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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ird Jul 23. 2023

나약한 인간

고통의 무게

극심한 고통을 느껴본 적이 있던가?


어릴 때 치과에 대한 기억은

소리 자체도 공포였고

정확히 무얼 하는지 알지 못한 채

어머니 손에 이끌려 간 그곳에서

익숙하지 않은 고통의 기억이었다


얼마 전에 받은 치과 진료

알고서 어떤 처방을 하는지

머릿속에서 숱한 생각을 통해

마음을 다 잡았음에도


그 소리와 익숙하지 않은 고통은

내 몸에 긴장과 공포를 불어넣었다


그때 들린 치위생사의 나지막한 소리

바람이에요

물이에요

어떤 치료인지 알려주는 보잘것없는 메시지였지만

내게는 천사의 음성으로 들렸다


고통이 큰 이들에게는

그런 사소한 배려마저 축복으로

느껴질 수 있음을 느꼈다


실금이 간 안쪽 어금니를 마도 없이 손질한 후

생활치 크라운 치료를 받은 그날

나도 저 간호사처럼 상대방의 입장에서

타인의 고통을 줄여줄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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