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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ird Aug 01. 2023

어금니에 실금

괜한 치료는 금물

오른쪽 맨 뒤쪽 어금니가

찬물을 먹을 때 시린 느낌이 들어

치과를 들렀다


실금이 갔다고 하여

치료를 할까 말까

한참을 망설이다


치료를 결정하고

치아를 깎고

본을 뜨고

임시 치아를 씌웠다


이미 깎은 치아는 되돌릴 수가 없고

크라운을 씌울 운명인데

크라운을 씌우기 이틀 전에 임시 치아는

떨어져 나가 버리고

갈아버린 치아는 노출되어 시리기만 하다


돌이킬 수 없는 선택에

크라운 씌울 예약 날만 기다는데

크라운을 씌우기 위해 또 어금니를 갈고

난 또 시린 고통을 참으며 견뎌내었는데

씌울 크라운이 씹을 때 걸려

다시 본을 뜨고

임시 치아를 씌워놓고

1주 뒤에 내원을 하란다


참으로 어이없는 일을 겪고 나니

기존에 실금을 신경 쓰여 벌인 내 기가 막힌 결정에

돈은 돈대로 깨지고 기약 없는 일을 겪어야 하나 싶어

억울한 마음이 든다


오랫동안 함께 결을 맞추었던

소중한 치아를 성급한 결정에 갈아버린

나의 잘못된 판단이 너무 원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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