주변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다 보면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거나 나를 괴롭히던 문제가 해결될지도 모른다! 꼭 그렇진 않더라도, 휴식을 취하는 겸 기분 전환하며 삶을 살아갈 힘이 되어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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