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현상
그 시절의 풍경은, 호황이 남긴 전형적인 후유증에 가까웠다.
전염병이 세상을 멈춰 세웠을 때, 유일하게 멈추지 않은 것이 있었으니 바로 IT 인력 수요였다. 기업들은 마치 밀려오는 파도를 두려워하듯, 필요 이상으로 사람을 끌어모았다. 문제는 그 파도가 빠져나간 뒤에야 드러났다.
준비되지 않은 채 대거 유입된 신입들은 조직의 속도와 결을 이해할 시간도 없이 현장에 던져졌다. 어떤 이들은 지나치게 자기 확신에 차 있었고, 어떤 이들은 방향을 잡지 못한 채 표류했다. 관리 체계는 갑작스러운 팽창을 감당하지 못했고, 조직은 ‘사람이 부족한’ 상태에서 순식간에 ‘사람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로 이동했다. 환멸은 그 틈에서 자라났다.
하지만 이 장면을 단순히 ‘신입들의 문제’로만 기록하기에는, 서사의 절반이 비어 있다.
호황기에 조직은 사람을 선발했지만, 제대로 길러낼 준비는 되어 있지 않았다. 온보딩은 얕았고, 멘토링은 형식적이었으며, 기대치는 설명 없이 높았다. 방향을 제시받지 못한 신입이 자기중심적으로 보이는 것은, 때로는 구조가 만든 착시이기도 하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생성형 AI의 파도가 밀려왔다.
자동화는 주니어에게 주어지던 반복적이고 학습적인 업무를 빠르게 잠식했다. 기업 입장에서 신입 채용을 보류하는 판단은, 감정이 아니라 계산의 결과에 가깝다. 생산성 압박, 인건비 부담, 그리고 기술 전환기의 불확실성이 한 점으로 수렴한 것이다.
앞으로 몇 년, 채용 시장의 입구는 분명 더 좁아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완전히 닫히지는 않을 것이다. 조직은 여전히 미래의 숙련 인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다만 조건이 바뀌었다.
이제 신입에게 요구되는 것은 단순한 ‘가능성’이 아니라,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는 힘
AI를 도구로 삼는 실행력
조직의 맥락을 읽는 협업 감각
같은 것들이다.
호황이 남긴 과잉 채용의 그림자는 아직 길게 드리워져 있다.
하지만 역사를 보면, 채용의 문이 닫히는 시기는 언제나 다음 세대의 기준이 재정의되는 시기이기도 했다. 지금의 냉각기는, 어쩌면 ‘신입’이라는 이름이 다시 정의되는 전조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