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의 사랑

by Bird

사람들은 늘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다.


결혼을 앞둔 친구들은 이런 질문을 했다.

“이 사람이랑 평생 살 수 있을까?”

“경제적으로 괜찮을까?”

“아이 계획은 어떻게 할 거야?”


그는 그 질문들을 들을 때마다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사람들은 사랑을 이야기하면서도, 동시에 사랑을 계산하고 있었다.


미래를 따져보고,

가능성을 비교하고,

위험을 줄이려고 했다.


어쩌면 그것이 현명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의 삶은 조금 달랐다.


신혼 초였다.

아직 모든 것이 시작되기도 전이었고, 두 사람은 아주 평범한 미래를 상상하고 있었다.


작은 집,

주말의 산책,

언젠가 태어날 아이.


그런데 어느 날 병원에서 그 말을 들었다.


암입니다.


그 말은 짧았지만 그날 이후 세상은 조금 달라졌다.

미래라는 것이 얼마나 쉽게 흔들리는 것인지 그는 그때 처음 알았다.


치료는 길었고, 시간은 조용히 흘렀다.

그는 병실 의자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는 날들이 많았다.


어느 날 아내가 말했다.


“미안해.”


그는 잠시 말을 찾지 못했다.


“왜?”


“당신 인생… 내가 망친 것 같아서.”


그는 그 말을 듣고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그리고 한참 뒤에 이렇게 말했다.


“원래 인생은 망가질 수 있는 거야.”


아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고 치료는 끝났다.

삶은 다시 평범해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몇 년 뒤 병원에서 다시 같은 말을 들었다.


암입니다.


이번에는 둘 다 놀라지 않았다.

그저 잠시 조용해졌을 뿐이었다.


그날 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는 오래 생각했다.


사람들은 늘 미래를 계산한다.

잘 될 가능성, 실패할 가능성, 손해와 이익.


하지만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미래는 계산으로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집에 도착하자 아내가 조용히 물었다.


“당신… 후회해?”


그는 그 질문을 잠시 생각했다.


만약 누군가가 처음부터 이 모든 일을 보여 줬다면

그래도 결혼했을까.


병원 복도,

긴 치료,

아이를 갖지 못하게 되는 미래.


그는 잠시 창밖을 바라봤다.


그리고 아주 조용히 말했다.


“아니.”


아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덧붙였다.


“미래는 어차피 아무도 모르는 거잖아.”


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그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그래도… 당신이니까.”


그날 밤 두 사람은 오래 말이 없었다.


하지만 그 침묵은 이상하게도 무겁지 않았다.


창밖에서는 밤이 깊어가고 있었고

내일이 어떤 모습일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그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는 미래를 확신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없을지도 모른다.


다만 어떤 사람들은

미래를 의심하면서도 눈앞의 사랑을 선택하며 살아갈 뿐이다.


그리고 어쩌면 그것이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용기 있는 선택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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