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곳으로 발령 난 친구가 있다
그와 밀접한 관계를 맺었던 모든 이들은
그에 대해 안 좋은 얘기를 내게 건넨다
근데 정말 놀라운 건
그에게 충고하지도 직언하지도 않고
그 친구의 상황을 방관하면서
뒤에서 험담을 일삼다가
그 친구 발령이 확정된
그 날에 온갖 찬사와 위로의 말을
먼저 건네었다
그 상황을 바라보고 있는 나로서는
정신이 혼미해지고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솔직히 직장생활 15년 차인 지금에도
난 충고와 직언을 하는 타입이다
그게 좋지 않다는 건 잘 알고 있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 충고와 직언을 자신을 부정적으로
본다고 단편적으로 인식하고
그 후에도 그의 업무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결국 나만 이상한 사람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연차가 더해질수록 나도 입을 닫고 있고
봐도 못 본 척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은
가급적 스스로 해결하려 한다
많은 경험의 누적 속에서
어느새 함께하는 사람을 믿고
소통하고 같이 한다는 게
덧없는 일임을 알아버린 것이다
팀원이 나와 한 친구였는데
그 친구가 최근에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났다
그는 서글프게 울었다
하지만 난 그와 함께 일했던 그 시간들이
너무 힘들었다
그는 항상 문제를 일으켰고
그 수습을 하는 사람은 나였으며
그는 어떠한 미안함도 부끄러움도 없이
그 자리에 있었다
애정을 갖으려 노력하며
많은 조언을 건넸지만
그는 변하지 않았고 결국엔 떠나게 되었다
근데 더욱 당혹스러운 건
그 친구를 그 정도라도
챙기는 건 나 밖에 없다는 점이다
모두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다가
그 친구 발령이 확정된 그 시점에
모두들 그 친구에 대한 찬사를 보내고 있다는 점이
나는 무척이나 생경했고 또한 불편했다
함께 있을 때 돌보지도 않던 사람들이
그 미안함을 보상받는 행위인 걸까?
비겁하단 생각이 든다
다시 나는 혼자다
오히려 혼자가 편하다
누구도 곁에 두지 않으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