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과 평생 살아볼래

나에겐 당신뿐

by Bird

신혼 초였다.

모든 것이 이제 막 시작되려던 시기였다.

우리는 작은 집을 꾸미며 미래를 이야기했고, 언젠가 아이가 생기면 어떤 이름이 좋을지 웃으며 상상하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 날 병원에서 그 말을 들었다.


암입니다.


그 한마디로 우리의 시간은 잠시 멈춘 것 같았다.

병원 복도는 여전히 사람들로 붐볐고 세상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흘러갔지만, 우리 둘만 다른 시간 위에 서 있는 느낌이었다.


치료는 길었고,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쳤다.

그래도 우리는 버텼다.

서로를 바라보며 버텼다.


시간이 흘러 삶은 다시 조용해졌다.

평범한 날들이 조금씩 돌아왔다.

그러던 얼마 전, 우리는 다시 병원에서 그 말을 들었다.


암입니다.


이번에는 놀라기보다 잠시 조용해졌다.

인생이 때때로 이렇게 돌아온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일 이후 우리는 아이를 갖지 않기로 했다.


누군가는 물을지도 모른다.


“원망스럽지 않아요?”


하지만 나는 그런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다.

병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삶은 애초에 공평하게 나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알고 있었다.


그 사람이 얼마나 오래, 얼마나 조용히,

자신의 삶을 견디며 살아왔는지를.


그래서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 사람과 평생 살아볼래.


거창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단지 그 사람이 병원 침대에 누워 있어도,

힘없이 웃어도,

그래도 여전히 그 사람이 그 사람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마 아주 평범한 삶을 살 것이다.


아이도 없고

크게 특별한 일도 없고

조용한 날들이 이어질지도 모른다.


그래도 괜찮다.


세상에는 수많은 형태의 삶이 있지만

어떤 삶은 아주 단순한 문장으로 설명된다.


“그 사람과 함께 살았다.”


가끔 공원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면

잠깐 생각이 머물기도 한다.


하지만 그때마다 나는 같은 결론에 도달한다.


삶은 완전하지 않다.

그리고 아마 앞으로도 완전해지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괜찮다.


나는 여전히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도 그 사람과 평생 살아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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