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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덕후 Jan 10. 2019

여행의 시작; 호주 밤하늘에 빛나던 별

호주 워킹홀리데이 이야기 #1

Oh my god, Anna, look at those stars. It seems so surreal.

 

호주 퀸즈랜드 Queensland 북부에 위치한 선샤인 코스트 Sunshine Coast에 있는 누사 헤드 Noosa Heads 해변가의 한 주차장. 중년의 호주에 살고 있는 중년 여성 애나 Anna와 미국 중부의 미주리 Missouri에서 날아온 한국의 청년 타이 Ty가 함께 차를 타고 도착한다. 청년은 차에서 내려 하늘을 올려다본 뒤, 몸속에 모든 세포들이 순간적으로 질량을 상실하여 무중력 상태로 들어간 듯한, 기분 좋은 전율을 느낀다. 아니, 세상에 하늘에 이렇게 많은 별들이 있었다고? 저 별들 사이에 푸르스름하게 보이는 것은 정말 은하일까? 아니면 이 아름다움에 취해 만들어낸 내 환상일까? 놀랍도록 아름답다고 청년은 생각한다. 


그리고 그 하늘 아래에는 적당한 온도의 파도가 해변의 모래를 잡았다 놓았다 반복하며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여름밤에 경쾌한 리듬을 부여하고 있었다. 이 아름다운(?) 소설 속에 등장하는 타이 Ty 라는 청년을 우선은 나라고 가정하자. 왜냐하면 Ty 는 내 영어 이름이고 저건 내 이야기니까.


내가 우연히 티브이를 보다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로 일하는 한국의 청춘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봤을 때가 2010년이었고, 나는 당시에 카투사 KATUSA로 동두천에 위치한 미군 부대에서 복무하고 있었다. 카투사로서 군생활은 이후 내가 살아갈 인생의 방향성을 완전히 뒤바꿔버린 사건 중 하나다. 한국을 떠나지 못했던 내 사고의 지평을 넓혀서 나의 시야를 글로벌화시켜줬다고 할까?


어쨌든 당시 내가 본 다큐멘터리는 청운의 꿈을 품고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난 청년들의 실패를 다룬 내용이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충 다 비슷하다.


"호주에 오면 당연히 호주 사람들과 사귀고 영어를 많이 쓸 줄 알았다. 거기에 호주의 최저 시급은 한국에 3배 가까이하기 때문에 돈을 버는 것은 덤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현실은 영어를 못하니 농장이나 공장으로 갈 수밖에 없고 하루 종일 블루베리를 따면서 말 한마디 안 하고 집에 들어오면 피곤해서 잠만 잔다. 심지어 농장에서 일하는 친구들도 대부분 아시아 인들이라 영어 실력도 별로 늘지 않았다. 외국인 노동자가 되어 일만 하고 돈만 벌다 온 것 같다." 


이러한 맥락의 이야기들. 나는 오히려 엉뚱하게도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어쨌든 영어 한 마디 못하는 사람이 가도 최소한 돈은 벌 수 있는 곳이구나! 그것도 꽤 많이! 그리고 언제나 내 로망이었던 외국생활을 누구의 도움도 없이 내 스스로 벌어 할 수 있는 좋은 제도이구나!”



음, 그렇다면 내가 한 번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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