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지기 친구의 아버님이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접하고 코로나가 한참 창궐하던 시기에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목도한 현실은 문상객이라고는 나뿐이었다
그 이후 나는 친한 지인, 직속 후임과 연관된 장례식은
되도록 가보려 하려 한다
죽음이 주는 의미는 이야기의 소멸이 아닐까?
살아있다면 나눌 수 있는 다양한 추억들을
더 이상 나눌 수 없고
앞으로는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이
죽음이 주는 의미일 게다
요새 장례식장에서는
그 이야기마저 나눌 수 없는
작금의 현실이 서글퍼진다
오늘은 내 직속 후임의 외조모 상이 었다
아침에서야 비보를 접한 나는 망설일 것도 없이
그곳으로 향했지만
회사 사람 대부분은 외조모상은 챙기는 거 아니라고
나를 만류했다
하지만 내 머릿속에 각인된 친구의 아버님 장례식장의
모습이 떠올라 가지 않을 수 없었다
그곳에서 나눈 생전의 이야기
후임과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
그 자리에서 처음 뵈었던 후임을 홀로 키우셨던 어머님을
뵈니 한 가족이 된 듯하였다
코로나 시절 이런 감정들이 메말라 간다는 것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