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코에서 바이러스 냄새가 난다
타는 냄새 같기도 하고 약 냄새 같기도 하고
수영장에서 내 콧속으로 무심결에 흘러들어온
수영장 물의 소독약 냄새 같기도 한데
숨을 쉴 때마다 공기와 함께
내 폐부속으로 밀려들어온다
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이미 내 몸과 하나가 된 그 숙주에게
무엇이 나이고 무엇이 바이러스인지
구분이 불가한 상황이기에
난 온몸으로 그 바이러스를 안아야 한다
너와 내가 함께여야만 살아갈 수 있다면
난 더욱더 격정적으로 널 사랑하련다
너를 부정하여 얻는 것이 내 존재의 소멸이라면
난 오늘 너를 인정하고 너를 포용하며
함께 공생해 나가는 방법을 생각하련다
코로나 바이러스라고 불리는 너도
무언가 존재의 의미가 있지는 않을까?
아니면 이 인류에 대한 심판의 칼을 들고
나에게 온 것일지도 모르니
나를 벌하고 모두를 용서해 준다면
내 기꺼이 그 모든 고통 홀로 받아낼 터이니
내 소중한 동료와 가족 그들에게만은
마수를 뻗치지 말아 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