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TV는 자립(自立)할 수 있을까?
실검(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1위, 아무에게나 허락되지 않는 자리다.
그것이 좋은 일이든(be famous for) 나쁜 일이든(be notorious for) 실검 1위에 오르고 나면 대우가 달라진다.
① 우선, 관련된 뉴스가 쏟아진다. (예. “실시간검색어 1위 ‘빙구’가 뭐길래?”)
② 뉴스는 클릭을 부른다.
③ 블로그 등에 2차 저작물이 쌓인다.
④ 실검에서 내려간 이후에도 ②, ③은 훌륭한 자산이 되어 검색에 걸린다.
⑤ 인터넷 세상에서 계속 자가발전하게 된다.
대한민국 인터넷의 표준, 스마트폰의 First Touch를 만들어 낸 네이버에 있어 가장 강력한 무기,매일 매시간 접속해도 흥미가 떨어지지 않는 바로 그 이유, 실검이다.
일반적인 경우 아침에 일어나 혹은 시시때때로
LTE폰을 밀어서 잠금해제하고 나면 카카오톡에 온 메시지가 몇 개 있는지, 페이스북에 좋아요가 몇 개 더 달렸는지를 확인하고(혹은 이상의 두 단계를 생략하는 경우도 많다) 네이버에 접속한다.
네이버 카페나 밴드, 부동산, 주식 등 개별 서비스에 직접 접속하는 것이 아니라 m.naver.com이나 네이버 앱에 접속해서 초기화면의 뉴스를 살피고, 실검에 뭐 또 재미있는 게 있는지를 본다.
장황하게 시작했지만 요약하자면, 대한민국 모바일 세상은 실시간 검색어 → 뉴스 → 블로그 / 동영상 → 광고 노출 / 커머스로의 연계로 “습관화(habbit or stickiness)” 되어 있고,
이것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이 판을 장악하고 있는 것이 바로 네이버이다.
조작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https://goo.gl/tDp1VU) 네이버의 실검은, 네이버가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이다. 그것을 적절히 활용하고 있는 예가 바로 지난 주말과 오늘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빙구.
빙구는, 지난 1월 「TV캐스트」에서 「네이버TV」로 이름을 바꾼 네이버의 동영상 서비스가 개편을 기념하여 전격적으로 내놓은 첫 번째 프로젝트다.
소위 “웹 드라마”라는 것인데, TV를 통해서 방영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PC와 모바일로 제공한다.
2017년 2월 중 론칭 예정인 카카오TV와의 전쟁이 네이버에게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빙구의 성공 여부는 단순히 프로그램 하나의 성공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네이버는 지상파와 CJ E&M 등의 방송 영상(short-clip)을 YouTube를 배제하고 독점적으로 가져오는 계약을 지난 2014년 말 체결했다. 하루가 다르게 커나가는 YouTube를 잡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물론, 네이버는 저력을 보여주며 동영상의 판을 자신의 앞마당으로 가져왔지만 지상파 등 SMR에의 의존도가 너무 높다.
네이버 카카오 등은 방송사 연합체인 SMR(스마트미디어랩)과 제휴를 통해 동영상 플랫폼으로서의 인지도는 일정 수준으로 끌어올렸지만 SMR 외에 내세울 만한 킬러 콘텐츠는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방송과는 무관한 콘텐츠가 넘쳐나는 유튜브와 비교하면 다양성이 떨어진다.
현재 네이버TV캐스트 톱 100 동영상 콘텐츠 90% 이상이 SMR콘텐츠다. 그러나 수익 측면에선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광고 수익의 90%를 SMR이 가져가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TV캐스트(現 네이버TV)는 신서유기(총 6천만 Hits) 등 오리지널 콘텐츠 배급이라는 성공을 이루어내기도 했지만, 후작이었던 신서유기3에서는 2천만 Hits로 실적이 1/3로 줄어들었고, 여전히 지상파 이외의 Hits는 잘 안 나온다.
http://tv.naver.com/cjenm.tvnbros3
주말 내내 실시간 검색어와 인터넷 뉴스로 밀었는데, 가장 화제성이 높은 1회의 재생수가 63,000,
기습 공개나 메이킹은 조회수가 1,000도 안 된다.
반면, 새벽 01시에 시작해서 03시에 끝난 맨유와 레스터 EPL 경기 하이라이트는, 4~5시간 만에 조회수가 127,000이다.
실검 14위 k팝스타6는 실시간 인기 Top 15개 VoD 중 7개를 차지하고 있고, Hits는 10만~35만이다. (+ 박진영 심사평 등 단독 동영상 3개가 Top 15에 랭크)
그렇게 된다면, 지상파나 스포츠 등 소위 RMC(Ready-made Content)를 돈 주고 사 와야 하고 이것은 네이버에게 유리한 게임이 아니다. (카카오나 통신사 혹은 YouTube도 돈 주고 사 오면 된다)
뉴스 등은 이미 완벽하게 네이버의 우산(umbrellar) 안에 들어왔고, 나머지 웹툰이나 웹소설도 접수해 버렸는데, 동영상은 상대적으로 쉽지 않은 게임인 것.
실제 동영상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미지의 영역이다.
Steve Jobs도 생전에 평소 그 답지 않게 겸손한(혹은 소심한) 태도로 Apple TV는 “취미”라고 물러섰다.
iTunes가 음악시장을 완벽하게 접수하고 있는 것과 달리, Apple TV나 Google TV는 이 쪽에서 영향력이 미미하다. (심지어 Jobs는 Disney에 인수된 Pixar를 키워낸 Media Guy이며, Pixar 이사회의 의장이기도 했는데, 여전히 동영상이나 할리우드 시장에서는 영향력을 못 키워냈다.)
과연,
네이버TV는 자립할 수 있을까?
Content is King.
이라는 명제를 처참히 무너뜨리며, 모든 생태계와 콘텐츠 사업자(CP; Content Provider)를 본인의 우산 밑에 밀어 넣어 버린 네이버에게 유일하게 남은 숙제, “동영상”은 쉽지 않은 과제임이 분명하다. (反네이버 진영에게는 기회 요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