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시대의 정치경제학
우선 영상과 책 소개부터.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19809159
한 학기 정치경제학 강의를 수강한 느낌이다.
Top-tier 경제학자인 대런 아세모글루(Daron Acemoglu)가 바라보는 빅테크 기업과 사회적 불평등에 관한 논점 그에 대한 해결책을 다루는 유튜브 영상인데, 진행자인 김지윤 박사의 안정적인 코멘트와 깔끔한 편집도 돋보인다. 참고로 Daron Acemoglu는 경제학 Paper의 양과 질 기준으로 2023년 8월 현재 글로벌 3위에 랭크되어 있다. (https://ideas.repec.org/top/top.person.all.html)
『권력과 진보』에 전세계의 네임드는 아래와 같이 찬사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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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의 운명을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 마이클 샌델(『정의란 무엇인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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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진전되는 자동화와 집중된 부와 권력이 멈출 수 없는 추세처럼 보이는 현시대에, 이 책은 우리가 통제력을 되찾을 수 있으며 되찾아야만 한다는 본질을 상기시켜 준다.”
― 아비지트 배너지, 에스테르 뒤플로(2019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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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새 테크놀로지들은 자연적으로 우리 모두에게 이득을 주는가? 150년 전에 산업혁명은 우리의 조상들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었는가? 오늘날 인공지능은 우리에게 더 큰 행복을 가져다줄 것인가?”
― 재레드 다이아몬드(퓰리처상 수상작 『총 균 쇠』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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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일찍 나왔어야 할 중요한 책이다.
― 앵거스 디턴, 2015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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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기술 진보가 자동적으로 더 폭넓은 번영을 가져다주지는 않음을 명백하게 보여준다. 인공지능 같은 기술의 진보는 소수의 부유한 특권층만 이득을 보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 니얼 퍼거슨, 스탠퍼드 대학 후버 연구소 시니어 펠로우
아세모글루의 주장은, “아마존은 이커머스 시장 독점자로, 소비자와 판매자가 더 나쁜 서비스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독점을 악용하고 있다.”라며 아마존 킬러를 자임하는 리나 칸 미국 FCC 위원장의 주장과도 맞닿아 있다.
https://www.techm.kr/news/articleView.html?idxno=115035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9/0005193398?sid=105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790872?sid=101
https://www.techm.kr/news/articleView.html?idxno=115026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8/0005584829?sid=101
리나 칸의 아마존과의 싸움 관해서는 아래의 포스팅이 큰 도움이 된다.
https://www.yalelawjournal.org/note/amazons-antitrust-paradox
최근 읽은 경제 기사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글인 “테슬라 주가 말고, 당신 월급이 올라야 진보(Progress)다.” (KBS 서영민 기자)에도 아세모글루의 새 책, 『권력과 진보』 의 논점이 매우 잘 정리되어 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56/0011567533?sid=101
고작 차를 100만 대 정도 팔았는데, 지구 최고의 부자가 됐다. (토요타 아키오 회장은 해마다 그 10배를 팔지만, 근처도 못 간다) 한마디 하면 세계가 주목한다. 세계 언론이 연말마다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다. 테크놀로지 혁신의 아이콘이다. 스스로도 자신이 ‘역사적 인물’의 반열에 있다고 여긴다. 말 그대로 자타가 공인하는 전 지구적 인물이다.
그러나 위인이라기엔 괴이한 인물이다. 최근 출판된 그의 전기(월터 아이작슨 작)를 보면 그는 너무 충동적이고, 공감 능력이 없고, 때로는 ‘악마모드’로 변하는 결함 많은 인물이다. 문제는 그에게는 너무 큰 결정 권한이 있다는 점이다. 그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에 ‘스타링크’라는 위성 통신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는데, 그의 결정권은 논란의 대상이다.
이를테면, 우크라이나가 크림 반도를 공격할 때 스타링크를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했지만, 그는 허락하지 않았다. 러시아가 영토라고 주장하는 곳에서 사용할 수는 없게 했다. 아이작슨의 책에는 이 문제로 머스크가 우크라이나 국방장관과 암호화된 메시지를 교환했단 대목이 등장한다. 트위터라는 거대 소셜미디어 업체를 사더니, 직원 절반을 해고한다. ‘공화당을 찍으라’고 트윗을 하고, 혐오 발언으로 삭제되었던 트럼프의 계정을 복구시킨다. 주권 국가의 국방을 좌우할 수 있고, 소셜미디어 업체를 경영하면서, 미국 정치의 의사결정에도 영향력을 행사한다.
대런 아세모글루는 'AI 환상'을 벗어나 기술 혁신이 '번영을 공유하는 방향'으로 작동하게 만들 때만 진보를 이룰 수 있다고 단언한다. 그러면서 '생산성의 밴드왜건'이란 개념을 내세운다. 생산성을 높여주는 혁신적 기술이 실제로 생산량을 늘리게 되면, 더 많은 노동자가 필요하게 된다. 그리하여 기업들이 노동력을 더 필요로 하게 되면 임금이 오른다. 이 과정을 거쳐 기술 진보가 더 많은 사람의 생활 수준을 높여야 한다. 이게 지금까지 인간이 역사적으로 달성해온 진보의 본질이다. 그러니까, 테슬라 주가가 오른다고 진보가 아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월급이 올라 '번영이 폭 넓게 공유되어야' 진보다.
(...) 중요한 것은 '번영을 공유하게 하는 포용적 제도'이지, '기술 자체'가 아니다. 만약, 기술이 부를 소수에 집중시키고 대다수를 외면한다면 퇴보다.
(...) 기술은 진보가 아니다. 기술이 생산성 향상을 불러오고, 노동력을 더 필요하게 하고, 그리하여 모두의 실질 생활 수준이 향상되어야 진보다. 이 과정에는 '기술'도 필요하고, 동시에 '기술이 포용적 번영으로 이어지게 하는 비전'이 필요하다. '포용적 비전'은 저절로 이뤄지지 않는다. 아세모글루는 '투쟁하는 노동자나 상황을 바로잡으려는 정치 권력의 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길항 권력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저항의 구심점'이 없다. 그사이 기술은 경제 부문을 넘어서 민주주의 자체를 위협한다.
https://youtu.be/5PNKEztaleQ?si=ndj61gqWcKysmW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